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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인사이드' 한효주 그리고 멜로의 재발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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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인사이드' 한효주 그리고 멜로의 재발견 [리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8.03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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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29세의 가구 디자이너 진우. 20대 대학생이 됐다가 30대 꽃미남이 됐다가 후줄그레한 중년 남자, 미모의 베이글녀, 일본 여자, 초딩 꼬마, 검버섯이 피어난 할아버지, 중년의 아줌마 등 자고 일어나면 남녀노소, 국적을 가리지 않고 매일 다른 사람이 된다. 18세 이후 아침마다 모습이 바뀌는 또 다른 나를 위해 진우는 옷방에 남녀·세대별 의상과 여러 도수의 안경, 액세서리, 화장품을 구비해 놓는다.

진우의 이런 비밀을 아는 이는 어머니(문숙)와 유일한 친구 상백(이동휘)뿐이다. 진우는 어느 날, 앤티크 가구 전문점을 방문했다가 그곳에서 일하는 동갑내기 여자 이수(한효주)를 만나게 된다. 망설임 끝에 우진은 이수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이수 역시 가구를 좋아하는 자신과 닮은 점이 많은 우진에게 강렬하게 끌린다.

판타지 로맨스 '뷰티 인사이드'에서 매일 바뀌는 남자 우진 역 유연석과 이수 역 한효주

판타지 로맨스 '뷰티 인사이드'는 40분 분량에 6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인텔&도시바 합작 소셜필름 ‘더 뷰티 인사이드’(2012)를 원작으로 했다. 주인공 알렉스에 대한 관객 참여형 제작 방식으로 화제가 됐던 원작은 기발한 소재와 제작방식, 아름다운 영상미로 칸 국제광고제 그랑프리와 클리오 국제광고제 금상을 석권했다.

뮤직비디오·광고·영화 예고편 및 타이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영상감각으로 재능을 인정받아온 백 감독은 원작의 참신한 설정과 남녀 주인공이 사랑에 빠져들게 되는 내용을 가져오면서 다양한 우진이 겪는 상황, 이수와의 에피소드를 맛깔난 대사와 함께 보태며 로맨틱 드라마를 구축한다.

스토리 흐름상 중요하게 등장하는 21명의 배우를 포함해 총 123명의 배우들이 우진을 연기한다. 김대명 도지한 배성우 이범수 박신혜 박서준 김상호 천우희 우에노 주리 이재준 이현우 조달환 이진욱 서강준 김희원 유연석 이동욱 김주혁 고아성 등은 짧지만 포인트를 정확히 찍는 조각 연기로 우진을 완성한다. 우진의 내레이션을 맡은 유연석의 윤기 흐르는 중저음은 영화에 몰입을 유도한다.

'뷰티 인사이드'의 우진(김주혁)과 이수(한효주)의 극중 장면

무려 21명의 남녀, 국내외 배우들과 번갈아가며 연인 호흡을 맞춰야 하는 난도 높은 임무를 수행해야 했던 한효주는 배우로서 한 단계 성숙한 면모를 보여준다. 사랑으로 인해 설레고, 아파하는 여자의 내면 풍경을 아주 자연스럽고도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중반부까지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에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화려한 외양과 속도감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뷰티 인사이드’는 느릿한 템포로 내면의 가치를 들여다보게 한다. 이런 이유로 판타지 장르임에도 극사실주의 드라마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드라마틱한 사건과 코미디 코드 없이도 남녀 주인공의 심리만을 섬세하게 훑어가며 관객을 흡인했던 세기말의 명작들 ‘8월의 크리스마스’ ‘접속’ ‘봄날은 간다’ 이후 사라지다시피 했던 멜로 감수성을 다시 맛보게 해주는 점에서 반갑다. 러닝타임 2시간6분. 12세 이상 관람가. 8월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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