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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전설 마라도나-아이마르, 팬심 사로잡은 '여전한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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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전설 마라도나-아이마르, 팬심 사로잡은 '여전한 클래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3.14 1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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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폼은 일시적이지만 클래스는 영원하다.’

유명한 축구 격언이다. 브라질 펠레와 함께 ‘축구의 신’으로 추앙받는 아르헨티나 디에고 마라도나(57)와 천재적 미드필더 파블로 아이마르(38)가 번뜩이는 플레이로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다.

마라도나와 아이마르가 14일 경기도 수원 화성 행궁 광장에 나타났다. 현장을 찾은 500여명의 관중은 두 전설의 등장에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 디에고 마라도나가 14일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본선 조 추첨 기념 ‘레전드 매치’에서 슛을 날리고 있다.

둘은 15일 열리는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본선 조추첨식을 위해 13일 입국해 이날 ‘레전드 매치’에 참석했다.

마라도나와 아이마르를 필두로 팀이 나뉘었다. 마라도나 팀은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과 이관우 수원 삼성 유스팀 코치, 아이마르 팀은 배우 류준열 등으로 꾸려졌다. 경기는 전·후반 각 7분씩 짧게 진행됐지만 볼거리는 예상 외로 풍성했다.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마라도나였다. 번개 같은 스피드는 옛 이야기가 돼버렸지만 빈 공간을 노리는 날카로운 슛, 상대 수비의 허를 찌르는 패스 등은 여전했다. 마라도나는 익살스러운 동작들로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면서도 3골 1도움으로 팀의 모든 골에 관여했다.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은퇴한지 2년도 되지 않은 아이마르는 깔끔한 컨트롤, 간결한 패스와 슛으로 탄성을 자아냈다. 아이마르는 선제골에 이어 후반 류준열의 패스를 받아 추가골까지 넣었다.

소외계층에게 U-20 월드컵 티켓을 기증하기 위해 마련된 ‘슛포러브’ 행사에서는 아이마르가 녹슬지 않은 킥 감각이 빛났다. 과녁에 축구공을 차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벤트에서 아이마르는 10차례 슛을 시도해 총 72점을 획득, 마라도나(69점)를 제쳤다. 하지만 팀 결과에서 139-123으로 져 티켓 50장은 마라도나의 이름으로 소외계층에게 전달된다.

▲ 레전드 매치에 참석한 선수들이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아랫줄 왼쪽부터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 파블로 아이마르, 염태영 수원시장, 디에고 마라도나, 곽영진 2017 U-20 월드컵 조직위 부위원장,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 배우 류준열(윗줄 가운데)도 함께 했다.

행사를 마친 뒤 마라도나는 “한국에서 큰 대회가 열리는 것에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며 “FIFA가 새 단장을 한 뒤 처음 열리는 큰 대회다. 성공적으로 대회가 치러질 수 있도록 나부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마라도나를 밀착마크했던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와 맞대결이 무산됐다는 사실. 당초 허 총재는 마라도나 상대팀에서 뛸 계획이었으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경기도 용인에서 마라도나와 아이마르를 보기 위해 왔다는 황규민(24) 씨는 “유벤투스와 수원 삼성의 팬이지만 전설적인 두 선수를 볼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오게 됐다”며 “마라도나는 나이가 든 게 보이기는 했지만 확실히 클래스가 있는 선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고 감탄했다.

바르셀로나의 광팬인 박성아(21) 씨는 응원팀의 레전드 마라도나를 보기 위해 인천에서 수원까지 먼걸음을 했다. 그는 “TV로만 보던 대 선수를 실제로 봤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마라도나까지 나서서 홍보에 열을 올리는 만큼 U-20 대표팀이 꼭 우승까지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슛포러브 행사를 진행한 김동준 비카인드 대표는 “행사 진행이 한 두 번이 아닌데, 전설적인 두 선수를 동시에 볼 수 있어서 오늘이 가장 떨렸다”며 “옆에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계속 노력하고 유쾌하게 분위기를 이끌어준 마라도나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행사를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마라도나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다.

마라도나와 아이마르는 뛰어난 축구 감각는 물론이고 톱 클래스에 걸맞은 매너까지 보여줬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왜 세계적인 스타로 불리는 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FIFA 레전드로 홍보대사에 준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마라도나는 15일 수원 아트리움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 조 추첨 행사에 참가해 차범근 조직위 부위원장 등과 조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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