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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백업싱어' 빛과 그리고 그림자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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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백업싱어' 빛과 그리고 그림자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5.1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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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달린 러브, 리사 피셔, 메리 클레이튼, 타타 베가, 클라우디아 레니어, 주디스 힐…. 무대 위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 옆에 섰던 백업 싱어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코러스’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백업 싱어’는 가수들의 뒤에서 풍성한 화음을 덧입혀 노래를 완성시킨다.

음악 다큐멘터리 영화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은 스티비 원더, 브루스 스프링스틴, 스팅, 데이비드 보위, 롤링 스톤스, 크리스 보티, 마이클 잭슨 등 전설적인 스타들의 ‘백업 싱어’로 활동했던 이들의 빛나는 재능과 삶의 애환을 조명한다. 1960년대 이후 등장했던 백업 싱어의 변천사를 짚으며 영미권 팝에서 이들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는지를 선명한 사운드와 리드미컬한 편집으로 웅변한다.

▲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 속 백업 싱어들의 공연 장면

왜 엄청난 가창력을 지녔음에도 솔로 가수가 되지 않았는지, 솔로 가수로 데뷔했으나 실패한 이유는 무엇인지, 백업 싱어의 가치는 얼마나 저평가됐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얼마나 위대한지가 백업 싱어들의 생생한 인터뷰와 진귀한 자료화면,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육성을 통해 드러난다. 타타 베가는 “내가 스타가 됐다면 지금 이 인터뷰 자리에 없을 것이다. 약물중독으로 이미 죽었을 테니까”라 말하며 깔깔댄다. 스팅의 “스타가 되는 건 재능이나 능력 때문은 아닌 것 같다. 운이나 운명?...모르겠다”라는 발언도 쉬 잊히질 않는다.

루 리드의 ‘Walk on the Wild Side’, 토킹헤즈의 ‘Slippery People’, 롤링 스톤스의 ‘Gimme Shelter’, 스팅의 ‘The Hounds of Winter’ 레너드 스키너드의 ‘Sweet Home Alabama’ 등 시대의 명곡들을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감상하는 재미는 상상 그 이상이다.

▲ 스팅과 리사 피셔(사진 위). 달린 러브의 'Lean On Me' 열창 장면(아래)

이 영화는 비록 세상이 알아주진 않았으나 묵묵히 꿈을 향한 열정을 쏟아냈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화려한 무대의 가장자리에 위치한 백업 싱어뿐만 아니라 참모, 비서, 부서원, 팀원 등 갖가지 이름으로 누군가를 ‘백업’하며 살고 있는 이들에 대한 위로의 손길이자 응원의 노래다.

전설적인 백업 싱어 출신 가수 겸 배우 달린 러브가 명곡 ‘내게 기대요(Lean On Me)’를 이 영화에 출연한 신구세대 백업 싱어들과 함께 부르는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서는, 수많은 상념에 젖어들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할 것이다.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뒤를 잇는 음악 다큐멘터리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은 지난해 전미비평가협회, 선댄스영화제, 뉴욕비평가협회에 이어 올해 아카데미시상식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석권했다. 기자, 작가이기도 한 모건 네빌 감독이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영화를 만들어냈다. 15일 개봉.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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