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3 17:48 (금)
'제4의 무기' 장착한 SK 김광현 역발상, "체인지업 던져 홈런 맞을 것"
상태바
'제4의 무기' 장착한 SK 김광현 역발상, "체인지업 던져 홈런 맞을 것"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3.28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O 미디어데이 참석…"체인지업을 던지는 투수로 인식시키는 게 중요"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체인지업을 던졌을 때 상대 타자들에게 홈런 10개를 맞았으면 좋겠어요(웃음).”

다소 의외의 대답에 취재진이 엷은 미소를 띠었다.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28)이 올 시즌 체인지업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시범경기 때 잘 통했던 것을 발판삼아 정규시즌 때도 자신 있게 던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광현은 2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에서 자신의 10번째 시즌을 앞둔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 [스포츠Q(큐) 이상민 기자] 김광현이 28일 KBO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고 있다.

올 시즌에 들어가기 전 김광현은 그간 속구와 슬라이더의 ‘투 피치’ 유형 투수에서 탈피, 간간이 던졌던 커브와 함께 체인지업을 장착했다. 지난 2년간 부지런히 체인지업을 연마한 그는 “구종 하나를 늘리는 데 3년이 걸린다고 하는데, 올해가 (체인지업을 던진) 3년차다”라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체인지업을 던졌을 때 상대 타자들이 홈런 10개를 쳤으면 좋겠다”고 폭탄 선언을 했다. 의외의 다짐에 고개를 갸우뚱한 취재진이 이유를 물었다. 김광현은 “내가 체인지업을 자주 던지면 타자들이 ‘김광현이 이제 체인지업을 던지는 구나’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러면 속구와 슬라이더를 던지는 선택권이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레퍼토리가 늘어나면 타자들에게 더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광현은 ‘제4의 무기’를 선보이면서 나름 재미를 봤다. 네 차례 시범경기 등판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0.63을 기록했다. 첫 3경기에선 자책점이 한 점도 없었다. 시속 150㎞의 속구와 타이밍을 빼앗는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던지니 타자들이 쉽게 속았다. 김광현은 14⅓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 13개를 잡아냈다. 공격적인 피칭이 주효했다.

하지만 체인지업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지 않았다. 김광현은 “아직 50%도 되지 않는다. 원하는 타이밍에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어야 100%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현은 “처음에는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져야 하는 타이밍에 체인지업을 구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겨 답답했다”며 “시범경기 때 속구와 체인지업으로만 3경기를 소화했다. 계속 던지다보니 그 맛을 알 것 같기도 하다”라고 조금씩 적응하고 있음을 알렸다.

자신의 4번째 무기를 장착한 김광현이 지난해 14승 평균자책점 3.72의 성적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