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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에는 트와이스의 쯔위밖에 몰라요…쯔위, 대만 국기 논란 극복한 불금 점령기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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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금에는 트와이스의 쯔위밖에 몰라요…쯔위, 대만 국기 논란 극복한 불금 점령기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1.23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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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2016년 1월 13일, 한국 연예계에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1999년생, 이제 겨우 17세의 소녀가 중국과 대만이라는 국제적으로 민감한 양안관계(兩岸)의 희생양이 되어 자신의 고국을 부정하고 사과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저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한국에 왔다가 뜻하지 않게 양안관계의 희생양이 되고 만 이 소녀의 이름은 신인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였다.

트와이스의 소속사인 JYP 엔터테인먼트는 MBC '마리텔' 인터넷 생중계에 트와이스가 출연했을 당시 쯔위가 일명 청천백일기로 불리는 대만 국기를 들고 있던 모습이 대만에서 화제를 모으고, 이로 인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중국에서 거센 반발이 일어나자 결국 쯔위가 직접 사과영상을 올리는 사태까지 치달았다. 쯔위는 사과영상을 통해 "중국은 하나뿐입니다. 해협 양안은 하나입니다. 저는 늘 제 자신이 중국인이라 생각하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 '나를 돌아봐'에서 차이나타운을 찾은 트와이스 쯔위,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먹방을 선보인 트와이스 쯔위 [사진 = KBS '나를 돌아봐', SBS '백종원의 3대천왕' 방송화면 캡처]

이 사건은 쯔위 본인이나 JYP 엔터테인먼트, 혹은 한국 연예계 전반이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 앞에 휘둘린 사례로 볼 수도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연예인인 쯔위 개인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됐다. 그런 결과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22일 몰아닥친 쯔위 열풍이었다.

22일 하루 동안 쯔위는 무려 세 편의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먼저 오후 9시 30분부터 방송된 KBS '나를 돌아봐'에서는 조영남과 이경규, 그리고 중국 출신의 연예인인 GOT7의 잭슨과 함께 인천 차이나타운을 찾아 다양한 중국요리를 같이 먹는 모습이 방송됐다.

이어 오후 11시 25분부터 방송된 SBS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쯔위는 트와이스 멤버들과 함께 먹방 갤러리로 등장해 '백종원의 3대천왕' 사상 최초로 트와이스 노래를 춤과 함께 선보였고, 마지막 먹방에서도 다현과 함께 트와이스를 대표해 먹방계 양대산맥인 김준현, 홍윤화와 같이 푸짐한 먹방을 선보였다.

마지막으로는 밤 12시 10분부터 방송된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트와이스 멤버들과 함께 출연해 트와이스의 '우아하게'를 비롯해, JYP 엔터테인먼트 선배가수인 미쓰에이(missA)의 '배드 걸 굿 걸'과 원더걸스의 'So Hot'을 연이어 부르며 이번에는 가수 본연의 모습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다.

데뷔한 지 이제 겨우 3개월 남짓 지난 신인 걸그룹의 멤버가 하루 동안 다른 방송사를 넘나들며 세 편의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니 쯔위처럼 신인이 아니라 A급 아이돌 가수라고 해도 이렇게 하루에 세 편의 예능에 겹치기 출연하는 것 자체가 전례가 없다시피 한 일이다.

심지어 쯔위는 단순히 얼굴마담 정도로 출연한 것도 아니었다. '나를 돌아봐'에서는 조영남과 이경규라는 말빨 화려한 연예인 선배들에게 눌려 변변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마지막 순간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라는 말을 어설픈 한국어 실력 때문인지, 본심이 튀어나온 것인지 "오늘 정말 지겨웠어요"라고 말하며 이경규와 조영남을 동시에 KO시키는 만만치 않은 모습을 선보였다.

이어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는 트와이스 멤버들과 다 같이 출연했지만 다현과 함께 트와이스를 대표하는 먹방 갤러리로 초대받아 떡볶이와 가지튀김, 핫도그를 입안 가득 우겨넣고 즐겁게 먹는 귀여운 먹방 뿐 아니라 김준현의 요청에 떡볶이를 먹고 기쁨의 댄스를, 핫도그를 먹고 애교까지 선보이는 등 쯔위가 지금 트와이스의 대세임을 명백하게 선보였다.

▲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트와이스 멤버들과 함께 출연해 춤과 노래, 토크를 선보인 트와이스 쯔위 [사진 =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방송화면 캡처]

청천백일기 사건은 가수가 되겠다는 꿈 하나로 중학생 때 낯선 한국으로 건너와 연습생 생활을 하고 이제 겨우 17세의 나이에 가수로 데뷔한 어린 소녀 쯔위에게는 견디기 힘든 가혹한 일이었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쯔위는 데뷔 3개월 차의 신인 걸그룹 멤버 중 한 명에서 트와이스를 대표하는 멤버, 아니 트와이스라는 이름이 붙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는 그런 가수로 거듭나게 됐다.

불타는 금요일 하루 동안 세 편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트와이스의 쯔위밖에 몰라요"를 외치는 오빠팬, 삼촌팬들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한 쯔위의 맹활약이야말로 청천백일기 사건으로 암울하게 시작한 쯔위의 2016년이 사실 쯔위가 한국무대를 점령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예감이 들게 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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