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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안익훈-나성범-김준완 '더 캐치쇼', 이래서 가을야구는 디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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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안익훈-나성범-김준완 '더 캐치쇼', 이래서 가을야구는 디테일이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0.25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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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선수교체 및 상대타자 특성 고려한 시프트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장면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은 졸전이었다.

양 팀 합쳐 사사구 25개와 안타 12개가 나왔지만 총 득점은 3점에 불과했다.

역대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인 33개의 잔루를 남긴 이날 경기를 두고 명승부라고 말할 수 있는 팬들은 드물 것이다.

▲ [잠실=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안익훈(가운데)이 25일 NC와 경기에서 11회초 나성범의 타구를 잡은 뒤 기뻐하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팬들의 함성을 자아냈던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양 팀 외야수들이 몸을 날려 어려운 타구를 잡아낸 것. 정규시즌과는 차원이 다른 집중력으로 해낸 슬라이딩 캐치에 장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경기 막판에 나온 안익훈의 호수비가 단연 일품이었다.

안익훈은 양 팀이 1-1로 맞선 연장 11회초 2사 1, 2루에서 NC 나성범의 큼지막한 타구를 우중간 펜스를 향해 뛰어가며 건져냈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팔을 쭉 뻗어 장타를 지웠다. 적시타라고 확신한 나성범은 안익훈을 멍하니 바라보다 헬멧을 벗어 던졌다.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김호령(KIA 타이거즈)과 더불어 중견수 수비가 뛰어나기로 유명한 안익훈이지만 엄청난 중압감이 있는 상황에서 실점을 막는 ‘더 캐치’를 보여줬기에 더욱 빛났다.

이날 데일리 MVP는 끝내기 타점을 올린 양석환이 차지했지만, 팀 승리에 다리를 놓은 안익훈도 MVP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 [잠실=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김준완이 25일 LG와 경기에서 앞으로 달려 나오며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이에 앞서 NC 외야수들도 ‘슈퍼캐치’를 선보였다.

NC 중견수 김준완은 팀이 0-1로 뒤진 3회말 2사 1, 3루 위기 상황에서 김용의의 안타성 타구를 열심히 달려 나오며 다이빙 캐치로 잡아 올렸다.

공이 좌익수 방향으로 약간 휘어 들어갔기 때문에 타구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었지만 김준완은 빠른 발과 특유의 야구 센스를 발휘해 안타를 지워냈다.

1-1 동점이던 8회말 맞은 2사 만루 위기서도 ‘더 캐치’가 나왔다.

LG 채은성의 안타성 타구를 우익수 나성범이 몸을 날려 잡았다. 안타나 다름없는 타구를 아웃으로 만들어 버린 것. 만루 찬스를 계속 놓치자 1루측 스탠드 LG 팬들은 탄식을 쏟아냈고 호수비를 확인한 3루측 NC 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 [잠실=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나성범이 25일 LG와 경기에서 채은성의 타구를 슬라이딩하며 잡아내고 있다.

이날 양 팀 외야수들이 연출한 그림 같은 장면은 지난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나온 ‘디테일’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우리의 장점은 디테일이다. 작은 부분,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작은 전략 차이에서 승부가 갈릴 거라 본다”고 말했다.

구단들이 정규리그 때도 신경을 안 쓰는 건 아니지만 가을야구에서 야수의 교체 타이밍과 상대 타자에 따른 수비 시프트는 매우 중요하다. 이런 작은 것에서 움직임이 없었다면 위 세 장면이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아직 플레이오프 시리즈는 끝나지 않았다. 남은 경기에서 어느 팀이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신경 쓰느냐에 따라 한국시리즈행 티켓의 주인공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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