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봄철 개편의 칼바람이 공중파 방송 3사에 휘몰아쳤다.

SBS가 23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1995년부터 21년 동안 방송되던 장수 연예정보 프로그램 '한밤의 TV연예'의 종영을 결정한 것에 이어, KBS '위기탈출 넘버원'과 MBC '해피타임', '찾아라 맛있는 TV' 등 장수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봄철 개편의 칼바람을 맞게 됐다.

KBS는 24일 봄철개편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되던 '위기탈출 넘버원'의 폐지를 결정했다. '위기탈출 넘버원'은 2005년 7월 9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장수 프로그램으로, 재난이나 재해와 같은 위기상황부터 생활 속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위험과 사고에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한 정보성 예능 프로그램으로 오는 4월 11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11년 동안의 방송을 마무리하게 됐다.

MBC 역시 25일 발표한 봄철개편을 통해 '해피타임'과 '찾아라 맛있는 TV'의 폐지를 결정했다. 2005년 1월 23일 첫 방송된 '해피타임'은 과거 MBC에서 방송한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들의 명장면 등을 다시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11년 동안 방송되어 왔지만 4월 3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퇴장하게 됐다.

토요일 오전 11시에 방송되던 '찾아라 맛있는 TV'도 2001년 11월 10일부터 방송을 시작해 무려 15년의 역사를 지닌 국내 최장수 음식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지만 MBC 봄철 개편으로 인해 결국 폐지가 결정됐다. 

MBC는 류현진(LA 다저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기존의 메이저리그 선수들에 더해 올 시즌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까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되면서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맞물려 매주 토요일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한국 메이저리거들의 경기를 생중계하는 'MLB 중계'를 고정편성할 예정이다. 토요일 오전 9시에 방송되던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는 이번에 폐지되는 '해피타임'이 방송되던 토요일 오전 8시로 옮겨가며, '찾아라 맛있는 TV' 역시 폐지되면서 이후 새로운 푸드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봄철 개편에서 10년 이상 방송되던 장수 프로그램들이 사라지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시청률 저조였다. '한밤의 TV연예'는 최근 시청률이 3%대까지 떨어지는 난조를 보여왔고, '위기탈출 넘버원'도 월요일 오후 9시라는 황금시간대에 방송되면서도 5%대의 시청률에 머무르며 종편채널인 JTBC의 '냉장고를 부탁해'와 엇비슷한 시청률을 기록해왔다. MBC의 '해피타임'과 '찾아라 맛있는 TV'의 경우는 주말 오전 시간대라는 점에서 시청률 문제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지만, MBC가 2016년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대거 등장으로 예상되는 메이저리그 열풍에 대비해 메이저리그 중계를 고정편성하면서 희생양이 됐다.

시청률 저조로 인해 막을 내린 SBS '한밤의 TV연예'의 빈 자리는 지난 설 연휴 방송된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던 음악 예능 '신의 목소리'가 대신 채울 예정이다. '신의 목소리'는 MBC '라디오스타'가 굳건히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수요일 심야 시간대에 도전장을 내밀며 '복면가왕'으로 촉발된 음악예능의 열풍을 이어간다.

이번 봄철개편으로 사라진 프로그램들과는 무관하지만, MBC 역시 지난해 추석과 이번 설 연휴에 연이어 파일럿으로 방송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던 음악예능 '듀엣가요제'의 정규편성을 결정했다. '듀엣가요제'는 '능력자들'이 방송되는 금요일 오후 9시 30분 시간대로 편성되고, '능력자들'은 '위대한 유산'이 막을 내리고 임시로 'MLB 핫토크'가 방송 중인 목요일 오후 11시 시간대로 날짜를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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