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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월드컵 한국-잉글랜드] 슈틸리케호 빼닮은 '늪축구'가 만든 위대한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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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월드컵 한국-잉글랜드] 슈틸리케호 빼닮은 '늪축구'가 만든 위대한 기록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10.24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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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FIFA 주관대회 첫 무실점 조별리그 통과…남녀 통틀어 역대 세번째 조 1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17세 이하(U-17) 리틀 태극전사들도 A대표팀 형님 못지않게 '늪축구'로 무장했다. U-17 월드컵 한국-잉글랜드 3차전까지 최진철호는 강했다. 끈끈하면서도 상대 공격을 점점 늪으로 빠뜨리는 극강의 수비축구가 한국 축구를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사상 첫 무실점 16강으로 이끌었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이 24일(한국시간) 칠레 코킴보의 에스타디오 프란시스코 산체스 루모로소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2015 FIFA U-17 월드컵 B조 마지막 경기에서 득점없이 비기며 2승 1무의 전적으로 16강에 올랐다.

기대했던 한국 축구 사상 첫 3전 전승을 기록하진 못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이어 두 번째로 FIFA 주관대회에서 2승 1무, 승점 7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조 1위를 차지한 것 역시 한일 월드컵과 뉴질랜드에서 열렸던 2008년 U-17 여자 월드컵에 이어 세 번째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 한국 U-17 대표팀 선수들이 24일(한국시간) 칠레 코킴보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2015 FIFA U-17 월드컵 B조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태극기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위). 이상민(오른쪽에서 두번째)과 김승우(왼쪽)이 잉글랜드 선수들과 치열한 자리다툼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무엇보다도 가장 값진 기록은 조별리그 3경기를 클린시트(무실점)으로 치렀다는 점이다. 한일 월드컵과 런던 올림픽에서 조별리그를 1실점으로 통과한 적은 있었지만 무실점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도 브라질과 잉글랜드, 기니의 틈바구니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는 점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U-17 대표팀이 무실점을 기록한 것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과 많이 닮아 있다. A대표팀 역시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호주와 결승전에서 1-2로 지기 전까지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연전연승했다.

'공격을 잘 하면 이길 수 있지만 수비를 잘 하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격언이 있듯이 슈틸리케 감독의 A대표팀이 아시안컵에서 그랬던 것처럼 최진철 감독의 U-17 대표팀 모두 정상으로 갈 수 있는 흐름을 타게 된 셈이다.

특히 U-17 대표팀의 수비는 현재 대표팀과 많이 닮았다. 포백 수비 앞에서 일차 저지선 역할을 하고 공수의 연결고리를 하는 선수가 있다는 것부터가 같다. 대표팀에는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있고 U-17 대표팀에는 김정민(금호고)이 있다.

김정민은 경기를 보는 시야나 끈질긴 수비능력 모두 고등학교 선배인 기성용과 비슷한 유형의 경기력을 보여준다.

▲ 한국 U-17 대표팀 선수들이 24일(한국시간) 칠레 코킴보에서 벌어진 잉글랜드와 2015 FIFA U-17 월드컵 B조 마지막 경기 직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또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중앙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오른쪽 풀백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것처럼 이승모(포항제철고)도 중앙수비는 물론이고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함께 소화할 수 있다.

장신의 이상민(현대고)은 이승모 또는 김승우(보인고)와 함께 중앙수비를 든든히 지키는 버팀목이다. 대표팀에서 현재 중앙수비를 지키고 있는 곽태휘(알 힐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도 비교되는 부분이다.

상대 공격수가 공을 잡으면 최전방부터 압박해 최대한 저지하고 허리와 수비 사이를 좁혀 공간을 주지 않는 기본적인 수비 원칙 역시 성인 대표팀과 U-17 대표팀이 닮은 부분이다.

그동안 뛰지 못한 백업멤버들까지 출전한 U-17 월드컵 한국-잉글랜드 3차전에서 보여준 끈끈한 수비와  냉정한 위기관리능력는 '늪축구'의 깊이를 보여주었다.

'최진철의 아이들'이 이제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목표로 하고 있는 역대 최고 성적인 4강으로 향해 간다. 지금과 같은 탄탄한 경기력이라면 U-월드컵 4강 그 이상의 성적도 충분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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