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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공감의 선율' 세월호 추모곡 헌정 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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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공감의 선율' 세월호 추모곡 헌정 러시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5.15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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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로 대한민국 연예계가 숨죽이는 가운데 이를 위로하고 추모하기 위한 가수들의 다방면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중 일부 대형가수들과 인디 가수들은 단순 기부('돈')라는 형식적인 활동을 넘어 추모곡 헌정이라는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이는 가수들이 재능을 통해 약자를 돕겠다는 사회 공헌적 의미가 깊게 담겨있다.

신승훈 [사진=도로시컴퍼니]

◆대형가수들의 추모곡 헌정 러시

대형가수들의 추모곡 퍼레이드는 사고 직후부터 지금까지 이뤄졌다. 대형가수와 추모곡들로는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의 '아이 윌', 토이 유희열의 '엄마의 바다', 산울림 김창완의 '노란 리본', 세계적 팝페라 가수 임형주의 '천 개의 바람이 되어', 대중가수 안치환 '꿈의 소풍을 떠나 부디 행복하여라', 유명 작곡가 윤일상의 '부디(세월호 희생자분들을 위한 진혼곡)' 등이다.

이들은 추모곡을 통해 세월호 희생자들과 가족들에 대한 위로와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나질 않기를 바라는 진심을 담았다. 대부분의 곡은 음원 발매를 하지 않았고, 음원 발매를 선택한 추모곡들은 모두 무료로 상업성을 철저하게 배제하거나 수익이 나는 음원은 전액 기부 할 것을 약속했다.

대표적으로 신승훈은 음원 미발매 추모곡 헌정의 경우다. 신승훈은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 '더 신승훈 쇼 리미티드 에디션II' 공연에서 '아이 윌'을 공개했다.

이 곡은 신승훈이 공연 준비 중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진심으로 애도하는 마음을 담아 만든 1절의 추모곡이다. 비록 음원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신승훈이라는 가요계의 거목이 발표한 곡인 만큼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의 지친 마음을 크게 위로했다.

 

신승훈 소속사 도로시 컴퍼니 박세진 이사는 "이 곡은 신승훈이 추모곡으로 직접 쓴 것으로 콘서트에서 묵념보다는 음악으로 기리자라는 생각으로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진심을 담아 1절만 완성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음원이 언제 나오냐는 문의가 많은데 콘서트에서 관객들과 진심으로 추모하기 위해 만든 곡이지 발표하려고 만든 상업적인 곡은 아니"라며 "음원을 발표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이 신승훈은 추모곡 헌정의 의미를 철저하게 '위로'에 무게를 둔 모습이다. 추모곡을 녹음하거나 음원 발매를 철저히 배제했다. 이런 부분은 비슷한 시기 추모곡을 발표한 김창완과 안치환, 작곡가 윤일상도 같다. 이들은 모두 추모곡을 취입하거나 음원 발매를 하지 않고 순수한 음악 자체만을 가지고 국민들과 아픔을 함께 나눴다.

김창완은 추모곡 발표 후 라디오를 통해 "곡은 순식간에 쓰였는데 부를 때마다 눈물이 나서 취입을 못하겠더라. 제목은 '노란 리본', 비 뿌리는 아침 눈물로 쓴 곡을 띄워드리겠다"며 팬들의 음원 발매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할 뜻을 보였다.

(위) 임형주, (아래) 유희열 [사진=D&G콤/SBS]

반면 음원 발매를 통해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기부하거나 많은 국민이 세월호 참사의 고통을 깊게 느낄 수 있도록 한 사례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팝페라 뮤지션 임형주는 지난 1일 자신의 대표곡 '천개의 바람이 되어' 한국어 버전을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를 위한 추모곡'으로 재발매해 이 수익금 전액을 희생자 유가족에게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희열의 경우도 지난 12일 추모곡 음원인 '엄마의 바다'를 무료로 발매했다. '엄마의 바다'는 우울하고 고통스러워 잠 못 이룰 때 얼굴을 파묻고 심장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엄마의 품'을 테마로 만들어진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곡이다.

소속사 안테나뮤직 관계자는 "이 음악을 듣는 이들이 조금이나마 진정으로 위로 받길 바라는 의미에서 이 곡을 무료 공개하기로 했다"며 사실상 앞으로 이 음원을 통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은 사회에 헌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위에서 보듯 대형가수들의 추모곡 헌정 방식은 음원 미발매와 음원 발매가 뚜렷하게 나뉘고 있다. 하지만 발매를 하든 안 하든 사실상 추모곡이 가진 성격과 목적은 모두 사회적으로 재능기부를 한다는 것으로 공통해석 할 수 있다.

▲ 홍대 버스킹 포스터

◆'작은가수들' 추모곡으로 '다가감-부당함'을 알리는 데 주력

가요계 언더그라운드 진영은 지난 10일부터 11까지 양일간 홍대 길거리에서 대형가수들과는 다른 추모곡 헌정 행사를 벌였다. 2일간 SNS를 통해 모인 음악가들은 약 80여 개 팀들.

이들은 추모곡을 들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길거리에서 팬들을 직접 만나 공연을 펼치며 사고 가족을 위로하는 동시에 세월호 참사를 잊지 말자는 메시지가 담긴 추모곡을 불렀다. 홍대 거리는 이들의 버스킹 공연에서 흘러나온 각양각색의 추모곡들이 가득 울려 퍼졌다.

2일간 펼쳐진 홍대 버스킹은 피해자 가족부터 상처를 입은 국민 이어 음악가들이 한자리에서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데 한마음을 모으는 자리였다. 작은가수들도 국민을 위로하고 현실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는 희망도 보여줬다. 대형가수들의 규모와는 비교도 안되지만 이들에게는 국민을 파고드는 또 다른 매력과 힘이 있었던 셈이다.

홍대 버스킹을 제안한 가수 사이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로 하자고 해서 1인 시위 겸 버스킹을 시작했다"며 "이런 애들(인디 가수들)도 밖에 나올 정도다. (피해 당사자들과 국민은)오죽하겠느냐는 생각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이번 행사를 주최한 이유를 설명했다.

▲ '세월호를 지켜보는 작은 음악가들의 선언' [사진= 해당 페이스북 공개사진]

다만 이들의 일부 행사는 주변의 우려를 낳기도 했다. 홍대 버스킹에 참석한 일부 음악가들 사이에서는 "투쟁하자, 통제돼 기능을 상실한 언론, 가만히 있지 않겠다. 그들(정부)을 무너뜨리자!" 등의 수위높은 발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가요계의 추모곡 헌정 러시 '성숙해진 가요문화'

이처럼 대한민국 가요계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국민들과 함께 울고 숨을 쉬고 있다. 추모곡 헌정을 통해 단순한 기부의 차원을 넘은 말 그대로 '다가가는' 기부이자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 국민들도 가요계의 이런 모습에 '같이 울고, 같이 생각하는' 중이다. 불과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는 우리 가요계가 성숙해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윤일상 [사진=공식 홈페이지]

가요 매니지먼트사 매그넘 오프스 이건우 대표는 "가요계는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스스로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음반 발매와 공연을 취소 혹은 연기 아니면 추모 공연을 했다. 더 나아가 스스로 추모곡을 만들어 피해자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국민들의 쓰라린 마음까지 달래고 있다. 이런 모습들은 가요계가 한 단계 발전했고 지금도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사고에서 보여준 대처는 충분히 칭찬 받을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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