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3 17:48 (금)
[무비Q토크] 재개봉 영화 러시…'500일의 썸머' 8만 돌파에 ''굿 윌 헌팅'·'니키타'·'바그다드 카페'·'언어의 정원'도 재개봉
상태바
[무비Q토크] 재개봉 영화 러시…'500일의 썸머' 8만 돌파에 ''굿 윌 헌팅'·'니키타'·'바그다드 카페'·'언어의 정원'도 재개봉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7.07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극장가에 재개봉 영화가 넘실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개봉 영화라고 하면 DVD나 IPTV 판매를 위해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친 영화들을 형식적으로 재개봉하는 선에서 그쳤지만, 지금은 재개봉 영화가 당당히 박스오피스 순위권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극장가의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재개봉작 중 가장 눈에 띄는 영화는 2010년 1월 개봉했던 마크 웹 감독의 '500일의 썸머'다. '500일의 썸머'는 2010년 개봉 당시에는 전국 13만 정도의 관객을 동원한 평범한 외화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 6월 29일 6년 만에 재개봉 한 후 겨우 8일 만에 8만 관객을 동원하며 첫 개봉 때보다 오히려 관객이 더 많이 드는 기현상을 만들어냈다.

6년 만에 재개봉한 '500일의 썸머'의 이례적인 흥행은 영화 개봉 당시보다 현재 더욱 올라간 영화적 가치가 큰 몫을 한다. '500일의 썸머'를 연출한 마크 웹 감독은 당시 할리우드의 평범한 신인감독에 지나지 않았지만 '500일의 썸머'로 연출력을 인정받아 이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편과 2편을 연이어 연출하며 할리우드의 스타 감독으로 떠올랐다.

▲ 2016년 재개봉해 좋은 성적을 기록한 '500일의 썸머', '인생은 아름다워', '러브레터', '불의 전차'

주연배우인 조셉 고든 레빗 역시 영화 개봉 당시에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였지만 '500일의 썸머' 이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과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연이어 캐스팅되며 한국에서 사랑받는 배우로 떠올랐고, 조셉 고든 레빗에게 연애에 대한 조언을 해주던 성숙한 여동생 '레이첼'을 연기한 클로이 모레츠도 이 작품 이후 '킥애스' 시리즈를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오히려 2010년 개봉 당시 '500일의 썸머'에서 가장 유명했던 여주인공 '썸머' 역의 주이 디샤넬은 이 작품 이후 TV 시리즈에 출연하며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낮아졌다.

올해 재개봉 영화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둔 작품은 '500일의 썸머' 뿐만이 아니다. 로베르토 베니니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줬던 작품이자 지금도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홀로코스트 영화 중 하나로 불리는 '인생은 아름다워'도 도 지난 4월 17년 만에 재개봉해 12만의 관객을 동원했다. 

또한 겨울 멜로영화의 걸작으로 불리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는 1월에 재개봉해 2만 4천 관객을 동원했다. '러브레터'는 2013년에도 이미 한 차례 재개봉해 3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었기에 이번이 두 번째 재개봉이었다. 

여기에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도 1월에 재개봉해 3만 4천의 관객을 동원했고, 최고의 스포츠 영화로 불리는 '불의 전차'도 6월에 재개봉해 3만 5천 관객을 동원했다. 이외에도 2000년대 홍콩 느와르의 걸작으로 불리는 '무간도'와 2000년대 일본 멜로영화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불리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도 올해 재개봉해 극장에서 1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2015년에도 짐 캐리의 진지한 연기가 돋보이는 '이터널 선샤인'이 10년 만에 재개봉해 3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고, 지브리 스튜디오의 걸작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1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이외에도 계륜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대만 청춘멜로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과 크리스마스 시즌 멜로영화로 각광받는 '러브 액츄얼리'도 각각 5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 재개봉 영화는 지난해의 '이터널 선샤인'만큼 폭발적인 흥행을 기록하는 작품은 없지만, 편수나 전반적인 흥행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위에 있다.

정식으로 개봉하는 외화도 1만 관객을 넘어서는 것이 쉽지 않은 척박한 한국 극장가 현실에서 재개봉 영화들이 이처럼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이유는 DVD나 IPTV, 굿다운로드 서비스 등 영화를 접할 수 있는 주변적 여건은 좋아졌지만 기억 속에 남아있는 걸작영화를 다시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 관객들의 욕구가 확대된 것이 원인이다. 게다가 재개봉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디지털 리마스터링 등 예전에 비해 한층 깨끗하고 선명한 화질과 사운드로 관객들의 아쉬움을 충족시켜준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 2016년 7월과 8월에 재개봉할 영화들 '베티블루 37.2', '굿 윌 헌팅', '초속 5센티미터', '벤허', '연인'

이런 흐름에 힘입어 앞으로도 다양한 재개봉 영화들이 극장가에 쏟아진다. 올해 초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재개봉으로 흥행에 성공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언어의 정원'과 '초속 5센티미터'가 한 편으로 묶어져 7일에 재개봉하며, 영화 역사상 최고의 기독교 영화로 불리는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벤허'도 HD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7일에 재개봉한다. '벤허'는 특히 현재 할리우드에서 '원티드'의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이 '벤허' 리메이크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원판과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가장 서정적인 영화를 만드는 영상시인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데뷔작 '환상의 빛'도 7월 7일에 재개봉한다.

7월 14일에는 영화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여성영화 중 한 편으로 불리는 퍼시 애들론 감독의 '바그다드 카페'가 17분이 추가된 디렉터스 컷으로 재개봉하며, 아름다운 비주얼의 포스터로 유명한 장 자크 베넥스 감독의 '베티블루 37.2'도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거쳐 184분의 무삭제판으로 7월 28일에 재개봉한다. 또한 여성 킬러를 다룬 영화의 대표작인 뤽 베송 감독의 '니키타'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초청에 맞춰 7월 28일에 재개봉한다.

이외에도 '영웅본색'과 함께 80년대 홍콩느와르 영화 열풍의 정점을 찍었던 주윤발, 이수현 주연의 '첩혈쌍웅'과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이라는 할리우드 최고의 콤비를 만들어낸 '굿 윌 헌팅', 제인 마치라는 스타를 만들어낸 멜로영화 '연인' 등 추억 속의 걸작들이 8월달에도 연이어 재개봉할 예정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