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21:02 (월)
[박영웅의 드라마Q] '아이언맨' 첫회가 혹평세례를 받는 이유
상태바
[박영웅의 드라마Q] '아이언맨' 첫회가 혹평세례를 받는 이유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9.11 1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박영웅 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언맨'이 베일을 벗었다. '로맨스판타지멜로'라는 복합장르를 표방한 이 드라마는 구성의 특이함에서는 명불허전이었다. 하지만 캐릭터가 많은 문제를 노출하며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 주인공 주홍빈 때문이다.

10일 처음 방송된 '아이언맨'에서는 남자 주인공 주홍빈(이동욱 분)의 성격과 살아가는 모습 등이 중점적으로 그려졌다.

주홍빈은 성격과 행동양식 자체가 확실히 일반인과는 다른 캐릭터였다. 분노하면 몸에서 칼이 돋아나고 후각만으로 상대의 과거까지 알아차리는 능력은 둘째 치더라도 욕이 난무하는 그의 말투와 폭력적인 성격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 '아이언맨' 포스터 [사진= KBS 제공]

시청자들이 놀란 이유는 또 있다. 예상과는 다른 주홍빈 캐릭터 때문이다. 드라마 방송 전 시청자들의 예상은 주홍빈이라는 캐릭터가 예전 SBS '시크릿 가든'의 현빈처럼 까칠한 재벌 집 '차도남' 정도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주홍빈은 '차도남'이 아니었다.

그가 가진 폭력성과 까칠함을 넘어서는 냉정함은 '차도남'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강한 캐릭터였다. 이 드라마가 첫회 방송 후 혹평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아이언맨' 한 장면. [사진= KBS 2TV '아이언맨' 방송 캡처]

◆ 너무 강한 주홍빈,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주홍빈이 너무 강한 캐릭터로 등장하다 보니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혼란스러운 전개가 돼버렸다. 대등하게 드라마 구조를 이끌어가야 하는 손세동(신세경 분)의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약해졌고 주요 조연들의 연기마저 눈에 들어오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전체를 주홍빈이라는 캐릭터가 지배하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당연히 시청자들은 '복잡했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주홍빈 캐릭터가 너무 강해서 드라마를 전체적으로 느끼기 힘들었다' 등의 평가를 남기고 있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그대로 시청률에서 나타났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아이언맨'은 6.6%(이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같은 시간대 드라마 중 꼴찌를 차지했다.

▲ '아이언맨' 한 장면. [사진= KBS 2TV '아이언맨' 방송 캡처]

◆ 폭력과 욕설도 지나쳤다.

시청자들이 주홍빈에게 느낀 불편한 점은 또 있었다. 지나친 폭력성과 욕설이었다. 이날 주홍빈은 자신의 직원들이 업무적인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폭력을 행사했다. 특히 직원을 행해 노트북을 집어 던지는 장면은 그 수위를 넘어섰다. 욕설은 말할 것도 없었다. '0끼, 저0끼' 등은 예사로운 욕들이었고 심지어 '개0끼' 등의 욕설이 난무했다.

시청자들에게는 분명 거부감이 들만 한 내용이었다. 주홍빈이라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한 제작진의 '의도'라는 것을 모르는 부분은 아니지만, 공영방송의 드라마에서 이런 장면이 여과 없이 노출된 것은 도를 넘어섰다고밖에는 할 수 없다.

▲ '아이언맨' 한 장면. [사진= KBS 2TV '아이언맨' 방송 캡처]

◆ CG 실종 '배려'가 없었다

첫 방송에서 시청자들 대부분이 기대했던 부분은 주홍빈의 몸에서 칼이 돋아나는 CG 장면이었다. 하지만 1회에서는 그 어떤 CG 장면도 방송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첫 방송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으로 비판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CG 장면이 하나도 나오지 않으면서 첫 방송에서 주홍빈이라는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첫 방송의 '배려'라는 차원에서 제작진이 놓친 부분일 수밖에 없다.

주홍빈이라는 캐릭터가 역대 어느 드라마에서도 나오지 않은 돌연변이라는 부분은 이해해야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초반 그가 보여준 모습은 돌연변이라는 느낌과는 달리 패륜아 혹은 폭력적인 까칠남 정도였다. CG를 통한 설명 부족이 가져온 결과다.

다만 '아이언맨' 연출을 맡은 김용수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CG 를 잘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퀄리티가 보장되지 않으면 방송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CG 장면은 추후 방송에서 더 확인하고 거론해야 하는 대목이다.

▲ '아이언맨' 주인공 주홍빈 역을 맡은 이동욱 [사진=스포츠Q DB]

◆ 혹평의 첫회 달라질 수 있다
  
첫회를 방송하고 나서 이렇게 혹평을 받은 드라마는 최근 들어서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대부분 첫회에 괜찮다는 반응을 얻다가 중반 이후 무너지는 작품들이 많았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아이언맨은 초반의 혹평을 극복하고 인기 드라마로 자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이럴 가능성은 드라마 구성력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로맨스판타지멜로'라는 복합장르를 잘 살리기 위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구성만큼은 탄탄했다는 점이다.

돌연변이 게임회사 사장 주홍빈과 이런 게임회사에 들어가려는 손세동, 까칠한 주홍빈과 마음 착한 손세동이 가져다줄 위로 등 두 캐릭터가 펼칠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흥미롭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언맨'은 앞으로 더 기대해 볼 필요가 있는 드라마다. 과연 초반의 혹평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dxhero@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