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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 레이 레너드 아웃복싱 같은 코너워크, 마리몬 kt 3연패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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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가 레이 레너드 아웃복싱 같은 코너워크, 마리몬 kt 3연패 끊었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5.06 2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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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에 가까운 슬라이더로 한화 타선 봉쇄…6이닝 1실점으로 시즌 5승

[수원=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KBO리그 역사상 첫 콜롬비아 출신 선수인 슈가 레이 마리몬(28)이 자신의 이름값을 했다. 전설적인 복서 슈가 레이 레너드를 좋아해 아버지가 이름을 지어줬다며 환하게 웃은 마리몬은 예술에 가까운 슬라이더와 코너를 찌르는 완벽한 제구로 한화 타선을 틀어막았다.

마리몬은 6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벌어진 한화와 2016 KBO리그 타이어뱅크 홈경기에서 6이닝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1개만을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아내며 1실점, 시즌 3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kt의 10-3 대승을 이끈 마리몬은 시즌 5승(1패)째를 기록하며 팀 통산 한 시즌에 5승 이상을 거둔 여섯번째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 [수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kt 외국인 선발투수 슈가 레이 마리몬이 6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벌어진 한화와 2016 KBO리그 홈경기에서 1회초를 잘 막아낸 뒤 기뻐하고 있다.

마리몬의 이름인 '슈가 레이'는 슈가 레이 레너드의 열혈 팬인 아버지가 지어준 것이다. 레너드는 복싱을 예술로 승화시킨 선수로 평가받고 있으며 거리를 좁히는 인파이터와 달리 아웃복서로 상대를 공략했다. 마리몬 역시 레너드의 파이트 스타일처럼 정면 승부 대신 코너를 찌르는 완벽한 제구로 한화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마리몬이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에이스 스타일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상대 타자를 요리하는 방법을 잘 안다. 복싱과 비교하면 윽박지르는 인파이터가 아닌 아웃복서다. 아버지가 지어준 이름처럼 레너드를 닮았다"고 말했다.

또 마리몬의 커브에 가까운 슬라이더는 완벽에 가까웠다. 기록실에서는 '슬러브 같다'고 추측했지만 마리몬은 경기가 끝난 뒤 방송과 인터뷰에서 "슬라이더가 맞다"고 밝혔다. 마리몬의 슬라이더는 마치 마구처럼 한화 타자들의 구석구석을 파고 들며 이렇다할 위기를 자초하지 않고 6이닝을 1실점으로 틀어막는 무기가 됐다.

마리몬은 "팀이 3연패를 당한 시점에서 마운드에 올라와 적지 않은 부담이 있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며 "개인적으로 3연승을 거뒀고 5승째를 올려 기분이 좋지만 무엇보다도 의미가 있는 것은 팀의 연패를 끊었다는 점"이라고 기뻐했다.

마리몬은 이날 승리로 기복이 다소 심하다는 평가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마리몬은 이번까지 모두 6차례 등판했지만 퀄리트 스타트는 3차례에 불과했다. 지난달 15일 SK전에서는 2이닝 5실점하며 강판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마리몬은 올 시즌 4번째로 6이닝 이상을 던졌고 지난달 8일 KIA전 7이닝 무실점 이후 최고의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마리몬은 "보통 경기가 잘 안풀리는 날은 초반에 고비를 잘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1회, 2회에 더욱 집중을 했다"며 "또 팀 타선이 일찌감치 점수를 뽑아주면서 편하게 갈 수 있었다"고 자신의 승리 공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 [수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kt 외국인 선발투수 슈가 레이 마리몬(왼쪽)이 6일 수원 kt 위즈 파크에서 벌어진 한화와 2016 KBO리그 홈경기를 10-3 승리로 마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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