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3:20 (월)
[SQ분석] '체질 개선 대성공' 넥센히어로즈 돌풍이 값진 이유
상태바
[SQ분석] '체질 개선 대성공' 넥센히어로즈 돌풍이 값진 이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4.12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두려움 없는 주루로 팀 컬러 바꿔…적시타 증가로 득점 생산력 증가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차포와 마상까지 다 뗐지만 현재 순위는 5승3패1무로 1위다. 고척 스카이돔으로 안방을 옮긴 넥센 히어로즈가 성공적인 ‘체질 개선’으로 올 시즌 초반 돌풍을 몰아치고 있다.

최근 2년간 리그를 지배했던 중심타선(강정호, 박병호-유한준)이 없고 리그 20승 투수(앤디 밴 헤켄)에 클로저(손승락) 셋업맨(한현희-조상우 부상)까지 모두 빠졌다. 핵심 전력이 없는 상황이기에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힘이 빠질 수 있는 부분이지만 넥센은 남아 있는 선수들이 끈끈한 야구를 펼치며 최하위권을 점쳤던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올 시즌 팀이 추구하는 야구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적재적소에 터진 적시타, 야수들의 탄탄한 수비, 새롭게 꾸려진 불펜의 호투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넥센의 끈적끈적한 야구가 팬들이 리그를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 아웃을 두려워하지 않는 주루를 펼치고 있는 서건창은 올 시즌 4개의 도루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부지런히 나가고 뛴다, '출루-주루 관련 지표 압도적 1위'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들이 대거 빠졌기에 체질 개선이 불가피한 면도 있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이 팀 컬러를 바꿔야 하는 이유로 내세운 것은 바로 새 홈구장이었다.

올 시즌부터 넥센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고척 스카이돔은 목동구장에 비해 좌우 펜스는 1m, 중앙은 4m 멀다. 펜스 높이도 2m 더 높아 홈런이 나올 확률이 낮아졌다. 소총부대로 대포를 쏘아 올릴 수는 없을 터. 염 감독은 올 시즌 키워드를 ‘스피드’로 정하고 선수들에게 한 베이스 더 뛰는 야구를 주문했다. 아울러 최대한 자주 출루할 수 있도록 선구안을 키우길 원했다.

넥센 선수들은 염 감독의 주문을 잘 이행하고 있다.

KBO리그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리그에서 가장 많은 볼넷(49개)을 기록 중인 넥센은 장타율은 10개 구단 중 9위(0.355)에 불과하지만 출루율 2위(0.368), 절대출루율(IsoD) 1위(0.109)를 달리고 있다. 주자가 나가는 빈도가 많다보니 다른 구단에 비해 많은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넥센의 추가 승리 확률(WPA)은 0.85로 1위다. 2위 kt(0.60)와 꽤 큰 차이를 보인다.

주루 관련 지표도 리그 상위권이다. 11개의 도루로 절대적인 지표 역시 1위이며, 주루 기회 당 도루 시도를 뜻하는 도루 시도 성공률도 12.7%로 1위다. 도루를 적극적으로 시도한다는 의미. 이 밖에 RAA 주루(주루에 의한 평균 대비 득점 생산)가 3.66으로 1위이고, 총 주자 추가 진루 확률은 49.2%로 LG에 이어 2위다. 서건창과 김하성, 고종욱, 임병욱 등 발 빠른 선수들이 많은 넥센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주루로 상대 마운드를 뒤흔들고 있다.

▲ 올 시즌 4할대 중반의 득점권타율로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박동원. [사진=스포츠Q DB]

◆ 찬스에 강한 영웅들, '클러치 지표 선두권'

여기에 빼어난 클러치 능력까지 더해져 넥센의 득점 생산력이 더 높아지고 있다.

득점권 타율 0.304로 1위를 달리고 있는 넥센은 중요한 순간에서 평소보다 얼마만큼 잘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Clutch’가 0.76에 달한다. 2위 LG(0.23)와 큰 차이를 보이는 압도적인 1위. 2스트라이크 이후 볼을 잘 골라내는 능력(2S 후 선구 비율)이 37.7%로 2위라는 것은 넥센 타자들이 그만큼 선구안이 좋으면서도 노림수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종욱(0.500)과 박동원(0.455), 김민성(0.400)을 비롯해 올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 된 채태인(0.375), 신인 티를 벗고 한 단계 성장한 김하성(0.333) 등이 높은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며 팀에 기여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전력 공백이 많은 올해 팀 성적을 현실적으로 높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어린 선수들을 잘 키우면서 팀 체질을 개선해 2~3년 후를 바라보겠다는 계산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선수들이 바뀐 팀 컬러에 잘 녹아들면서 성적까지 내고 있으니 이는 염 감독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인 부분이다. 넥센의 끈끈한 야구가 성공 가도를 달린다면 최근 2년간 타자들의 장타에 의존했던 리그 풍토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