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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역사저널 그날' 정중부·이의방·이고가 고려 '무신의 난'을 일으킨 이유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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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역사저널 그날' 정중부·이의방·이고가 고려 '무신의 난'을 일으킨 이유 (KBS 1TV)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6.06.2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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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류수근 기자] 역사적으로 반란은 대부분 차별과 억눌림이 곪아 터져 생긴다. 문신 주도의 고려 사회는 ‘이자겸의 난’(인종4, 1126년)과 ‘묘청의 난’(인종13, 1135년)을 거치며 왕조 중기에 이르러 폭발 직전의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918년 태조 왕건이 고려를 세운 지 252년이 지난 1170년(의종 24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문신 귀족과, 이들과 함께 흥건히 취해 균형감을 상실한 임금의 향락적인 삶은 무신들의 분노를 억제 불가능한 극한 상태까지 키우고 말았다.

26일 밤 9시 40분 방송되는 KBS 1TV의 역사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역사저널 그날’은 고려 '무신의 난'을 조명하는 ‘문신의 씨를 말려라! 무신정변 3일’ 편이다.

▲ 고려 '무신의 난'은 의종과 문신의 무신에 대한 도를 넘은 천대가 발단이 됐다. [사진= KBS 1TV '역사저널 그날' 제공]

“문신의 관을 쓴 자는 모조리 죽여 씨를 말려라!” 고려 건국 이래 최대의 난이 발발했다. 문신들에게 억눌려 살던 무신들의 불만이 결국 대폭발을 일으킨 것이었다.

1170년 8월의 마지막 날, 고려 수도 개경 동쪽에 있는 보현원(普賢院)에 피바람이 몰아쳤다. 사치와 향락에 빠진 고려 제18대 왕 의종은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문신들과 연회를 즐겼고, 무신들은 그들의 연회장을 밤낮없이 호위하며 부글부글 분노를 키웠다.

고려사는 “문신들은 기고만장해 취하도록 퍼마시는 반면 무신은 모두 배고파 죽을 지경이니...도저히 참을 수 없습니다”고 당시 조정의 행태를 기록하고 있다.

무신의 난은 종5품 문신 한뢰가 종3품 대장군으로 최고위급 문신인 이소응의 뺨을 때린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의종의 천대와 문신의 안하무인 폭정에 끓어오르던 무신들은 이를 계기로 보현원의 병력을 장악하고 문신들을 살해하기 시작했다.

▲ 무신정변 3일간 많은 문신들이 목숨을 잃었고, 의종은 결국 유배됐다가 시해되고, 의종의 동생이 허수아비 왕좌에 앉는다.[사진= KBS 1TV '역사저널 그날' 제공]

의종과 문신이 놀이를 하던 보현원에서 난을 일으킨 주동 인물은 정중부·이의방·이고 3명이었다. 무신들이 얼마나 차별대우에 분노했는지는 이들의 신분을 알면 금세 이해할 수 있다. 왕에게 충성을 다해야할 ‘친위군’이 반란군의 선봉에 선 것이다.

정변의 주동자로 알려진 정중부 역시 친위군 출신으로 왕의 총애를 받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실제 정변은 종3품 대장군인 정중부가 아니라 정8품 산원에 불과한 하급무신 이의방과 이고였다. 둘은 자신들만으로는 거사 성공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정중부를 끌어들였다.

무신 정변으로 3일 동안 무려 150여 명의 문신이 죽임을 당했다. 그러나 당초 주동자들이 왕조를 바꿀 계획은 없었다. 단지 문신들을 제거하고 권력을 장악하려는 의도였다.

살기를 느낀 의종은 무신들에게 칼을 하사하고 승진을 시키며 수습하려 했다. 하지만 환관 왕광취가 동료를 모아 무신들에게 반격을 시도하는 일이 벌어지며 상황은 급변했다. 결국 의종은 폐위돼 거제도로 유배된다. 무신들은 의종의 동생(명종)을 제19대 왕으로 세우고 권력의 최정점에 선다.

1173년 8월 발생한 문신 '김보당의 난'은 무신 정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된다. 이의방과 정중부를 토멸하고 의종의 복위를 꾀했던 김보당의 난이 진압된 뒤, 의종은 시해되고 남은 문신들마저 제거된다.

1174년, 이의방은 반대세력을 모두 숙청하고 자신의 딸을 태자비로 만들며 고려의 1인자로 우뚝 선다. 이후 무신정권의 우두머리는 부침을 겪긴 하지만 무신정권은 100년간 지속된다. 반대로 문신과 무신 사이에서 균형감을 상실해 정변을 초래한 고려 왕조는 허수아비처럼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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