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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타준족' 이종욱, LG 공포증 씻어낸 골든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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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타준족' 이종욱, LG 공포증 씻어낸 골든히트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6.26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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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 7회 결승타, 3연속 멀티히트 '통산 1500루타'…"베테랑들이 제 역할 해줘서 다행"

[잠실=스포츠Q 이세영 기자] 올 시즌 NC 다이노스는 LG 트윈스만 만나면 경기가 꼬였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도 원활하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26일 잠실 경기 전까지 NC가 LG를 상대로 기록한 승수는 단 1승. 대신 1무 6패를 기록하며 상대한 9개 구단 중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했다. 첫 맞대결을 이기고 6연패 늪에 빠지던 중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양상이 달랐다. LG가 선취점을 뽑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NC에 유리한 방향으로 경기가 흘러갔고 마침내 승부를 뒤집기에 이르렀다. 그 선봉에 외야수 이종욱(35)이 섰다. 승부처에서 값진 안타를 뽑아내며 LG 불펜을 무너뜨렸다.

경기 전 김경문 NC 감독은 “저번 LG와 마산 3연전은 우리가 정상 컨디션에서 내려올 시점이었기 때문에 뭘 해도 말렸던 것”이라며 “오늘은 다르다. 상승 궤도를 타고 있기 때문에 LG도 우릴 쉽게 이길 수 없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높였다.

김 감독의 이런 자신감이 이종욱의 활약으로 증명됐다. 이종욱은 26일 KBO리그 잠실 LG전에서 5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 팀의 6-3 승리를 견인했다. 3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이어간 이종욱은 KBO리그 통산 75번째로 1500루타 고지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NC는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 약속의 7회, '호타준족' 기질 발휘하다

NC가 LG에 공포증이 있었던 것처럼 이종욱도 LG만 만나면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이날 전까지 LG 상대 타율이 0.185에 그쳤다. 잠실구장 타율도 0.192에 불과했다.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0.476의 불방망이를 과시한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이종욱에게 LG도, 잠실구장도 그리 큰 장애물이 아니었다. 최근 좋았던 타격감을 그대로 이어가며 알토란같은 타점과 득점을 올렸다.

4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치며 이날 첫 안타를 신고한 이종욱은 3-3으로 맞선 7회 1사 2루에서 LG 투수 윤지웅의 5구를 통타, 1루 라인을 타고 흐르는 1타점 적시 3루타로 연결했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계속된 2사 3루에서 바뀐 투수 이동현의 폭투 때 재빨리 홈으로 파고들었다. 결과는 세이프. 5-3으로 달아나는 득점을 뽑았다.

올 시즌 11도루를 올리며 10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이종욱의 빠른 발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경기 후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의 베이스 러닝이 좋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 이종욱은 LG전을 승리로 이끈 후 "지금 순위싸움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 경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팀 동료들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LG '철벽불펜' 무너뜨렸다, 앞으로 맞대결 양상은?

NC가 이종욱의 활약으로 LG전 6연패에서 벗어난 것은 상대의 강한 불펜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날 LG 불펜으로 나온 윤지웅과 신재웅은 올 시즌 NC전에서 각각 평균자책점 3.38과 0을 기록 중이었다. 직전 마산 3연전에서 스윕을 거뒀을 때도 LG 불펜은 정찬헌이 3이닝 1실점, 윤지웅이 1이닝 무실점, 봉중근이 1이닝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선발뿐만 아니라 불펜 공략에도 실패한 NC는 좋은 타선을 갖추고도 쉽게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NC가 막힌 혈을 뚫듯 LG 불펜 공략에 성공하면서 앞으로 양상도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LG의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은 4.62로 7위이지만 6월 불펜 평균자책점은 4.03으로 3위다. 최근 LG 불펜의 방어력은 리그에서도 손꼽힐 정도였다. 이를 무너뜨린 NC 타자들은 앞으로 LG전에서 두려움 없는 스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이종욱은 “초반에 타격감이 안 좋았는데 팀에 보탬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베테랑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해줘서 다행이다”는 소감을 밝혔다. 선두 자리를 지켰지만 방심은 없다. 이종욱은 “지금 순위싸움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한 경기,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팀 동료들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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