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두 차례의 실수가 아쉬웠다. 하지만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강했다. 정설빈(인천 현대제철)의 기사회생 동점골에 여자대표팀은 당초 계획대로 초반 두 경기에서 승점 2을 따냈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을 자신했던 일본은 1무 1패로 고개를 떨궜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일 일본 오사카 긴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본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풀리그 2차전에서 후반 39분 이와부치 마나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패배 직전까지 몰렸지만 후반 42분 상대 골키퍼 실책을 틈탄 정설빈의 동점골로 1-1로 비겼다.

이로써 여자대표팀은 지난달 29일 북한전에 이어 일본전까지 비기며 윤덕여 감독이 당초 예상했던 승점 2를 따내는데 성공했다. 일본은 호주전 1-3 완패에 이어 한국을 상대로 다 잡았던 승리를 놓치며 1무 1패(승점 1)에 그쳤다.

여자대표팀은 정설빈을 원톱으로 세우고 지소연(첼시 레이디스), 이민아(인천 현대제철)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지난달 29일 북한전과 똑같은 라인업이었다.

전반 4분 만에 요코야마 구미의 슛이 크로스바를 때리고 나오며 아찔한 위기를 넘긴 여자대표팀은 전반 6분 지소연의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슛으로 맞불을 놨다. 전반 45분은 일본이 우세한 경기로 진행됐지만 한국 역시 물러서지 않으며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일본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위이고 한국이 18위라고는 하지만 두 팀의 경기력은 대동소이했다.

오히려 후반 들어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간 쪽은 한국이었다. 특히 후반 22분 서현숙(인천 현대제철) 대신 투입된 전가을(웨스턴 뉴욕 플래시)이 투입된 뒤로는 일본의 측면을 공략하면서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어냈다.

후반 24분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도 전가을에서 비롯됐다. 전가을이 올린 크로스에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일본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그러나 아쉽게도 지소연이 때린 페널티킥이 상대 골키퍼에 걸리면서 선제골을 뽑아낼 수 있는 완벽한 기회를 놓쳤다.

기회 뒤에 위기가 온다고 했던가. 이후 일본이 파상공세를 몰아치면서 한국을 위협했고 후반 39분 골키퍼 김정미(인천 현대제철)의 통한의 실수로 실점하고 말았다. 일본이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 상황에서 김정미가 제대로 잡지 못한 것이 이와부치의 머리로 곧바로 향했다. 이와부치는 몸싸움이나 공중볼 다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서서 헤딩골을 만들어냈다.

시간을 생각하면 일본의 승리로 이어질 수 있는 골이었지만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똑같이 상대 골키퍼의 실책으로 동점골로 응수했다. 후반 42분 오른쪽에서 장슬기(인천 현대제철)이 올린 크로스가 상대 골키퍼에게 걸리는 듯 보였지만 수비수와 뒤엉키는 사이 정설빈이 그대로 골로 만들어냈다.

정설빈은 북한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승점 2를 이끌었다. 지소연이 페널티킥 실축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본전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그래도 웃은 쪽은 한국이었다.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호주가 베트남에 9-0 대승을 거두면서 2연승으로 승점 6을 챙겼고 한국과 비겼던 북한은 중국과 1-1로 비겼다. 호주와 중국이 1, 2위로 올라서고 한국과 북한이 공동 3위를 유지했고 일본은 5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 오는 4일 호주와 맞붙고 일본은 중국과 격돌한다. 일본으로서는 중국도 넘지 못한다면 사실상 올림픽 본선 진출의 꿈을 접어야 한다. 한국 역시 호주전부터는 승리를 챙겨야 한다.

■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 중간순위 (2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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