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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태극 셔틀콕, '런던의 굴욕'은 '리우의 영광'으로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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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태극 셔틀콕, '런던의 굴욕'은 '리우의 영광'으로 씻는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6.16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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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대표팀 미디어데이 개최…역대 최악의 성적과 고의패배 오점 딛고 재도약 다짐

[태릉=스포츠Q(큐) 글 이세영·사진 최대성 기자] “4년 전에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정상 탈환을 위해 많이 준비했다. 전 종목 메달을 노린다.”

한국 배드민턴이 명예회복을 선언했다.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부진과 고의 패배 논란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를 딛고 셔틀콕 강국으로서 정상을 탈환하겠다는 다짐이다.

2016 리우 올림픽을 50일 앞둔 16일 서울 태릉선수촌 오륜관에서 배드민턴 대표팀 미디어데이 및 공개훈련이 열렸다.

▲ 이득춘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이 16일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이득춘(54)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지난 1년간 비디오 분석을 통해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장점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며 “선수들의 체력과 근력 관리에 초점을 뒀다. 특히 근력을 향상시킴으로써 부상을 방지하는 훈련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 배드민턴은 구기종목에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금 1‧은 1‧동 1)까지 모든 대회에서 2개 이상의 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역대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남자복식 정재성-이용대 조가 딴 동메달이 유일한 메달이었다.

◆ 금메달 1개 이상 목표, '전 종목 입상 노린다'

두 번의 굴욕은 없다고 다짐했다. 이득춘 감독은 4년 전 끊긴 금맥을 이번엔 반드시 잇겠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런던에서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올해 리우에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많이 준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는 남자복식 세계 최강인 이용대(28‧삼성전기)-유연성(30‧수원시청) 조를 꼽았다. 이들 외에 다른 선수들도 충분히 메달권에 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감독은 “남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라 예상한다. 혼합복식 고성현(29‧김천시청)-김하나(27‧삼성전기) 조는 결승까지 가는 게 목표다. 결승에 진출한다면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 본다”며 “여자단식과 남자단식, 여자복식도 메달권에 들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 종목 입상을 노리는 대표팀이다.

▲ 유연성(앞)과 이용대가 16일 미디어데이 및 공개훈련에서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다.

개인적으로 3번째 올림픽에 나서는 이용대는 “4년 전에는 준결승에서 많이 긴장했고 부담감도 컸다. 이제는 마음을 편하게 먹고 경기하려 한다”며 “리우 올림픽만 보고 달려왔다. 남은 50일 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4년 전 런던 대회에서 입상권에 들지 못한 유연성은 “지금 페이스는 괜찮다. (이)용대와 같이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 남자복식이 춘추전국시대이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애 두 번째 올림픽에 나서는 배연주(26‧KGC인삼공사)는 “여자단식 경기가 재밌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은 응원을 해주신다면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고 웃어보였다.

대표팀은 취약 종목인 남자단식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인도네시아의 아구스 뒤 산토소 코치를 영입했다. “인도네시아 선수들이 대체로 까다롭고 유연성이 좋아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산토소 코치를 불렀다”고 밝힌 이득춘 감독은 “과거 중국인 코치를 영입했는데, 손완호가 중국 선수를 여러 번 이겼고 이동근의 경기력도 향상됐다. 이제는 인도네시아의 벽을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고성현(왼쪽)과 김하나가 16일 미디어데이 및 공개훈련에서 셔틀콕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 고의패배 오명 씻고 '정정당당'한 승부 펼친다

4년 전 대표팀은 성적 부진만큼이나 치명적인 오점을 남겼다. 바로 ‘고의 패배’ 논란이다. 토너먼트에서 강팀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경기를 내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결국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당시 이러한 의혹에 휩싸였던 한국을 비롯한 4개 조 복식선수 8명을 실격 처리했다.

당시 정경은(26‧KGC인삼공사)과 함께 런던에서 중국 선수들의 고의 패배 작전에 휘말렸던 김하나(27‧삼성전기)는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아직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는 않았다. 그때 상처가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득춘 감독은 당시 논란과 관련해 “BWF 룰에서 잘못된 점이 있었다. 협회에서 이의를 제기했고 BWF는 올림픽에서 승부조작이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며 “중국과 인도네시아 팀이 먼저 시작했고 한국 복식조 2개팀도 피해를 봤다. 지금은 룰이 바뀌었기 때문에 그때와 같은 조작이 나올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사상 최악의 성적과 고의 패배 의혹으로 얼룩졌던 런던에서의 굴욕을 씻겠다는 각오다. 이날 공개훈련을 진행한 선수들의 셔틀콕을 때리는 소리가 훈련장을 쩌렁쩌렁 울렸다.

▲ 2016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국가대표팀 선수단이 16일 미디어데이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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