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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원티드' 엄태웅, 한마디로 드러난 경고와 야망 "너 배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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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원티드' 엄태웅, 한마디로 드러난 경고와 야망 "너 배우잖아"
  • 연나경 기자
  • 승인 2016.07.03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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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연나경 기자] 인간은 비뚤어진 야망을 품었을 때 가장 잔인해진다. '원티드'의 엄태웅이 극 중 배우인 김아중의 모성애를 역이용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냉혹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초반 엄태웅의 극중 성격을 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방송된 SBS '원티드'(극본 한지완·연출 박용순)에서 신동욱(엄태웅 분)은 유괴당한 아들을 찾으려 동분서주하는 정혜인(김아중 분)의 약점을 정곡으로 찌르며 시청률의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매몰찬 면모를 무표정하게 연기해 내 전율을 자아냈다.

엄태웅은 현재 신원미상의 아이를 데리고 그를 병원으로 옮긴 상황이었고, 김아중은 자신의 아이인 현우 대신 신원미상의 아이가 있는 병원을 찾았다. 그는 배우답게 현장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신원 미상의 아이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 받은 전화가 유괴범에게서 걸려 왔다는 것을 알고 감정조절을 하지 못했다.

▲ SBS수목드라마 '원티드'에서 신동욱(엄태웅 분) 피디가 정혜인(김아중 분)의 모성애 약점을 이용해 자신의 야망을 냉혹하게 추구하고 있다. [사진=SBS '원티드' 방송 화면 캡처]

김아중이 연기하는 정혜인은 충무로의 흥행 보증 수표이자 안방극장의 시청률 제조기인 스타 배우다다. 정혜인은 충분히 자신의 무기인 연기력을 통해 시청자들을 감정이입시킬 수 있었지만, 엄마라는 포지션에 서면서 연기자로서의 냉정함을 잃고 흥분한 상황이었다. 그런 정혜인을 각성시킨 것은  "일 하는 거다. 감정조절하라"는 연출자 신동욱의 매몰찬 주문이었다.

엄태웅이 연기하는 신동욱은 생방송 프로그램인 '정혜인의 원티드' 피디로, 그에게 중요한 건 진실보다는 재미, 영상의 색감, 방송에서의 적합성이다. 하는 방송마다 대박이 나면서 천재라는 평가와 속물이라는 평가가 엇갈려 온 인물로, 과거 승승장구했으나 삐끗한 상태에서 '정혜인의 원티드'를 만나게 됐다.

김아중이 납치범의 전화를 받고 진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엄태웅의 모습은 오직 시청률만 생각하는 속물적인 방송쟁이였다. 화면 속에 있는 사람의 감정보다는, 자신이 현재 만들어가고 있는 방송이 더욱 중요했다. 엄태웅의 상황에서 '정혜인의 원티드'가 대박이 나는 것은 자신의 과거 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엄태웅은 '원티드'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연출자의 모습을 연기하고 있다. [사진= SBS '원티드' 방송 화면 캡처]

이같은 엄태웅의 냉혹한 극 중 캐릭터는 드라마 종영 때까지 이어질까? 하지만 '원티드' 방송 초반이기에, 엄태웅의 캐릭터가 변할 확률은 아주 높아 보인다. 김아중과 한 프레임 내에 등장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엄태웅의 초기 캐릭터는 김아중의 영향을 받아 유하게 변해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변한다면 언제 어떤 계기로 바뀔까? 드라마 중반 이후 주목할 만한 시청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엄태웅은 '부활''마왕' 등 장르물에서 강세를 보였던 배우로, 오랜만에 자신의 주장르인 강력한 캐릭터의 장르물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그는 현재 시청자들의 기대대로 별명다운 '포스'를 뽐내며 극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신동욱의 캐릭터가 정혜인과의 끊임없는 부딪힘으로 변화를 겪더라도, 드라마가 장르물임을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주객전도가 일어나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원티드'의 극적 긴장감을 지속하면서도 엄태웅과 김아중의 극중 케미가 어떤 식으로 미묘한 변화를 이룰지는 드라마의 완성도 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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