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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드라마 시청률 왜 '뚝' 떨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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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드라마 시청률 왜 '뚝' 떨어지나?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7.08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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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대박' 드라마 겨울시즌에 양산...여름엔 '중박' 아니면 '쪽박'

[스포츠Q 용원중기자] ‘별에서 온 그대’(지난해 12월18일~지난 2월27일·시청률 28.1%), ‘상속자들’(지난해 10월9~12월12일·25.6%), ‘해를 품은 달’(2012년 1월4~3월15일·42.2%),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년 2월25~9월9일·45.3%), ‘시크릿 가든’(2010년 11월13일~2011년 1월16일·35.2%).

최근 몇 년 새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빅 히트한 드라마 리스트다. 58부작 일일극 ‘넝쿨당’만이 겨울에 시작, 가을에 종영했을 뿐 ‘대박’ 드라마들의 공통점은 겨울시즌에 방영됐다는 것이다.

▲ 시청률 고공행진을 벌인 '별에서 온 그대'(사진 위)와 '해를 품은 달'

반면 여름시즌에 방영된 드라마들은 스타작가와 톱클래스 연기자를 앞세웠음에도 ‘중박’에 그치거나 간신히 쪽박(한자리수 시청률)을 면하는 경우까지 있었다. 지난해 ‘굿닥터’(19.2%), ‘투윅스’(11%), ‘주군의 태양’(21.8%), ‘너의 목소리가 들려’(23.1%)와 2012년 ‘아랑사또전’(12.4%), ‘해운대 연인들’(11.3%), ‘신의’(10.1%), ‘신사의 품격’(23.5%), 각시탈(22.9%)이 그랬다.

‘로코(로맨틱 코미디)의 달인’ 홍자매 작가의 ‘주군의 태양’과 김은숙 작가의 ‘신사의 품격’, 참신한 구성력을 보인 ‘너의 목소리가 들려’ 정도가 선전했을 뿐이다.

▲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아랑사또전'(사진 왼쪽)과 '해운대 연인들'

극장가는 여름 시즌이 연중 최대 성수기다. 본격적인 여름방학과 바캉스 시즌에 맞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과 한국영화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되며 치열한 흥행 대전을 벌인다. 드라마와는 정 반대 양상이다. 이유는 무엇이며, 계절과 드라마의 함수관계는 어떻게 될까.

드라마제작사 사람&사람의 홍형석 대표는 “해가 길어지는 여름엔 사람들이 저녁에 일찍 집에 들어가려하질 않는다. 야외 활동량도 많아진다. 겨울처럼 TV를 많이 보지 않으므로 드라마 시청률 역시 하락하게 된다”고 말한다. 홍대표는 “종편 출현과 케이블채널의 상승세, VOD 다시보기가 활발해진 3년 전부터 지상파 방송사 시청률이 하락, 미니 시리즈의 마지노선 시청률을 15%라고 본다. 이에 비춰봤을 때 여름철엔 잘돼봤자 15% 내외 정도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계절적 영향으로 여름철엔 밝고 가벼운 터치의 로코가 쏟아져 나오는데, 시청률의 한계가 뚜렷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드라마 홍보사 틱톡의 권영주 대표는 “16~18부작의 로코는 월화, 수목 미니시리즈로 전진 배치된다. 하지만 로코보다는 호흡이 긴 주말극이나 사극이 ‘대박’을 터뜨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문제는 여름철엔 주말극을 포함 전반적인 드라마 시청률이 떨어진다는데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스타작가와 톱스타 캐스팅으로 야심차게 제작한 드라마의 경우 여름철이 아닌 겨울시즌 편성을 하는 게 시청률을 높이는 방법이 아닐까. 결론은 ‘아니오’다. KBS미디어센터의 김형진 PD는 “사전제작제와 거리가 먼 국내 드라마 제작 현실은 쪽대본과 수퍼갑인 톱스타 스케줄에 맞춰 촬영이 이뤄지기에 방영 시즌을 선택할 처지가 아니다”고 잘라 말한다.

▲ 조인성 공효진 주연의 '괜찮아, 사랑이야'의 극중 장면[사진=CJ E&M제공]

이런 상황에서 시청률 저주가 걸린 여름시즌에 주목할 만한 드라마가 방영을 시작한다. 오는 7월23일 첫 전파를 타는 SBS 수목 미니시리즈 ‘괜찮아, 사랑이야’. 폐인을 양산해온 노희경 작가가 집필을 맡아 마음의 병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초상을 특유의 대사로 그려낸다. 꽃미남 톱스타 조인성이 로맨티스트이자 추리소설 작가 장재열, ‘로코퀸’ 공효진이 시크하지만 인간적인 정신과 의사 지해수로 출연한다. ‘스타작가+톱스타 커플’의 이 드라마가 ‘한여름의 저주’를 풀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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