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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정유진, 교통사고 극복하고 배우로 "'풍문' 쿨하게 연기했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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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정유진, 교통사고 극복하고 배우로 "'풍문' 쿨하게 연기했죠" [인터뷰]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6.19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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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SBS '풍문으로 들었소'(이하 '풍문')는 베테랑 연기자들이 가득했던 드라마로 손꼽힌다. 이런 이유로 '풍문'은 신인 배우보다는 중견들이 극의 중심을 이끄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능수능란한 연기자들 사이에서 시선을 빼앗는 신인 여배우가 나타났다. 바로 정유진(26)이다. 모델 출신인 그는 '풍문'을 통해 확실한 배우로 올라서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스포츠Q 글 박영웅 · 사진 이상민 기자] 정유진은 최근 정신없는 날의 연속이다. '풍문'을 끝마친 이후 여러 방송분야에서 그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풍문'을 통해 '2015년 한해 가장 기대되는 신인 여배우'로 도약한 그를 이태원 한 카페에서 직접 만나봤다.

 

"실감이 나지 않는데. 여전히 장현수를 못 벗어 나고 있어요."

'풍문'에서 정유진이 맡은 역은 장현수다. 극 중 장현수는 매우 당차고 톡톡 튀는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부잣집 딸 출신인 만큼 본인이 하고 싶은 것, 가지고 싶은 것은 반드시 하고 살았던 안하무인 캐릭터였다. 신인 여배우로서는 단숨에 시청자들에게 각인 될 수 있던 조건을 갖춘 캐릭터였고 정유진은 이를 훌륭히 수행해 냈다.

"'풍문'은 저에게 너무 큰 교훈을 준 작품이에요. 제 인생에 첫 번째 작품에서 이런 느낌을 느끼게 해줬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줄 몰라요. 특히 극 중 장현수에게 고마워요. 장현수는 안하무인의 부잣집 딸이지만, 극이 진행되면서 인간미를 알아가는 성장하는 캐릭터였어요. 제가 배우로서 연기를 배우고 알아가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죠. 그래서 지금도 장현수를 못 벗어나고 있어요. 이젠 현수로 불리지 않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아요."

 

◆무슨 역인지도 모르고 시작했던 '풍문으로 들었소'

정유진이 '풍문'에 캐스팅된 과정은 극적이다. 무슨 역인지도 모르고 막연히 오디션을 봤고 합격이 됐다. 그리고 촬영 직전이 돼서야 장현수라는 인물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대본을 보자마자 운명 같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무슨 역인지도 모르고 오디션을 봤어요. 그냥 오디션장에서 주시는 지정 대본을 받고 연기를 했죠. 합격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았죠. 하지만 얼마후 합격 통보를 받았죠. 너무 행복했어요."

"이후 촬영 직전까지도 제가 연기해야 할 배역을 정확히 몰랐어요. 그냥 서울대 미대생 출신에 남자 주인공 인상이를 짝사랑하는 인물 정도만 알았죠. 그러나 대본을 받고 나서 운명 같은 느낌이 들었죠. 일단 드라마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는데 이 속에서 장현수라는 인물이 너무 매력이 넘쳤죠. 솔직히 분량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뭔가 제대로 해볼 수 있다는 운명 같은 것이 느껴졌죠."

"촬영이 진행되면서 감독님이 그러셨어요. 미리 배역을 알려주지 않았던 이유는 너는 너대로 쿨하게 연기하기 해주기 위해서라고. 그러니까 대본이 나올 때마다 캐릭터를 만들어가자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감독님 덕분에 장현수라는 인물을 끝까지 만들어가면서 연기할 수 있던 것 같아요."

 

◆자신감과 사람을 얻은 '풍문으로 들었소'

신인 정유진에게 '풍문'은 자신감과 사람을 얻은 작품으로 기억된다. 그는 전문연기자가 아닌 탓에 제 스스로도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라는 부담을 가지고 작품에 임했다. 하지만 좋은 사람들 덕분에 연기도 잘할 수 있었고 자신감도 얻게 됐다.

