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임지연 "발로 뛰며 독립영화찍던 시절 잊지 않겠다" [인터뷰]
상태바
임지연 "발로 뛰며 독립영화찍던 시절 잊지 않겠다" [인터뷰]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9.09 14:34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글 오소영 기자 · 사진 이상민 기자] 요즘 가장 눈에 띄는 신인 여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임지연(25)이다. 영화 '인간중독' '간신'의 수위높은 노출, 첫 지상파 드라마('상류사회')에서 꿰찬 주연, 최근엔 연예정보프로그램 '섹션TV연예통신' 진행까지 맡았다. 눈에 띄는 행보에 고운 시선만이 따라오지는 않는다. 본격 인터뷰 전, 이 '악플'에 대한 임지연의 생각이 궁금했다.

"원래 대담하고 겁이 없는 성격인데, 악플을 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의기소침해질까봐 일부러 더 안 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영화 데뷔 때 악플이 많이 달려 좀 당황스러웠지만, 지금은 고쳐야 할 부분을 참고한다."

"악플이 좀 억울하진 않으냐"는 질문에 임지연은 고개를 저었다. 그 대신 당찬 답이 돌아왔다.

"억울한 건 없다. 모든 분들이 내 전부에 대해 다 아시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악플이 안 달리는 연예인이 어딨겠나. 무플보단 악플이 낫다.(웃음)"

 

◆ '상류사회' 속 이지이 "사랑에 큰 감사, 뿌듯하기도"

임지연은 '인간중독'과 '간신'에서 단아한 외모와 비밀을 지닌 캐릭터를 연기하며, 대중에 '신비주의 배우'로 첫 인사를 했다. 어쩐지 다가가기 힘들 것 같았던 이미지였으나, SBS 드라마 '상류사회'의 '이지이'는 임지연에 친근함과 대중적 호감을 안겨준 캐릭터다. '상류사회'는 유이, 성준, 박형식, 임지연 등이 출연한 작품으로, 보장된 '스타 캐스팅'이 아니었음에도 호평받았다. 

"무겁고 상처받은 인물들이 나오다가, 가끔씩 지이, 창수(박형식 분)가 밝고 쾌활한 모습을 보여주니 색다른 재미를 느끼셨던 것 같다. 시청자 분들이 좋게 봐 주셔서 다행이고, 약간은 뿌듯하다."

촬영을 모두 마친 후 개봉하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의 경우 촬영과 시청자 반응이 즉각적이다. 임지연은 드라마에 대한 리뷰나 반응을 꼼꼼히 읽은 듯했다.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언급해주시는 분들이 신기했다. 나는 지이가 밀당하거나 연애고수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봐 주시는 분도 계시더라. 은근히 도움이 됐다. 연기를 하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뭔가 하나라도 더 표현해보려고 했다."

 

◆ 단편영화 인연으로 '간신'까지 출연, '한예종' 동기들 고마워 

임지연은 김윤석, 유해진, 주원 등이 소속된 심엔터테인먼트의 소속 배우다. 지금 회사와 계약하게 된 계기도 독특하다. 직접 찾아가 회사 대표를 만나고 싶다고 요청했고, 계약이 성사됐다. 사실 회사를 찾아간 이유는 지금같은 '괴물 신인'을 꿈꿔서는 아니었다.

"단역이더라도 좀더 큰 영화에서 현장 경험을 해 보고 싶었다. 회사 없이는 오디션의 기회를 얻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라, 회사 이곳저곳을 알아봤다."

임지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에 재학 중이다. 학교에 다니며 '재난영화' '포커페이스 걸' '농담' '9월이 지나면' 등 다양한 영화작업을 했다. 

"카메라에 익숙해지고 싶어서 발로 뛰어다녔다. 출연작이 차곡차곡 쌓이니 점차 사람들이 찾아줬다. '9월이 지나면'의 경우 미쟝센단편영화제 관객상 등 상도 많이 받았고. 미쟝센영화제 심사위원으로 계셨던 민규동 감독님께서 이 영화를 기억하시고 '간신' 때 연락을 주시기도 했다. 학생이고, 지원이 없어 열악한 제작환경에서 열심히 찍은 경우가 많았는데, 그래도 조금씩 성과가 있었고 지금 주목받는 것이 신기하다."

