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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피리부는 사나이'의 유준상 '피리남' 만든 뉴타운 사건… 실제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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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피리부는 사나이'의 유준상 '피리남' 만든 뉴타운 사건… 실제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4.2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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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피리부는 사나이'가 재개발과 철거민 강경진압이라는 우리 사회의 아픈 단면을 보여줬다. 드라마는 '피리남' 유준상을 통해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만들어 낸다는 것 또한 보여줬다.

19일 방송된 캐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극본 류용재·연출 김홍선)에서는 윤희성(유준상 분)이 피리부는 사나이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사연에 대해 밝혔다.

유준상은 과거 군복무 시절 전경으로 뉴타운 강경진압에 투입됐다. 유준상은 이 과정에서 폭력이 난무하는 끔찍한 상황들을 목격했고 약자인 철거민들에게 폭력을 휘둘러야하는 입장인 자신의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 '피리부는 사나이'의 윤희성(유준상 분)은 뉴타운 사건 당시 진압에 전경으로 투입돼 트라우마를 얻게 된다. [사진 = tvN 월화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

이후 유준상은 기자가 돼 뉴타운 사건의 진실을 언론을 통해 알리려고 했지만 일개 기자의 힘으로 진실을 알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유준상은 힘을 얻기 위해 갖은 수를 써 TNN의 메인 앵커가 됐고 스스로 피리부는 사나이가 돼 뉴타운 사건의 책임자들을 살해하며 자신의 상처와 죄책감을 덜어냈다.

유준상은 마지막까지 피리부는 사나이로서 자신의 신념을 놓지 않았다. 경찰에게 체포되기 직전, 유준상은 자신이 진행하는 생방송 뉴스에서 과거 뉴타운 사건에 대해 언급한 후 자신이 피리부는 사나이였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처럼 유준상이 피리부는 사나이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무도 뉴타운 사건의 진실을 이야기 하지 않았고 약자인 철거민들을 외면했기 때문이었다. 유준상과 같은 전경들은 철거민들에겐 살인자라고 손가락질 받았지만 정부로부터 총알받이로 내세워진 또 하나의 약자이자 피해자였다.

▲ '피리부는 사나이'의 윤희성(유준상 분)은 마지막 전하는 뉴스에서 뉴타운 사건에 대한 언급을 해 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씁쓸함을 느끼게 했다. [사진 = tvN 월화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

처음 주성찬(신하균 분)은 유준상이 피리부는 사나이가 된 이유로 뉴타운 사건 당시의 피해자일 가능성을 꼽았다. 그러나 신하균의 추측은 반만 맞고 반은 틀렸다. 유준상은 당시 진압에 나선 전경으로 뉴타운 사건의 가해자이기도 피해자이기도 했다.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중요한 소재로 다룬 뉴타운 사건은 우리에게 마냥 새로운 사건은 아니다. 실제 2009년 용산 참사 당시 정부는 경찰을 투입, 과잉진압으로 인한 화재로 철거민 다수가 숨진 바 있다. '피리부는 사나이'에서 차용한 뉴타운 사건은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삼고 있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 씁쓸하게 했다.

유준상은 과거 뉴타운 사건으로 인한 상처 때문에 복수를 결심하는 피리부는 사나이가 됐다. 결국 피리부는 사나이를 만들어 낸 것은 우리 사회가 약자를 억압하고 폭력을 휘두른 탓이 아닐까? 드라마 '피리부는 사나이'의 유준상의 마지막 뉴스가 마음 아픈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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