"제가 전문 연기자 출신이 아니어서 사실 드라마를 촬영하면서는 몇 회나 나올 인물이냐는 생각마저 했죠. 실제 연기 현장을 가니 모르는 용어들도 많고, 촬영을 어디서 어떻게 해야 자연스러운지 등. 모르는 게 너무 많았죠. 이런 애로사항들을 사람을 통해 극복한 것 같아요. 촬영장의 선배님들과 감독님 스태프, 작가님까지 모두 저를 챙겨 주셨죠. 이분들 덕분에 무사히 작품을 마칠 수 있었고 연기적 자신감을 얻게 된 것 같아요."

 

◆엄마 백지연에게 '최고로 감사해요'

정유진은 사람들에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자신의 엄마 역을 맡았던 백지연에 대해 고마움 마음을 잊지 않았다.

"백지연 선배님이 가장 많이 의지가 됐던 것 같아요. 선배님도 엄마 연기가 처음이셨고 저도 연기가 처음이라 서로 부담감이 컸어요. 하지만 선배님께서 먼저 서로 연기를 도와가면서 하자고 하셨죠. 정말 너무 큰 힘이 됐어요. 사실 선배님이 아나운서 출신이시라 지적 이미지가 강하셔서 제가 먼저 다가가질 못했죠. 하지만 먼저 마음을 열고 저에게 다가와 주셔서 지금도 감사해요. 현재는 친엄마와 딸처럼 지내는 사이가 됐죠. 사랑합니다."

 

◆모델 정유진에서 배우 정유진으로

한참 '풍문'이야기를 쏟아내던 정유진에게 데뷔과정을 물었다. 전문연기자가 아닌 모델 출신 배우인 그의 초창기 데뷔스토리는 우여곡절 인생스토리가 가득 차 있었다.

"중학교 3학년 때 길거리 모델 캐스팅이 됐어요. 당시에는 제 키가 무척 큰 편이라 이런 제의가 들어왔던 것 같아요. 고1 때까지 활동을 하다가 대학을 가려고 2년을 쉬었죠. 동덕여대 모델과에 합격을 하게 됐고 다시 활동을 재개했어요. 솔직히 전 모델만 평생 할 줄 알았죠."

정유진은 모델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광고와 잡지를 섭렵해나가면서 인기 모델로 올라서는 듯했다. 하지만 불운이 닥쳤다. 교통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한참 활동을 이어가던 도중 교통사고가 났어요. 다리와 허리를 다쳤죠. 워킹이 중요한 모델에게는 치명적인 사고였어요. 다행히 재활을 통해 몸은 정상에 가깝게 회복됐죠. 하지만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던지 이번에는 피부에 심각한 트러블이 나버린 거에요. 도저히 밖을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슬럼프는 길어졌고 1년넘게 아무런 활동을 못 했어요. 고통의 시간이었죠."

여러 악재로 잘 나가던 모델 생활을 중단한 정유진은 홀로 집에서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이런 와중에 그에게 새로운 도전의식이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배우로서의 전향이었다.

"예전에 CF 촬영을 많이 하면서 느꼈던 것은 카메라 속에 나오는 저의 모습이 아주 좋았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카메라 속에 제가 많이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했고 배우가 되기로 막연히 결심했죠. 어느 날부터 연기학원을 다녔고 연기를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건강이 회복되면서 본격적으로 모델에서 배우로 변신을 시도했죠. 이것이 제가 배우가 된 계기였습니다."

 

◆"모델도 사랑하지만, 이젠 연기에 더 애정이 가요 그래서 더 노력할 겁니다"

정유진은 이제 배우로서 모든 인생의 방향을 정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그가 가진 배우로서의 목표도 뚜렷했다.

"제가 시작한 것이 모델이고 모델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어요. 그래서 모델 일을 사랑해요. 하지만 이젠 연기에 더 애정이 가요. 일상적인 사람들의 표정이나 생활을 그리는 배우가 좋은 거죠. 저는 배우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하긴 하지만, 행복합니다. 앞으로 어떤 연기든 다 소화하면서 사람들의 마음을 편해지게 하고 힘든 것을 치유해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취재 후기] 정유진에게 실제 성격이 어떠냐는 사이드 질문을 던졌다. 그는 간단명료하게 "쿨하다"고 답했다. 실제 그를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느낀 것도 '쿨'함이었다. 절대 삐치거나 속에 쌓아두지 않는 성격을 가진 그였다. 쿨한 성격처럼 그의 연기인생도 '쿨'하게 펼쳐지길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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