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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추적60분' 실손 의료보험 악용한 보험사기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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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추적60분' 실손 의료보험 악용한 보험사기의 민낯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7.13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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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값싸고 질 좋은 의료서비스가 오히려 보험 사기에 악용되고 있다. 

13일 오후 11시10분 방송되는 KBS 2TV '추적60분' 사라진 보험금 6,500억원의 비밀 편에서는 실손 의료보험을 이용한 보험사기 실태를 고발한다.

■ 수상한 병원의 이상한 진료

군포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은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한 의원을 몇 달 전부터 조사해왔다. 정형외과, 내과와 함께 피부 관리실을 운영하는 이 병원 안에서는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실제로는 피부 미용 시술을 받지만, 치료 목적의 도수치료로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 환자가 실손의료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밖에도 실손 보험금 청구를 위해 허위로 입원시킨 일명 ‘나이롱 환자’도 확인됐다. 해당 병원의 직원들과 환자가 공모한 결과였다.

이 병원은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 설립한 병원이다. 의료생협은 의료 서비스를 원하는 조합원 300명과 출자금 3,000만원만 있으면 설립이 가능한 비영리 기관이다. 

▲ [사진=KBS 2TV '추적60분' 예고편 캡처]

지역 주민들에게 값싸고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생긴 제도지만, 상대적으로 설립이 쉬운 점을 악용해 몇 년 전 성행했던 ‘불법 사무장 병원’이 의료생협으로 둔갑하고 있다. 합법적으로 사무장 병원을 운영할 수 있는 통로가 된 것이다. 

경찰은 지난 6월, 의료법 위반과 보험사기 혐의로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추적60분' 제작진은 보험사기 증거들이 낱낱이 밝혀진 현장을 단독으로 동행 취재했다.

■ 2016년 대한민국 보험사기 백태

양·한방병원으로 등록된 또 하나의 의료생협 병원은, 조합원 수만 9백여 명에 달한다. 제작진은 어렵게 해당 병원의 조합원 명단을 입수했다. 
이상한 것은 지난 몇 년간, 병원을 수차례 방문하면서도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이르기까지, 진료비를 미납한 조합원들이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이들이 돈을 내지 않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보험사기를 일삼는 병원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범죄행위는 갈수록 교묘해진다. 심지어 실손 보험을 든 환자들만 끌어오는 브로커까지 있다고 하는데. 제작진은 실제로 사무장 병원에서 브로커로 일했던 제보자를 만나 범행수법과 이들이 가져가는 수익 등 적나라한 실태를 들어본다.
 
전직 사무장병원 브로커는 "진짜 돈 없는 사람들은 입원을 못 한다. 실비(실손 보험)가 없으면 환자 취급을 안 한다"고 털어놓는다.
 
실손 보험을 들어야만 진짜 환자 대접을 받는 현실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보험사기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 보험사기의 또 다른 주범, 환자

취재 도중, 수상한 환자가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서울의 한 지역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박성호(가명) 씨였다. 제작진은 어느날 오전, 근무시간에 사무실을 나서는 박씨를 목격했다. 그는 병원이 밀집한 상가로 가 치료를 받았다. 관찰결과, 그는 하루에 최대 열 곳의 병원과 한의원을 돌며 치료를 받고 있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은 "쉽게 얘기하면 닥터쇼핑을 하신 거다. 국민건강보험 차원에서 여러 병원을 방문하는 건 법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병원에) 갈 때마다 국민건강보험에서 진찰비가 의원마다 다 가는데, 그 보험료는 국민들이 내는 거다"고 말한다.
 
실손 의료보험은 현재 3150만여 명이 가입해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 불린다. 건강보험이 보장해주지 않는 ‘비급여 항목 의료비’를 보장해주는 실손보험의 약관을 악용해, 보험사기가 판을 치고 있다. 심지어 ‘보험금을 못 타면 바보’라는 말까지 나온다. 문제는 그 피해가 보험가입자들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급여 보험금 지급이 급증하면서 실손 보험의 손해율은 2015년 상반기 124.2%까지 치솟았고, 이 때문에 환자가 내야 하는 자기부담금은 10%에서 20%로, 2배 인상됐다.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일부 병원과 브로커, 당장 의료비가 적게 지출된다는 이유로 범죄에 가담하는 환자까지. 삼각 고리를 끊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일지, '추적60분'은 보험사기의 실태를 파헤치고 해결책을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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