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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방식 변경에 발목, 비상 걸린 한국 사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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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선방식 변경에 발목, 비상 걸린 한국 사격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9.20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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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점수 합산서 결선 성적으로만 결정…진종오 과도한 부담·시차 적응 실패 '이중고'로 금 실패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경기 운영 방식이 변경된 것이 끝내 한국 사격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과도한 부담과 시차 적응 실패 역시 한국 사격이 첫날 기대했던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원인이 됐다.

진종오(35·KT)가 20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권총 50m 개인전에서 본선 1위를 차지하고도 결선에서 7위에 그치며 기대했던 금메달은 커녕 메달권 진입도 하지 못했다.

진종오는 불과 열흘여전인 지난 9일 50m 권총 개인전 본선에서 583점을 기록하며 34년만에 세계신기록을 경신했다. 진종오는 결선에서도 192.3점을 쏘며 안정적으로 개인전 금메달을 따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만큼은 달랐다. 본선에서 568점으로 1위를 차지한 진종오는 결선에서는 컨디션이 뚝 떨어지며 첫 6발을 7위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결국 진종오는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한채 푸치펑(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진종오가 20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7위로 마감한 뒤 사대에서 벗어나고 있다.

진종오의 메달권 입상 실패는 본선과 결선 점수를 합산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결선 점수만 가지고 선수를 탈락시키는 새로운 방식에 희생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동안 사격은 본선과 결선 점수를 합해 순위를 가렸지만 이제 본선 점수는 결선에 올라가는 8명의 선수를 가리는데만 쓰인다. 결국 결선에서도 컨디션을 끝까지 유지해야만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진종오는 과도한 부담이 결선에서 발목을 잡힌 원인으로 꼽힌다. 진종오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월드컵 파이널까지 50m 권총과 10m 공기권총 개인전 2관왕을 차지했지만 유독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는 단 1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진종오는 세계선수권에서 2관왕을 차지한 상승세를 바탕으로 아시안게임 개인전 2관왕을 함께 노렸지만 이런 부담이 결국 결선에서 자신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지 못한 장애 요인이 됐다.

특히 진종오는 스페인 그라나다에서 열렸던 세계사격선수권에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아 결선부터 다소 지친 모습을 보였다. 결선 첫 6발에서 8.8점을 무려 4개나 쏜 것이 그 증거였다.

당시 진종오와 세계선수권에서 경쟁했던 선수 가운데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차지했던 라이지투(인도)가 금메달을 가져갔다. 그러나 세계선수권 3위 팡웨이(중국)는 5위로 탈락했다. 라이지투 역시 첫 6발을 6위로 출발하는 등 부진을 겪었으나 이후 컨디션을 회복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이뤄냈다.

세계사격선수권에서는 결선 점수만 따지는 방식에 정지혜(25·부산시청)가 깜짝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지만 진종오의 경우처럼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본선에서 8위 안에만 들면 결선에서는 다시 0에서 시작하는만큼 이전과는 분명 다른 경기 운영이 필요하다.

육상이나 수영 같은 종목처럼 상위로 올라가기 위한 적절한 순위에 들어간 뒤 가장 중요한 결선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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