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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셈블리' 소신 굽히지 않은 정재영의 정치생명 위기…이제부터 반격이다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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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셈블리' 소신 굽히지 않은 정재영의 정치생명 위기…이제부터 반격이다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08.13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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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정치인의 이면과 국회를 둘러싼 암투를 치열하게 그려내고 있는 KBS 드라마 ‘어셈블리’가 반환점을 돌며 한층 거칠게 난무하는 음모와 정치계략을 선보였다.

12일 방송된 ‘어셈블리’ 9화에서는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 진상필(정재영 분) 캠프의 핵심인물인 보좌관 최인경(송윤아 분)을 둘러싼 의심과 차기 경제시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노리는 백도현(장현성 분)의 음모, 그리고 백도현의 음모에 놀아나다 결국 그만의 우직한 방식으로 정면돌파를 선언하는 진상필의 모습이 흥미롭게 그려졌다.

모든 사건의 시작은 역시 장현성이었다. 이미 지난 주 방송된 8화에서 정재영은 평범한 노동자였던 자신에게 장현성이 경제시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권유한 것부터 살생부 작성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장현성이 경제시 차기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를 하기 위한 밑그림이었음을 깨달았다.

▲ '어셈블리' 9화 초반 장현성에게 "내가 아무리 변변치 않은 놈이라도 당신 하고픈 대로 놔두지 않습니다"라고 분노에 차 선전포고를 하는 정재영(상단 4장), 9화 후반 장현성에게 "나 아직 안 졌어요. 당신같이 썩어빠진 인간에게는 져서도 안 되고"라고 재차 선전포고 하는 정재영 (하단 4장) [사진 = KBS 드라마 '어셈블리' 방송화면 캡처]

그리고 12일 방송된 ‘어셈블리’ 9화에서 정재영은 장현성에게 방송 시작과 마지막, 두 번에 걸쳐 절대 이대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굳건한 의지표명을 한다. 정재영이 보여준 두 번의 의지표명은 언뜻 같아 보이지만, 기실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상당히 다름을 쉽게 알 수 있다.

9화 시작 부분의 의지표명은 장현성의 음모를 알게 된 정재영은 장현성의 비열한 정치에 등을 돌리고 자신을 찾아온 송윤아를 가장 먼저 의심하는 대목에서 시작된다. 장현성과 송윤아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이미 감정 조절에 실패한 정재영은, 자신에게 불출마 선언서를 내미는 장현성을 향해 “불출마 이야기하시는 것 같은데 꿈 깨세요. 내가 아무리 변변치 않은 놈이라도 당신 하고픈 대로 놔두지 않습니다”라며 선전포고를 던진다.

이 대목에서 눈빛부터 불안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정재영의 선전포고는 공허하기만 하다. 장현성이 던진 “지금 자신의 모습을 보세요. 낡은 투쟁의 조끼 대신 금배지가 붙은 양복을 걸치고 있습니다. 그게 음모냐 뭐냐를 떠나 가장 큰 혜택을 본 것은 당신이라는 겁니다. 진상필 의원님!”이라는 말에 정재영은 정작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치미는 분노에 그나마 유일한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송윤아의 진심마저 의심하며 적수공권이 되어 버린다. 이 상황에서 그가 말하는 ‘선전포고’는 이미 패배한 자의 마지막 발악처럼 보일 뿐이다.

하지만 9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나 아직 안 졌어요. 당신같이 썩어빠진 인간에게는 져서도 안 되고.”라는 정재영의 선전포고는 분명 다르다. 이 순간의 정재영은 눈빛부터 처음의 그것과 다르게 분노와 흥분도 없이 편안하다. 앞서서 장현성이 배후에서 움직이고 있는 동남권 신항만 경제시 유치에 대해 “경제시에 여러분만 살아요?”라며 관료와 정치인, 그리고 지역유지들의 장단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고 나온 정재영이기에, 비록 상황은 더 악화됐을지언정 그는 정치놀음이 아닌 노동자 출신인 그만이 보여줄 수 있는 거친 반격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이다.

‘어셈블리’ 9화에서 정재영이 보여준 두 번의 선전포고와 함께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대목은 역시 동남권 신항만 경제시 유치에 대한 정재영의 소신이었다. 이 장면은 ‘어셈블리’의 향후 전개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매우 중요한 포석이기도 하다.

지난주 방송된 ‘어셈블리’ 7화에서 정재영은 조그만 다리 하나 놓을 예산이 없다는 경제시 관료들에게 “철철이 보도블럭 갈아엎을 돈은 있고, 조그만 다리 하나 놓을 돈은 없냐”며 통쾌한 일침을 가했는데, 이번 9화에서 보여준 동남권 신항만 유치에 대한 일침은 명백한 7화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었다.

▲ 동남권 신항만 경제시 유치 토론회에서 "경제시에 여러분만 삽니까?"라며 타당성 없는 신항만 유치에 반대하는 정재영과 정재영에 대한 퇴출운동을 시작한 경제시 지역유지들 [사진 = KBS 드라마 '어셈블리' 방송화면 캡처]

장현성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 경제시 관료들, 그리고 신항만 공사로 이득을 얻을 경제시 지역유지들은 한 마음이 되어 동남권 신항만 유치를 주장한다.

그러나 정재영은 이에 대해 “경제시에 여러분만 살아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 매일 걱정하는 사람들, 아름다운 경제시 환경 망칠까봐 걱정하는 사람들, 저는 자전거를 타고 경제시를 돌아다니며 그런 사람들 수도 없이 만나봤습니다. 그 사람들도 여러분과 똑같은 경제시 사람이에요. 무시하지 마세요”라며 일침을 가한다.

정재영의 이 발언은 그의 정치생명을 자칫 끝낼 수도 있는 치명타였다. 지역유지들은 입김을 동원해 경제시 국회의원에서 그를 퇴출시키겠다는 시민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고, 정치권에서도 정재영의 발언을 해당행위로 간주해 공천을 주지 않을 가능성도 매우 높아졌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정재영은 이 소신발언으로 인해 한층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꿈 꿀 수 있게 됐다. 당연히 현실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어셈블리’는 어디까지나 ‘현실’을 빙자한 ‘드라마’의 세계가 아니던가.

분명 시민들은 동남권 신항만 경제시 유치에 대한 정재영의 소신을 이해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고, 설령 국민당에서 정재영을 탈당시키더라도 차기 경제시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국민당의 장현성과 정면대결을 펼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동남권 신항만 유치를 둘러싼 갈등은 결국 ‘어셈블리’ 이야기의 중심축인 정재영과 장현성의 맞대결을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핵심 쟁점이 된다는 것.

13일 방송될 '어셈블리' 10화에서는 이제 정치권의 음모와 놀음에 당할만큼 당해온 정재영이 보여줄 '반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정재영은 7화의 '다리 건설' 에피소드를 제외하면 국회의원이 된 후 우뚝한 그만의 의지를 보여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정재영은 송윤아와 결별하며 다시 그만의 우직한, 혹은 무식한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았고, 여기에 정치놀음보다 시민을 먼저 바라보라는 정치전략을 지닌 송윤아가 가세하며 한층 시너지를 얻을 것이다. 여태까지 당하기만 했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반격이다. 우직한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이 기성 정치권에 던지는 반격과 일침. 현실 정치판에서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판타지'와 같은 모습이기에 '어셈블리'의 정재영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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