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30 09:24 (화)
[박영웅의 드라마Q] '조선총잡이' 원맨쇼 이준기만을 남겼다
상태바
[박영웅의 드라마Q] '조선총잡이' 원맨쇼 이준기만을 남겼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9.05 15: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박영웅 기자] KBS 수목드라마 '조선 총잡이'(이하 조총)가 치열했던 수목극 시청률 대전에서 근소한 우위를 점하며 대단원의 마무리를 장식했다.

'문제가 많던 드라마 배우 이준기가 살려냈다.' 이 드라마를 간단하게 총평하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4일 방송된 '조총' 마지막회는 박윤강(이준기)이 우여곡절 끝에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 민중의 영웅으로 다시 태어나는 데 성공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로써 '조총'은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획의도대로 극을 마무리했다. 게다가 시청률 1위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성과를 올렸다.

이 모든 힘은 이준기에서 비롯됐다. 사실상 조총은 이준기의 힘없이는 제대로 호흡하기도 힘든 드라마였다. 우선 이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 [사진=스포츠Q DB]

◆취약한 구조를 가진 퓨전사극 드라마 

초반 '조총'은 놀라운 퓨전사극이 될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신식총'을 소재로 우리나라의 슬펐던 구한말 역사를 재조명하는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드라마는 초반까지만 해도 단순한 퓨전 사극이 아닌 듯했다. 구한말 민족의 아픔 그리고 개혁과 보수,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대립과 외세의 도전을 신식총이라는 소재로 모두 설명하고 있었다. 단순한 영웅물과는 다를 것 같았다.

그러나 극은 중반부를 지나면서 심각한 약점을 노출하기 시작했다. 과거 역사를 조명하려던 모습은 사라지고 오로지 가공 인물 박윤강의 복수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스스로 단순 복수극으로 회귀해 버렸다.

그뿐만이 아니다. 큰 틀의 역사 배경을 무시하다 보니 단순 복수극을 이끌어갈 소재가 부족해졌고  극의 흐름이 느려지고 말았다. 시청자들은 "시간 끌기 아니냐"는 비난을 이어가며 이탈하기 시작했다. 결국 '조총'은 중반 이후 부터 시청률 정체와 더불어 실패를 향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  시작했다.

▲ [사진=KBS 2TV '조선 총잡이' 제공]

◆로맨스도 취약, 이준기 말고는 없었다

'조총'의 문제점은 또 있었다.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에 반드시 등장하는 로맨스가 취약했다는 점과, 이준기와 대립각을 세우는 최원신(유오성) 캐릭터의 카리스마가 부족했다는 부분이다.

우선 박윤강과 정수인(남상미)간의 사랑 이야기가, 지나치게 복수에 중심을 맞추다 보니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 풀어갈 이야기가 부족했다. 극 중 두 사람은 그냥 놔둬도 사랑하고 이뤄지는 커플이었다. 아찔하거나 절박한 로맨스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최원신 캐릭터 역시 박윤강과 대립하기에는 카리스마가 부족했다. 그는 박윤강 이전 최고의 조선 총잡이었음에도 드라마 후반에는 권력에 의지하며 박윤강을 상대하려고만 했다. 자연히 시청자들이 바라는 강력한 액션 장면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이 부분은 강력한 최원신 캐릭터를 만드는 데 실패한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 [사진=스포츠Q DB]

◆구세주 이준기

이런 취약한 구조에도 불구하고 '조총'은 시청률 1위를 지키며 종영했다. '조총'에는 자신의 몫 이상을 해낸 배우 이준기가 있었다.

지지부진한 복수극, 취약한 로맨스, 대립각을 세우는 최원신 캐릭터의 카리스마 부족에도 이준기는 시청자가 바라는 '조선총잡이' 캐릭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런 일은 이준기가 자신의 내공 있는 연기력으로, 겉으로는 냉정하면서도 속으로는 슬픔과 아픔이 공존하는 박윤강을 제대로 이해하고 소화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 [사진=KBS 2TV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 제공]

액션 부분에서도 이준기의 활약은 놀라웠다. 거의 대역 없이 위험한 장면을 소화함으로써 액션 장면에서 사실감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사실상 원맨쇼였다. 시청자들 역시 이 부분을 인정하고 있다. 드라마가 끝나자 대부분 시청자들은 이준기만 보였다는 평가를 남기고 있다.

이처럼 이준기는 쓰러질 뻔한 '조총'을 성공적으로 살려내며 자신의 연기사에 기분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제대 후 첫 드라마로 고민이 많았다던 그의 첫 번째 선택으로서는 꽤 괜찮은 성과였다.
 
5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조총' 마지막회는 12.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같은 시간대 드라마 중 1위를 차지했다.

dxhero@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