과거 작품 속의 임지연은 지금과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변요한, 임지연 등이 출연한 '재난영화(2011)'는 좋은 반응을 얻어 최근 유튜브에 남달현 감독이 영상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임지연은 '재난영화'에서 거친 욕을 선보이고 터프하게 기타를 연주한다.

"22~23살쯤에 학생들끼리, 다들 즐겁게 고생하면서 찍었다. 어쩐지 최근에 그 영화를 보셨다는 분들이 많이 생겼더라. 기타는 치는 척만 하고 실제로 친 건 아니다.(웃음)"

임지연은 대학시절을 함께 보낸 '한예종' 동기, 선후배들에게 애정을 표했다. 

"학교 사람들은 응원도 많이 해 주고 서로 도와주는 친구들이다. 한예종에서 배운 것들이 많고, 다들 고생하며 연기했던 친구들이라 각별하다. 다들 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 같은 꿈을 가졌다는 것에서 참 도움이 된다."

 

◆ '캣츠' 보며 키운 꿈, 연기와 떼어놓을 수 없는 임지연의 '사건' 세 가지

임지연에게 '지금껏 살면서 자신에게 가장 컸던 세 가지 사건'을 물었다. 올해 스물 여섯, 그가 떠올리는 큰 사건들은 모두 연기와 관련돼 있었다. 

"첫번째는 고1 때 입시학원을 알아봤을 때다. 집에서 컴퓨터로 샅샅이 조사한 후 교복 차림으로 지하철을 타고 학원에 찾아갔다. 있던 돈을 탈탈 털어 등록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별 일 아닐 수 있지만 당시 내겐 용감한 선택이었다."

임지연은 어린 시절 어머니와 다양한 공연을 함께 보며 배우를 꿈꿨다. 공연관람을 자주 했고, 집엔 비디오가 수북히 쌓여 있었으나 관심과 직접적인 진로는 다른 문제였다. 집안에 예체능 쪽으로 진로를 정한 사람이 없다보니 반대에 부딪혔고, 임지연은 혼자 모은 돈으로 몰래 연기학원에 다니며 꿈을 키웠다. 

"두 번째는 첫 작품의 첫 신, 첫 대사를 했을 때였다. '인간중독'의 피크닉 장면인데 복숭아를 깎고서 "드셔보세요" 하는 대사였다. 엄청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신인이 찍는 첫 장면이니 다들 용기를 북돋아주셨던 그 분위기가 기억난다. 겨울이라 굉장히 추웠고, 복숭아는 철이 아니어서 또 얼마나 맛이 없었을지.(웃음)

세 번째는 신인상을 받았던 때였다.(임지연은 제 51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여우상, 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여우상, 제23회 부일영화상 신인여자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내게 너무 과분해서, 앞으로 잘 하라고 주신 거라 생각했다."

임지연은 하반기에도 바쁜 행보를 이어간다. 지난 1일 영화 '키 오브 라이프' 촬영을 시작했다. 캐릭터 자체가 독특해 아직은 잠깐의 언급도 스포일러가 될 것 같다는 설명이다. 바쁜 일정으로 재충전이 간절하지만 임지연에게는 일이 우선이다. 임지연은 "여행가고 싶어 비행기 표를 틈날 때마다 찾아봤다"면서도 "'섹션TV'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일주일 이상 자리를 비우면 안 된다"며 웃었다. 

 

[취재후기] "인터뷰를 마치며 꼭 하고 싶은 말"을 물었더니 임지연은 거듭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너무 부족한 게 많고 드라마가 처음이라 허둥댔어요. 답답하셨을 텐데 많은 분들이 저를 지이로서 바라봐주시고 큰 사랑을 주셔서 저는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했죠. 앞으로는 이 사랑에 보답하고 싶어요. 초심 잃지 않고, 힘들게 발로 뛰며 연극하고 독립영화를 찍었던 순간을 잊지 않으면서 연기할게요."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