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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야곱-함덕주-이현승 '좌완 트리오', 두산 뒷문도 왼손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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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야곱-함덕주-이현승 '좌완 트리오', 두산 뒷문도 왼손이 대세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9.02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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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승 기간 완벽하게 뒷문 막아내…오현택-노경은 등 우완계투진 상승효과 이끌어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보통 감독은 필승계투조를 투입할 때 같은 유형의 선수들을 연이어 배치하지 않는다. 상대 타자가 봤을 때 투구 패턴이 눈에 익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필승조의 첫 머리를 우완 언더핸드 투수로 썼다면 그 다음은 좌완 파이어볼러, 그 다음은 우완 기교파 투수로 사용한다. 상대의 타이밍을 뺏으면서 출루시키지 않으려는 전략이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는 순위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시즌 막판, 변칙 작전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좌완 투수들을 모두 필승조에 배치해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두산이다.

1일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홈경기를 6-5로 이긴 두산은 파죽의 4연승을 질주하며 3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김현수, 박건우 등 연일 큼지막한 타구를 날려준 타자들의 활약이 눈부셨지만 뒤에서 묵묵하게 막아준 좌완 필승조 3인방의 공로도 컸다.

▲ 선발로 올 시즌을 시작했던 진야곱은 실패를 맛본 뒤 불펜으로 옮겼다. 셋업맨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 그는 선발에서 마무리 이현승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진야곱(26)과 함덕주(20), 이현승(32). 이들 좌완투수 세 명이 두산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모두 좌완이지만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변칙작전이 통하고 있다.

진야곱은 짧은 스윙으로 시속 145㎞를 넘나드는 속구와 예리한 각도로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일품이다. 함덕주는 시속 140㎞ 중후반대 포심 패스트볼에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다. 경기 마지막을 책임지는 이현승은 빠르지는 않지만 속구와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함을 무기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고 있다. 아울러 강인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렇게 같은 듯 다른 좌완 트리오가 있기에 두산이 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4연승 기간 진야곱은 5이닝 6탈삼진 1실점, 함덕주는 2⅔이닝 3탈삼진 1실점(비자책), 이현승은 4⅔이닝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도합 12⅓이닝 1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평균자책점 0.73을 기록했다. 편견을 깨뜨리고 좌완투수만으로도 필승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두산이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서 성공기를 쓰고 있는 이현승은 “비록 마무리에게 필요한 빠른 공이 없지만 피하지 않는 승부를 펼치면서 볼넷을 적게 준다”며 자신의 장점을 언급했다. 클로저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멘탈도 잘 잡고 있다는 게 이현승의 설명이다. “재미있는 보직인 것 같다”며 데뷔 후 처음 맡는 마무리가 원래 자신의 보직인 것 같다고 웃어 보인 이현승이다.

좌완 트리오가 뒷문의 중심을 잡아주자 우완투수들도 점점 살아나고 있다. 그간 중간계투로 나왔을 때 자주 흔들렸던 오현택이 최근 3경기 무실점 행진을 펼치고 있고 노경은도 최근 3경기에서 6⅓이닝 1실점으로 선전하고 있다. 나오기만 하면 와르르 무너졌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필승계투조를 적절하게 보좌하며 자신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유희관과 장원준, 허준혁, 이현호 등 좌완 선발진만 빛나는 두산이 아니다. 진야곱, 함덕주, 이현승 좌완 불펜트리오가 버티고 있어 두산의 앞날이 밝다. 삼성, NC가 2강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불펜의 힘이 배가된 두산이 조용히 순위 상승을 꾀하고 있다.

▲ 이현승은 마무리가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인 강인한 멘탈을 장착해 상대 타자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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