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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어머님은 내 며느리' 가족질서까지 파괴했다 '막장의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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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어머님은 내 며느리' 가족질서까지 파괴했다 '막장의 끝판왕'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8.21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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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지난해 드라마Q에서는 아침일일드라의 막장 소재에 대한 비판을 다룬 적이 있다. 당시 인기 있던 아침 드라마 대부분은 고부간의 갈등, 출생의 비밀, 패륜적 악행, '다 죽자' 식의 복수 등 전형적인 막장 소재가 난무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 아침 드라마는 상상을 초월하는 막장 소재를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패륜적 고부관계의 등장이다.

지난 6월 22일 방송을 시작한 SBS 아침 드라마 '어머님은 내 며느리'는 그동안 최고의 막장극이라고 손꼽히던 드라마들 끝판왕의 모양새를 갖췄다. 실제 이 드라마의 내용을 보면 이런 말이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든다.

▲ [사진='어머님은 내 며느리' 방송 캡처]

어머님은 내 며느리의 중심인물은 추경숙(김혜리 분), 유현주(심이영 분), 장성태(김정현 분)다. 이들은 얽히고설킨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추경숙은 유현주와 고부간이다. 하지만 추경숙이 남편과 아들을 동시에 잃으면서 유현주와 함께 과부가 됐다. 추경숙은 손자와 함께 며느리 유현숙과 한집에 살면서 지내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일어났다. 추경숙은 나이를 속이고 현재 루루코스메틱의 유일한 후계자 박봉주(박한위 분)와 연예를 시작했다. 사실상 결혼은 확정된 상황이다. 추경숙에게도 행복이 오는 듯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변수가 일어났다. 며느리 유현주가 박봉주의 삼촌인 장성태를 만나게 된 것이다.

장성태는 박봉주보다 훨씬 어리다. 그러나 촌수로 인해 삼촌 신분이다. 추경숙은 유현주가 장성태와 결혼을 할 경우 꼼짝없이 며느리를 외숙모로 모셔야 할 판이다. 추경숙은 이를 막기 위해 온 갖은 악행과 추태를 부리고 있다. 심지어 며느리를 감시하기 위해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위법까지 저지르고 있다.

이처럼 극은 한계를 모르는 막장의 절정을 달리고 있다. 특히 '패륜적 고부관계의 재정립'은 보는 시청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 [사진='어머님은 내 며느리' 방송 캡처]

현재 아침 드라마 소재는 고갈 상태다. 워낙 고전 막장 내용을 수시로 빌리다 보니 너도나도 비슷한 드라마가 줄을 잇고 있다. 이런 여파로 아침 드라마 시청률은 '불변'이라는 공식이 깨지며 20%대 시청률의 드라마를 찾기 힘들게 됐다. 이런 여파를 방송사와 작가들이 모를 리가 없다. 신선한 막장 소재가 필요했을 것이다.

케이블 채널 드라마 K 작가는 "아침 드라마 소재가 고갈이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며 "특히 1년 내내 아침 드라마를 내보내는 지상파 드라마의 경우는 더 심하다. 그래서 더욱 심각한 소재의 드라마들이 등장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머님은 내 며느리'도 이런 분위기에서 탄생한 막장드라마다. 그러나 수위가 문제다. 아무리 막장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머님은 내 며느리'는 전통적인 가족 간의 질서를 허물어뜨리는 위험한 소재다.

▲ [사진='어머님은 내 며느리' 방송 캡처]

극의 개연성과 주인공들의 제대로 된 설명은 차치하더라도 시어머니가 며느리(외숙모)가 되고 며느리가 시어머니가 된다는 설정은 보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넘은 당혹감을 유발하고 있다.

아무리 시청률의 전쟁에 휘말린 방송사들이라고 하지만 이런 드라마를 여과 없이 내놓는 행위는 공익을 배신한 행동일 뿐이다. 특히 SBS는 지상파 방송사라는 부분을 생각한다면 너무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결국, 지상파 방송사들이 공공을 위한 방송사라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이 같은 황당한 막장 소재를 스스로 정화해야 한다. 시청자들의 막장 소재에 대한 분노가 방송 철퇴로 이어지는 상황은 방송사들이나 시청자들 모두 아픔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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