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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4' 서출구 탈락, 싸이퍼 참맛까지 잃었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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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4' 서출구 탈락, 싸이퍼 참맛까지 잃었다 [리뷰]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7.18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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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쇼미더머니4' 싸이퍼 미션의 의미는 어디 있었나. 싸이퍼의 진짜 맛을 살리지 못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방송한 엠넷 '쇼미더머니4'에서는 래퍼들이 싸이퍼 미션으로 경쟁했다. 그 결과, '프리스타일 랩 강자'로 불렸던 서출구가 탈락했다. 서출구는 미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시간 종료를 앞두고 다른 래퍼에게 마이크를 건넸다가 자신의 랩을 다 펼치지 못했다.

스눕독은 "서출구가 너무 착해 경쟁에서 진 것이다"고 언급했고, 어떤 시청자들은 "서출구에게서 양보의 정신이 느껴진다"며 그를 추켜세웠다.

▲ 17일 방송한 엠넷 '쇼미더머니4'에서는 출연자 래퍼들이 스눕독의 심사 아래 경쟁했다. 10분 안에 랩을 하지 못할 경우 자동 탈락되는 방식이었다. 생존이 달린 상황에서 경쟁은 과열됐다. 래퍼들은 무대 위 가이드라인을 무너뜨리거나 랩이 끝나기도 전에 서로의 마이크를 뺏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이에 대한 래퍼들의 의견은 갈렸다. "보기 좋지 않았다"는 회의적 반응, 혹은 "재밌고 신선했다"는 반응도 존재했다. 이들의 공통 의견은 "마음에 들지 않는 룰이라도 일단 경쟁해야 하니 따랐다"는 것이었다. [사진=방송 캡처]

그러나 이는 그보다는 룰의 문제였다. 서출구 또한 방송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마이크를 양보한 건 착해서가 아니라 하기 싫어서였다. 룰을 따르지 않겠다고 정했을 때 떠난 것뿐이다"고 글을 남겼다.

'쇼미더머니4' 제작진은 줄곧 룰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제작발표회에서 이들은 "룰의 방식이 공정한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룰 안에서는 공정하게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스눕독 또한 "(이 방식이 아름답고 친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생에는 그냥 인정하고 따라야 하는 룰이 있다"며 스포츠 경기에 빗대 언급했다.

물론 그의 말처럼 방식이 아름답지 않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싸이퍼 미션이 남긴 아쉬움은 이 '룰'의 강조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모양새다.

싸이퍼는 무작위로 트는 비트에 즉석에서 하는 랩으로, 래퍼들의 프리스타일 랩을 즐길 수 있다. 앞선 시즌들에서는 심사를 대기 중인 지원자들이 싸이퍼를 벌여 흥미를 높인 바 있다. 이를 심사방식으로 채택한 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래퍼들의 순발력, 무대장악력 등이었다. 그럼에도 '쇼미더머니4' 싸이퍼의 주인공이 된 것은 랩이 아니라 '마이크 싸움'이었다. 이날 방송에선 랩이 상당 부분 편집됐고 래퍼들의 경쟁이 진풍경을 이뤄 '방송거리'가 됐다.

심사방식의 모순 또한 아쉬움으로 남았다. 래퍼들의 경쟁으로 아수라장이 되자 심사위원들은 랩이 끝나기 전까지는 다른 이의 마이크를 뺏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랩의 분량보다는) '무엇을 얘기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메시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래퍼들을 한 구석에 몰아넣고 메시지와 함께 신사적인 태도를 요구하는 모습이었다.

'쇼미더머니4'는 방송 전부터 역대 최다 지원자가 몰렸다는 내용 등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시즌을 거듭하며 훌륭한 실력자들의 지원이 늘었다. 그럼에도 방송을 타는 것은 다양한 출연자의 랩보다는 경쟁 방식으로 인한 자극적인 장면이라 아쉬움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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