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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피스톨 퀸' 꿈꾸는 김장미-정지혜 후배 여중생들, "우리도 언니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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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피스톨 퀸' 꿈꾸는 김장미-정지혜 후배 여중생들, "우리도 언니들처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20 11: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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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미-정지혜 모교 관교여중-부광중 학생들 사격장 찾아 열띤 응원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장미 언니 진짜 멋있어요. 우리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2014 인천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경기가 열린 20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 수많은 취재진과 김장미를 보려는 팬들이 관중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여중생 무리가 유달리 눈에 띄었다.

깔깔대며 수다를 떨던 여중생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눈빛이 변했다. ‘제2의 김장미’, ‘포스트 정지혜’를 노리는 그들은 날카로운 눈으로 언니들의 조준 자세, 동작 하나하나를 주시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관교여중 학생들 7명과 관교여중에서 사격을 배우고 있는 2명이 포즈를 취했다. 이들은 "김장미같은 대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른쪽부터 이윤희, 최지원, 박세진.

인천 남구 관교동에 자리한 관교여중 학생 7명은 조준희(43) 코치의 인솔 하에 오전 7시부터 옥련동을 찾았다. 김장미의 광팬 이윤희(15)는 손목시계로 초를 재면서 김장미의 모든 행동을 노트에 적었다.

그는 김장미가 본선을 1위로 마친 직후 사대 뒤를 돌아보자 어쩔 줄을 몰라 하며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댔다. 이윤희는 “장미 언니를 뛰어넘고 싶다"며 "10m와 25m 모두 잘해서 나가는 대회마다 매번 정상에 오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최지원(14) 역시 부지런히 노트를 채웠다. 정성스레 적은 일지에는 조준간 걸리는 간격, 김장미의 자세, 스스로 생각하는 배울 점 등이 적혀 있었다. 그는 “남들보다 배로 노력해서 유명한 국가대표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최지원이 적은 일지. 박세진은 일지에 대해 "자율적으로 적고서 경기를 돌아보면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박세진(14)은 일지 작성에 대해 “자율적으로 느끼는 점들을 적고 정리해서 경기를 돌아보면 큰 도움이 된다”면서 “세계적인 선수들을 가까이서 보며 우리하고 다른 점을 직접 보니까 정말 좋다”고 웃어보였다.

관교여중은 지난 12일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린 제51회 세계선수권 여자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정지혜의 모교다.

최지원과 박세진의 어머니는 “선배인 정지혜의 금메달이 아이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우리 딸들도 무럭무럭 성장해서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위해 인천시는 국제 규격의 사격장을 마련했다. 관교여중과 옥련동은 차로 20분 거리. 조 코치는 근거리에 국제사격장이 생긴 것에 대해 “실업팀과 대학팀이 자주 인천을 찾게 될 것”이라며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것이 정말 많을 것”이라고 기뻐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관교여중 조준희 코치는 "가까운 거리에 국제 사격장이 생겨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기뻐했다.

관교여중 외에도 부평구에 위치한 부광중 학생들도 사격장을 찾았다. 지도자가 아시안게임에 파견돼 자리를 비웠음에도 3학년 주장 외 15명은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한 시간이 넘는 거리를 한 걸음에 달려왔다. 부광중은 김장미의 모교다.

부광중의 김윤영(13)은 “장미 언니는 긴장을 전혀 안하고 쏘는 것 같다”며 “언니처럼 올림픽 시상대 꼭대기에 오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박서희(14)와 정재은(14)은 “언니의 자세는 정말 안정적이다. 뒤에서 봐도 믿음직하다”고 거들었다.

정지혜는 본선 2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올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장미는 결선에서 7위에 올랐지만 22일 25m 권총에서 금메달에 재도전한다.

비록 이날 선배 언니들의 합작 메달이나 금메달을 보지는 못했지만 내일의 권총스타를 꿈꾸는 김장미와 정지혜의 후배들로선 돈주고도 못살 값진 현장 경험이었다.

1학년 학생들은 총성이 울릴 때마다 고사리 손으로 삐뚤빼뚤 소감문을 작성했다. 저마다 ‘피스톨 퀸’이 되겠다는 꿈을 꾸면서.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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