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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2015 KBO리그] (怒) '도덕불감증' 만연, 싸늘해진 팬심 돌릴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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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2015 KBO리그] (怒) '도덕불감증' 만연, 싸늘해진 팬심 돌릴 수 있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2.23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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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도박-음주운전-금지약물 복용 등 사건사고 끊이지 않았다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1982년 프로야구가 생겼을 당시 캐치프레이즈는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플레이를 하자는 의도였다.

이는 그라운드 안에서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는 그라운드 밖에서도 공인으로서 모범된 언행이 요구된다. 오늘날 전 경기가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올해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몇몇 선수들은 법적, 도덕적으로 떳떳하지 못했다. 구단이 매년 많은 비용을 들여 선수단 교육에 힘쓰고 있지만 이것이 무용지물이 돼가고 있는 분위기다. 범법·불법 행위에 대한 선수들의 경각심이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2015시즌 야구팬들이 분노를 일으켰던 사건사고들을 세 갈래로 나눠 짚어본다.

▲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일부 시인한 임창용은 삼성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사진=스포츠Q DB]

◆ 한국시리즈 판도를 뒤흔든 원정도박 파문

가을야구 시작과 함께 갑작스레 불거진 해외 원정도박 파문은 한국시리즈 판도를 뒤흔들 만큼 강력했다.

삼성 윤성환과 안지만, 임창용이 해외에서 수십 억대 불법도박을 했다는 혐의를 받았고 이 가운데 임창용이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이로써 임창용은 삼성으로부터 방출 당했다. 윤성환과 안지만의 경우 현재 보류선수 명단에 있지만 혐의가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지지 않으면 향후 구단에서 경기를 출전시키기 힘들 전망이다.

과거 이들과 한솥밥을 먹었던 오승환도 불법 도박 혐의를 받고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FA(자유계약선수)가 된 후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택한 오승환은 얼마 전 윈터 미팅에 참석했지만 별다른 소식이 들려오지는 않고 있다. 오승환을 놓친 한신은 이미 그의 대체자를 내정했다. 오승환이 한신과 이별을 통보했을 때만해도 잔류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도박 혐의를 인정한 후에는 새 외국인 투수를 뽑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때문에 현재는 오승환의 향후 거취가 매우 불안한 상황이다.

불법 도박을 행한 선수들은 과거 아무리 명성을 떨치더라도 현재 행실이 좋지 않으면 언제든지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을 터. 다시는 야구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팬들은 바라고 있다.

▲ 장성우 사건은 평소 행실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장성우 사건, 평소 행실의 중요성 일깨우다

잠잠했던 사생활 문제도 터졌다. 2000년대 후반 노장진, 정수근이 일신상의 사유로 그라운드를 떠난 데 이어 2011년엔 임태훈이 사생활 논란에 휘말리며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그 이후 잠잠했던 사생활 문제가 올해 크게 터졌다.

지난 10월 자신을 장성우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이가 SNS에 그간 kt 위즈 포수 장성우가 야구계 선후배 및 치어리더를 뒷담화한 내용을 폭로했다. 그 수위가 매우 높아 논란이 됐지만 장성우는 사건이 발생한 지 8일이 자나서야 사과문을 발표했다. 피해를 입은 치어리더와 감독, 동료들에게 사과를 전했지만 팬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전에도 사생활과 관련해 논란을 일으켰던 그였기에 팬들이 쉽게 용서하지 않았다.

이에 장성우의 소속팀 kt는 내년 시즌 50경기 출장 징계와 벌금 2000만원, 사회봉사 활동 56시간의 징계를 부과했다. 장성우가 주전 포수이기에 전력 약화가 예상되지만 재발 방지를 위해 강력한 처벌을 내렸다.

장성우가 내년 시즌 중반 그라운드에 복귀한 뒤 자신의 행실을 고쳐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정성훈은 법적인 처벌을 받진 않았지만 도덕적인 비난에서 자유롭진 않았다. [사진=스포츠Q DB]

◆ 끊이지 않는 음주운전-금지약물 복용, 본인 의지가 가장 중요

잊을 만하면 나오는 음주운전과 금지약물 복용 문제는 스포츠에서 뿌리 뽑아야 할 고질병과 같지만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LG 내야수 정성훈이 술을 마신 채 운전을 했고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대리기사를 돌려보낸 뒤 도로교통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운전했지만 경찰 조사를 받고도 구단에 자진 신고를 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도덕적 책임을 면할 수 없었다.

이에 LG는 정성훈에게 벌금 100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해 정찬헌이 음주운전 후 접촉사고를 낸 뒤 또다시 같은 팀에서 발생한 음주 사고이기에 LG 구단 역시 선수 관리가 부실한 게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다.

‘음주운전은 곧 살인행위’라는 인식이 자리 잡혀야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최진행이 음주운전으로 인한 징계가 풀린 뒤 수원 kt전에서 첫 타석을 소화하기 전 관중을 향해 사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금지약물 복용 사건도 있었다. 한화 외야수 최진행이 KBO가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것. 그의 소변 샘플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상 경기 기간 중 사용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스타노조롤이 검출됐다.

이에 최진행은 “고의로 복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소명했지만 KBO는 그에게 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고 한화 구단도 최진행에게 2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실수로 복용한 것도 처벌 대상에 들어가는 만큼 선수 스스로 금지약물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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