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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완벽한 귀환, '14승'에 더한 '긍정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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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완벽한 귀환, '14승'에 더한 '긍정의 힘'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01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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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전서 폭포수 커브 앞세워 삼진 7개 잡아내…위기 빠졌던 팀 구해낸 귀중한 승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18일만에 마운드에 복귀한 류현진(27·LA 다저스)이 팀의 연패를 막아냄과 동시에 팀 분위기를 추스리고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류현진의 호투와 14승은 개인 혼자만의 의미가 아닌 팀 전체에 '긍정'을 전파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201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서 7이닝 동안 84개의 공으로 피안타 4개만을 허용하고 사사구 하나 없이 삼진 7개를 곁들이며 1실점으로 막아냈다.

팀이 7-1로 이기면서 류현진은 14승(6패)째를 따냈고 평균자책점도 3.28에서 3.18로 크게 떨어뜨렸다.

지난 시즌 29경기만에 14승을 달성하며 모두 30경기에서 14승 8패, 3.0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류현진은 올시즌 24경기만에 14승을 수확했다. 특히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18차례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내 투구)를 기록하며 신뢰감을 더했다.

◆ 잘 듣지 않던 체인지업, 폭포수 커브로 만회하다

류현진은 이날 모처럼만의 등판 때문인지 체인지업이 좀처럼 듣지 않았다. 1회말에는 제구가 다소 높게 형성되면서 첫 타자인 얀거비스 솔라테에게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체인지업이 통타당했다.

이 때문에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던진 체인지업이 8개에 불과했다. 2회말과 5회말, 6회말에는 체인지업을 단 1개도 던지지 않았다. 4개의 구종을 가지고 있는 류현진이 사실상 '스리 피치'로 샌디에이고 타자들을 상대한 것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3개의 구종만으로도 샌디에이고 타자들을 상대하기에 충분했다. 이 가운데 커브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류현진이 이날 기록한 삼진 7개 가운데 5개가 커브에 의한 것이었다. 시속 71마일(114km)에서 76마일(122km) 사이에서 형성되는 커브는 류현진의 뜻대로 들어갔다. 각도도 좋았다.

카운트를 잡을 때나 상대 타자의 헛스윙 삼진을 유도할 때는 여지없이 커브가 춤을 췄다. 피안타 4개 가운데 커브가 공략당한 경우는 하나도 없었다. '언터처블'이었던 셈이다.

18일을 쉰 덕분인지 빠른 공도 시속 95마일(153km)까지 찍혔다. 1회말에 가운데로 몰린 빠른 공이 통타당해 1실점하긴 했지만 빠른 공과 함께 시속 20마일(32km) 차이가 나는 커브는 타자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다. 또 커브는 타자들의 눈높이로 들어오다가 뚝 떨어졌기 때문에 공략하기 어려운 구종이었다.

◆ 쉽게 무너지지 않는 '멘탈 갑', 팀을 위기에서 구하다

MLB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는 정신력이다. 이미 정신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류현진은 팀 타선이 좀처럼 터져주지 않을 때도 꿋꿋하게 자신만의 투구를 펼쳤다.

3회포 선두 타자로 나선 류현진이 볼넷을 얻어 걸어나간 뒤 핸리 라미레스의 볼넷과 애드리언 곤잘레스의 안타로 1사 만루의 기회를 만들고도 도망가는 점수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맷 켐프의 타구는 우익수에게 잡혀 발이 느린 류현진이 홈에 들어오기에 무리였고 스캇 반슬라이크 역시 우익수 뜬 공에 그치면서 점수를 뽑지 못했다.

좋은 기회를 놓치면 위기가 오기 마련이다. 특히 류현진은 휴식을 취하지 못한채 3회초 내내 누상에 나가있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3회말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세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최근 LA 다저스 타선이 급격한 슬럼프를 겪음에도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고 6회말 1사까지 14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류현진이 이처럼 버텨주면서 LA 다저스 타선은 5회초에 켐프의 적시타로 귀중한 결승점을 뽑았다.

류현진의 이같은 정신력은 최근 2경기 연속 연장 역전패를 당한 LA 다저스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 류현진의 호투, 9월 재반등을 준비하다

LA 다저스는 아직까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거세게 추격해오고 있다. 류현진이 시즌 14승을 신고하던 같은 시간 샌프란시스코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홈경기에서 15-5로 이기며 6연승을 달렸다. 승차는 2.5경기에 불과하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된 것은 LA 다저스가 2.5경기의 승차를 유지한 것에서 벗어나 다시 도망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게다가 LA 다저스는 2일부터 동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워싱턴 내셔널즈와 부담스러운 경기를 치러야 한다. 샌프란시스코는 서부지구 최하위 콜로라도 로키스와 만나기 때문에 LA 다저스보다 부담이 덜하다.

또 류현진이 다시 마운드에 복귀하면서 샌프란시스코와 맞대결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LA 다저스는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원정 3연전을 치른 뒤 23일부터 25일까지 다저스타디움에서 샌프란시스코 홈 3연전을 갖게 된다. 6차례나 남아 있는 맞대결이기 때문에 순위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와 여섯 차례 경기 가운데 2경기에 모두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류현진이 완벽한 투구 내용을 선보인 것은 LA 다저스가 지구 우승과 포스트시즌 진출이 걸린 9월에 재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류현진 구종 분석

구종 1말 2말 3말 4말 5말 6말 7말
투심포심     9     4(13) 8(21) 4(25) 6(31) 11(42) 5(47)
커브 2 2(4) 3(7) 2(9) 2(11) 5(16) 2(18)
슬라이더 1 1(2) 2(4) 2(6) 3(9) 1(10) 1(11)
체인지업 2 0(2) 2(4) 2(6) 0(6) 0(6) 2(8)
투구수 14 7(21) 15(36) 10(46) 11(57) 17(74) 1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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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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