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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데뷔전 멀티히트'에 고무된 김현수, 그래도 보완할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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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데뷔전 멀티히트'에 고무된 김현수, 그래도 보완할 과제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4.11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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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데뷔전서 내야안타 2개…경쟁자 압도할 수 있는 퍼포먼스 필요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같은 날 홈런을 때렸던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와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는 침묵했지만 볼티모어 오리올스 외야수 김현수(28)는 인상적인 타격을 펼쳤다.

희망과 과제를 동시에 안은 일전이었다. 김현수가 멀티히트를 날리며 메이저리그(MLB) 데뷔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김현수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오리올파크 앳 캠든야즈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2016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서 9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빅리그 데뷔전을 맞은 김현수는 3타수 2안타 1득점 맹활약을 펼쳤다. 그의 활약 속에 볼티모어는 5-3 승리를 거두고 개막 5연승을 내달렸다.

지난 5일 개막 행사 때 홈 팬들의 야유를 극복하고 부단히 노력한 끝에 멀티히트를 뽑아냈다. 운이 따라준 것도 있었다. 이날 2개의 안타가 모두 내야안타였다. 정타로 맞았다기보다 코스가 절묘했다. 과정이 어찌됐든 김현수는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초 데뷔전 멀티히트의 주인공이 됐다. 데뷔전 첫 타석 안타도 김현수가 최초였다.

◆ 야유를 환호로 바꾼 2안타…싸늘했던 여론 돌렸다

이날 멀티히트는 김현수에게서 외면했던 여론을 어느 정도 되돌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기 후 현지 언론을 통해 “더 이상 야유를 받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말했을 정도로 김현수 입장에서 홈 팬들의 야유는 자신의 현 주소를 자각함과 동시에 ‘분발해야한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개막 행사 때 반응과 달리 이날 김현수가 첫 타석에 들어설 때 많은 격려를 보낸 볼티모어 팬들은 두 차례 안타로 그에 대한 편견이 어느 정도 바뀌었을 것이다.

여론이 움직이고 있다는 건 벅 쇼월터 볼티모어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다. 쇼월터 감독은 “그동안 일어난 일과 관계없이 김현수가 팀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며 “그동안 뛰지 못했던 외야에서 어려운 플레이들을 몇 개 해줬다”고 이날 활약을 칭찬했다. 지나간 것은 자나간 대로 의미가 있지만 쇼월터 감독은 앞으로 김현수의 활약을 기대하는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시범경기 때 김현수가 스스로 마이너리그 행을 선택하도록 종용했던 것과는 180도 다른 반응이다.

선수들도 지지를 보냈다. 볼티모어 간판타자인 매니 마차도는 “경기를 시작하기 전 김현수에게 ‘해야 할 것을 하고 그저 즐기면 된다. 한국에서 하던 것과 똑같은 경기일 뿐이다. 스스로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 순간을 즐겨라’고 조언했다”며 “(내가 팁을 준 것처럼) 스스로 경기를 즐겼다”고 만족해했다.

◆ 멀티히트가 모두 내야안타…'타구 질 향상' 필요

하지만 김현수는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을 발견하고 빠른 시일 내에 고쳐야 한다.

이날 김현수의 내야안타 타구 2개는 엄밀히 말해 정타는 아니었다. 코스가 좋았을 뿐 내야를 데굴데굴 굴러간 타구였다. 상대 수비의 대처도 좋지 않았다.

이는 시범경기에서 그가 때린 내야안타와 질적으로 크게 차이가 없음을 의미한다. 시범경기에서 기록한 8안타 중에서도 장타는 없었다. 모두 내야를 거쳐서 나간 땅볼 타구였다. 이것이 느린 스윙 스피드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쇼월터 감독이 김현수에게 앞으로도 꾸준히 기회를 줄지는 미지수다. 이날 경기 전 쇼월터 감독은 “마지막 포지션 경쟁자로 기회를 주기 위해 김현수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이번 경기에서 많은 것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전히 주전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김현수의 포지션 경쟁자인 조이 리카드는 이날도 3타수 1안타 1타점 활약을 펼쳤고 또다른 외야수인 놀런 레이몰드는 이날은 김현수의 대타로 나왔지만 올 시즌 타율 0.375(8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으로 순항하고 있다.

김현수가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이들을 능가하는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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