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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정도전 최후, '기록된 역사'의 왜곡과 재해석의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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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정도전 최후, '기록된 역사'의 왜곡과 재해석의 갈림길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6.29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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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이 마지막 회를 남겨두게 됐다. 이번 마지막 회에는 정도전의 최후의 모습이 담길 예정이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정도전의 최후가 역사를 왜곡하는 수준이 될지, 새로운 재해석을 만들어 내게 될지 궁금증을 쏟아내고 있다.

50부작으로 기획된 '정도전'은 29일 최종회를 남겨두고 정도전(조재현)과 이방원(안재모)의 대립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요동정벌을 선언하고 이를 막힘없이 추진하던 정도전은 손발을 잘라냈다고 생각했던 왕자 이방원의 역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조선 개국의 일등공신으로서 막강한 권세를 누리던 정도전의 최후가 다가오고 있다.

▲ 대하드라마 '정도전'이 주인공 정도전의 최후를 놓고 역사 왜곡이냐 재해석이냐의 갈림길에 서게됐다. [사진=KBS '정도전' 제공]

시청자들은 이미 정도전의 예정된 죽음을 제작진에서 어떻게 풀어갈지를 놓고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특히 실제 역사에 기록된 정도전의 죽음을 놓고 제작진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 지가 가장 큰 의문사항이다.

실제 역사 속에 기록된 정도전의 최후는 처참하다. 간신배의 외모라고 규정한 기록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재상이 병사들 앞에서 살려달라고 구걸을 했다"고 말한 기록이 남아 있다. 초라하다 못해 충격적인 사실들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제작진 측이 이런 기록의 역사를 100% 그대로는 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제작진은 정도전의 제작 단계에서부터 승자의 관점에서 쓰인 역사를 재해석하고 새롭게 해석한다는 기획 의도를 갖고 이 드라마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도전의 최후를 "역대 최고급의 엔딩이 될 것"이라며 결코 정도전의 죽음이 초라한 모습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뉘앙스도 풍겼다.

그렇다면 드라마에서 만들어낼 정도전의 최후는 왜곡이냐 재해석이냐의 갈림길에 서게 될 수밖에 없다.

역사의 고증을 가장 중시해야 하는 사극에서 재해석과 왜곡은 종이 한 장 차이다. 한 순간의 해석 실수로 사극 전체가 졸작인지 명작인지가 결정이 날 수 있다. 자칫 역사왜곡 논란에도 휘말릴 수 있다.

▲ 정도전의 최후에 대한 드라마 속 결말은 앞으로 방송될 역사 재해석에서 사극들의 좋은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사진=KBS '정도전' 제공]

한 예로 지난 4월 막을 내린 '기황후'의 역사 왜곡 논란을 들 수 있다. 고려 출신 공녀로 원나라 황후가 된 기황후의 일대기를 다룬 이 드라마는 인공적인 요소에 대한 역사적 사실 왜곡과 역사적 인물들의 잘못된 최후 등이 논란이 되자 사극을 포기하고 퓨전 드라마로 색을 바꿔 방송했다. 사극에서 퓨전드라마로 기획 의도가 바뀐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이런 이유로 이번 '정도전'의 최후는 앞으로 정통 사극들이 역사라는 벽을 두고 어떤 해석을 내려야 명작이 될 수 있는지, 논란을 피할 수 있을지, 그 방향성을 제시해 주는 나침반이 될 전망이다. 사극의 교과서에 오를지 여부가 '정도전'의 마무리 여부에 달린 셈이다.

기록된 역사와 다른 정도전의 최후는 16년 전 만들어진 사례가 있다. 지난 1996년 처음 방송을 시작해 1998년 막을 내린 KBS '용의 눈물'에서다.

당시 용의 눈물에서 정도전(故 김흥기)은 이방원(유동근)의 칼 앞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고 할 말을 끝까지 다하며 최후를 맞았다. 이 같은 엔딩이 방송된 직후 당시 시청자들은 정도전의 최후를 놓고 역사 왜곡이냐 재해석이냐를 두고 논란을 벌였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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