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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이닝-탈삼진' 진야곱, 빗속에 빛난 역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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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이닝-탈삼진' 진야곱, 빗속에 빛난 역투
  • 김지법 기자
  • 승인 2015.06.11 2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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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LG전 7이닝 9K 무실점···"믿고 맡겨준 감독님께 감사"

[잠실=스포츠Q 김지법 기자] 경기 전 LG와 두산의 덕아웃 분위기는 상반됐다. LG는 '비는 없다'며 경기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반면, 두산은 내심 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두산 입장에서 상대 선발 헨리 소사가 부담스러웠고 진야곱(26)이 최근 부진에 빠졌기 때문. 하지만 진야곱은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김태형 두산 감독에게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진야곱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 원정경기에서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2피안타 9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기록, 승리투수가 됐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두산은 진야곱의 호투에 힘입어 6-0 완승을 거뒀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진야곱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 원정경기에서 선발 등판, 역투하고 있다.

올 시즌 진야곱은 김태형 감독에게 많은 기대를 받았다. 좌완 투수에 시속 140km대 중반에 이르는 속구를 보유했기 때문. 어느 감독이나 탐낼만한 재능이었다.

하지만 제구가 문제였다. 지난 등판까지 올 시즌 11차례 마운드에 오른 진야곱은 37⅔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41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이닝 당 1개가 넘는 볼넷을 허용한 것.

가장 최근 등판인 5일 넥센전에서도 2이닝 동안 3피안타를 기록했지만 5볼넷을 남발, 6실점했다. 부진이 계속되면서 김태형 감독의 기대는 점점 줄어들었다.

두산은 더스틴 니퍼트가 7일 어깨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돼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다. 불펜이 불안한 두산은 선발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상황이었지만 니퍼트가 빠져 고민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진야곱의 호투는 두산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일 수밖에 없었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두산 선수들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와 원정경기에서 점수가 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진야곱은 1회 내야 안타 1개를 허용했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삼진과 범타로 일축, 산뜻한 출발을 했다. 2회부터 5회까진 모두 삼자범퇴로 넘어갔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진 게 주효했다.

6회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첫 사사구를 기록했지만 안타를 허용하지 않고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3번 타자 박용택부터 시작하는 7회엔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경기 후 진야곱은 "이렇게 긴 이닝을 던질 줄 몰랐다. 불안한 투구에도 믿고 맡겨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다른 기록보다 볼넷이 적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한 번에 무너질 때가 많았는데 코치님의 조언으로 이 점을 극복했다. 타자들도 많은 점수를 뽑아줘 안정적으로 던질 수 있었다"고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에 공을 돌렸다.

jbq@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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