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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준우승한 인천 김도훈 감독 '팬들 향한 쌍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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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줌Q] 준우승한 인천 김도훈 감독 '팬들 향한 쌍엄지'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5.11.04 0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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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오랜 경력(?)의 축구팬들은 선수들의 뛰는 폼만 봐도 어떤 정신상태로 경기에 임하는지를 단박에 알아챈다. 그런 팬들은 혹여 경기에 지더라도 선수들이 자신의 모든 열정을 그라운드에 쏟아 부었다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A컵 결승전은 인천의 팬들에겐 가슴이 뜨거워진 경기였다.

 

차두리, 몰리나, 박주영 등 축구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선수들로 구성된 K리그 정상급 팀인 서울에 맞서는 인천은 객관적인 전력상 열세임에 확실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기적처럼 결승전에 오른 인천이었기에 어느 누구도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특히 감독 초년생으로 모래알 같았던 팀을 단단하게 세운 김도훈 감독의 리더십과 사상 첫 우승을 향한 인천 선수들의 기세는 천하의 최용수 감독이라도 부담스런 일이었을 터, 그런 두 감독이 경기 전 악수를 나누는 순간부터 이미 결승전은 시작된 듯했다.

 

결과적으로 FC서울의 3-1 완승으로 끝나버린 결승전이지만 후반에 터진 인천 이효균의 동점골은 그 동안 보여진 인천의 경기력이 결코 기적이 아님을 보여준 한 골이었다. 그러나 얼마 후 터진 서울의 역전골과 추가골에 사력을 다했던 인천의 기적 같은 도전도 물거품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종료 휘슬이 울리고 모든 팬들과 취재진의 이목이 우승한 FC서울을 향해 있을 때 인천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고 팬들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팬들에게 다가선 인천 선수들의 표정은 실망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기자의 마음까지 울적해질 만큼 분위기는 가라앉아 보였다.

 

성원해준 팬들에게 인사를 한 선수들이 하나 둘 돌아서고 기자도 카메라를 내리려는 순간 김도훈 감독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특히 팬들을 향한 두 개의 엄지는 선수들만큼 아쉬웠을 팬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있는 듯했다.

 

김도훈 감독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은 경기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고, 그 기회를 잡기 위해 계속된 긴장과 싸워야 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여기까지 끌고 왔는데, 참고 잘해줬다"고 말했다.

 

선수들과 함께 매번 뛰었을 팬들에게도 같은 마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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