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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인생밥상'이어 '짝꿍특집'까지…소재고갈·신뢰도 실종에 시달리는 '백종원의 3대천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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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인생밥상'이어 '짝꿍특집'까지…소재고갈·신뢰도 실종에 시달리는 '백종원의 3대천왕'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7.0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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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백종원의 3대천왕'이 수상해지고 있다. 백종원을 전면에 내세워 매 회 한 가지 메뉴를 선정해 한국 최고의 맛집 3대천왕을 선정한다는 야심찬 주제를 내걸었지만, 최근들어 그 주제가 점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2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는 2주 전 방송된 '인생밥상' 편에 이어 백종원, 김준현, 이휘재 등 세 명의 MC가 짝꿍 파트너들과 맛집을 찾는 '짝꿍 특집'을 준비했다.

'짝꿍 특집'에서 백종원은 먼저 김흥국과 함께 '백종원의 3대천왕' 낙지볶음편에 등장했던 경기도 구리의 낙지볶음 맛집 '골목안채'를 찾았고, 이어 신화의 앤디와 함께 대전의 소머리국밥과 매콤한 겉절이김치로 유명한 '선화동실비식당'을 찾았다. 이어 김준현은 최화정과 인천의 생돼지갈비 구이 맛집 '부암식당'을, 이휘재는 제주도까지 내려가 제주 유나이티드 이근호 선수와 고기짬뽕 맛집 '물질식육식당'을 찾았다.

하지만 '짝꿍 특집'은 2주 전 방송된 '인생밥상'과 더불어 '백종원의 3대천왕'의 기본 주제인 특정 음식의 맛집을 소개한다는 규칙을 깼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자아내는 특집이었다.

▲ SBS '백종원의 3대천왕' 짝꿍특집 백종원·김흥국이 찾은 구리 낙지볶음 맛집 '골목안채', 이휘재·이근호 선수가 찾은 제주 고기짬뽕 맛집 '물질식육식당', 김준현·최화정이 찾은 인천 돼지생갈비 맛집 '부암갈비', 백종원·신화 앤디가 찾은 대전 소머리국밥 맛집 '선화동실비식당' [사진 = SBS '백종원의 3대천왕' 방송화면 캡처]

2주 전인 6월 18일 방송된 '인생밥상' 특집은 살면서 가장 감동받은 밥상이라는 그럴싸한 주제를 내세웠지만, 정작 방송에 소개된 메뉴는 대구 중화비빔밥과 경남 거제의 제육볶음, 그리고 부산의 해물탕과 비슷한 수중전골 등 메뉴간에 아무런 통일성을 찾기 어려운 특집이었다.

이는 2일 방송된 '짝꿍특집'도 마찬가지였다. 낙지볶음부터 고기짬뽕, 돼지생갈비구이, 소머리국밥으로 이어지는 메뉴는 한 가지 메뉴에 대해 최고의 맛집을 찾는다는 '백종원의 3대천왕'의 정체성과는 크게 동떨어져 있었고, 그나마도 낙지볶음 맛집인 '골목안채'와 돼지생갈비 맛집 '부암갈비'는 기존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소개된 집이었다.

'백종원의 3대천왕'은 2015년 8월 금요일 밤 11시에 '위꼴'을 선언하며 큰 화제몰이에 나서며 단숨에 '먹방'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마리텔'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요리연구가 백종원을 내세워 돼지불고기, 닭볶음탕, 떡볶이, 돈까스, 치킨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메뉴들을 중심으로 맛집을 찾아다니고, 스튜디오에서 선정된 맛집들의 요리경연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 위기가 오기 시작한 것은 역시 금요일 밤 11시 시간대에서 토요일 오후 6시라는 애매한 시간대로 옮긴 이후부터였다. 금요일 밤 11시라는 불리한 시간대에서도 최고 8%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슈몰이에 성공한 '백종원의 3대천왕'은 높은 인기에 힘입어 토요일 저녁시간대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선택은 '백종원의 3대천왕'에게 큰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방송 시간대를 옮긴 이후 한동안 9%가 넘는 시청률이 나오며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듯 보였지만, 떡볶이와 치킨에 이어 국수와 삼겹살, 돈까스 등 기존에 진행한 메뉴들의 2탄을 진행하며 서서히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심지어 최근에는 물회편이 시청률 4.8%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5% 미만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눈에 띄게 시청률이 감소했고, 화제성 역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물론 동시간대에 방송 중인 MBC '무한도전'과 KBS '불후의 명곡'의 꾸준함을 넘어서지 못한 것도 패인이었다.

하지만 '백종원의 3대천왕'이 지금 처한 위기의 본질은 새로운 메뉴 대신 치킨이나 돈까스, 짜장면처럼 인기를 끌었던 메뉴의 후속편으로 시청률을 붙잡으려는 시도를 한다거나, 맛집 선정에 있어서도 진짜 제대로 검증된 맛집보다 'VJ특공대'와 같은 정보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듯한 독특하고 이색적인 맛집에 매달린다는 것이 오히려 시청자들의 흥미를 떨어트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물론 '백종원의 3대천왕'은 맛집 선정에 있어 돈을 받는다는 의혹에 대해 완강하게 부정하고 있으며, 돈을 받고 맛집을 선정한다는 주장을 펼치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하지만 '3대천왕'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내걸고 독특하고 이색적인 맛집을 주로 찾는 과정에서 정작 실제 맛집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식당들이 주로 등장한다면 프로그램의 신뢰도를 떨어트리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백종원의 3대천왕'은 방송 초기 아이템이 100개도 넘개 있다며 자신만만하게 시작했다. 지금 '백종원의 3대천왕'을 살릴 수 있는 것은 '짝꿍특집'과 같은 이색적인 특집으로 일시적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돌려보려는 것이 아니라, 초심으로 돌아가 제대로 된 메뉴로, 제대로 된 맛집을 선정해 시청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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