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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인천상륙작전' 이범수 "편집 아쉬워, 특별판 나올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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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인천상륙작전' 이범수 "편집 아쉬워, 특별판 나올 수 있을까요?"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6.08.05 0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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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영화 '인천상륙작전'(감독 이재한)이 호평과 혹평 사이, 엇갈린 평 속에 순항 중이다. 국군 영웅들을 기리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는 이 영화에서, 배우 이범수는 북한군 인천 방어사령관 림계진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 국군과 북한군은 극명히 대립하고, 림계진은 '반동분자'를 상대로 무자비한 살상을 저지르는 인물로 그려졌다.

"원래 전쟁영화를 좋아했다. 할리우드 영화든 한국영화든 빼놓지 않고 봤다"는 이범수는 "자랑스러운 우리 영웅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난 그중 인민군 역을 맡았으니 마음이 오죽했겠냐"며 웃어 보였다.

[스포츠Q(큐) 오소영 기자] 림계진 역을 표현하기 위해 이범수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범수는 북한 사투리를 배우는 데 공을 들이고, "능글맞고 노련한, 기름진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7kg 찌웠다.

"림계진을 다른 북한 장교와는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극중에서 유일하게 함경도 사투리를 구사했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평안도 사투리가 아니라, 북한 군인 출신 이탈주민으로부터 일주일에 3~4회 두달 간 함경도 사투리를 배웠어요. 사투리를, 그것도 군인의 말투로 해야 하니 쉽진 않더군요. 그래도 속을 알 수 없는 비열한 캐릭터가 묻어나야 하니 말씨에 신경을 많이 쓸 수밖에 없었어요."

▲ '인천상륙작전' 이범수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범수 "'인천상륙작전', 부끄럽지 않은 영화"

이범수에게 '인천상륙작전'은 한마디로 "부끄럽지 않은 영화"다. 인대가 끊어질 뻔한 아찔한 부상을 당하면서까지 열심히 촬영한 결과다.

"재밌는 영화라고 주변에 얘기해도 안 부끄럽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때는 기대보다 아쉽다거나, 주변에 쉽사리 작품에 대해 말할 수 없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이번 영화의 경우는 부끄럽지 않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었어요."

여기에는 실제 한국전쟁에 참여했던 이들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었다는 뿌듯함도 포함된다. 앞서 이범수는 아버지가 한국전쟁 참전용사라며, 늘 아들의 활동을 응원하던 그가 드라마 '아이리스2' 출연에는 내키지 않아 했다는 이야기를 공개하기도 했다.('아이리스2'에서 이범수는 북한 요원 역을 맡았다)

"어렸을 때부터 역사 공부를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중, 고등학교 참고서를 봤죠. 그런데도 인천상륙작전의 배경에 대해선 잘 몰랐어요. 이번 영화를 통해 인천상륙작전이 유엔군만의 작전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국군이 무기력하지 않았고 켈로부대, 해군부대의 활약이 있었다는 것. 그분들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점에 기분이 좋았죠."

▲ 영화 '인천상륙작전'에서 북한군 인천 방어사령관 림계진 역을 맡은 이범수.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인천상륙작전'에 나오지 않은 장면들, 감독판서 보나 

물론 이런 만족에도 아쉬움은 있다. 러닝타임을 맞추기 위해 편집되기도 하고, 생각과는 다르게 펼쳐진 장면들도 있다.

"제가 캐스팅을 제안받았을 때 대본의 림계진은 유학 중 신문물을 접해, 고뇌하는 '사상가'의 이미지가 강했어요. 한채선(진세연 분)과의 러브라인도 있었죠. 하지만 림계진과 장학수 모두 고민을 하는 캐릭터다 보니, 림계진이 보다 날을 세우는 캐릭터로 바뀌게 됐어요."

이밖에도 장교 클럽에서 러시아어로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는 장면, 탱크 전투 장면 등이 편집돼 아쉬움이 남았다.  

"림계진이 장학수의 장갑차를 쫓고, 포를 발사하는 박진감 있는 장면이었어요. 탱크를 타 볼 일이 없으니 배우로서 색다른 경험이었죠. 2주일을 촬영했는데 거의 통으로 날아가고 10초 정도 나왔던 것 같아요. 영화가 잘되면 무삭제 장면이 들어간 특별판을 준비한다는 말도 있던데. 그렇게 될지 모르겠네요.(웃음)"

이범수의 첫 촬영은 야외 사격장에서 이정재와 기싸움을 벌인 장면이었다. 장학수는 기뢰부설해도에 대해 묻고, 림계진은 그의 정체를 의심하며 목 언저리 셔츠를 젖힌다. 목에 난 흉터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장면과 관련해, 편집된 내용도 있다. 최고사령관 비서는 림계진에게 "박남철(박성웅 분)은 목 오른쪽에 상처가 있다"고 말한다. 림계진은 목 흉터를 보고 장학수를 박남철로 여긴다. 장학수가 박남철처럼 분장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비서 또한 첩자였던 것이다. 림계진이 이후 그를 총살하는 장면도 있었으나 삭제됐다.

▲ '인천상륙작전' 이범수 [사진=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범수가 후배들에게 묻는다, 스타냐 배우냐

디테일을 신경 쓰며 강렬한 연기를 선보이는 이범수. 그는 신한대 공연예술학과 교수로 후배들을 길러내고, 직접 연기자 소속 회사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회사에는 이범수 외에는 대부분 신인들이 소속돼 있다.

이번 '인천상륙작전'에서 작전 참모 총위 류장춘 역을 맡은 배우 김희진 역시 같은 회사 소속의 신인이다. 이범수는 김희진에게 군인으로서 가져야 할 몸가짐, 말투, 생활양식 등을 참고하라고 촬영 전부터 조언하기도 했다.

이범수는 신인 발탁 기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 "기준이라고 하면 좀 매몰차다. 다만 나도 예전에 몰랐던 사실이기 때문에 조언해 주고 싶은 말은 있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스타인지, 배우인지부터 먼저 결정해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얘기다.

"저도 예전엔 몰랐던 사실이기 때문에 배우 지망생들에게 드리고 싶은 참된 조언이 있어요. 내가 스타를 꿈꾸는지, 배우를 꿈꾸는지를 명확하게 알아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2~4년 안에 당장의 결실을 맺을 건지, 혹은 5년, 10년이 넘는 먼 길을 갈지를 택하게 되고 더 구체적인 준비를 할 수 있게 돼요. 내가 어떤 자질과 장단점을 갖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내 목표가 모호하면 계획도 모호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 '인천상륙작전' 이범수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취재후기] 이범수를 둘러싼 최근의 핫 키워드는 역시 '인천상륙작전'과 KBS 2TV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다. 이범수는 '슈퍼맨'에 '소을 다을 남매'와 출연 중이다. 이범수는 영화에 대해 진지하게 설명하다가도, 자녀 이야기가 나오자 곧바로 행복한 아버지의 웃음을 지었다.

"저도 어렸을 때 아버지를 따라한 기억이 있는데, 아이들이 그런 게 있나 봐요. 제가 파란색 모자를 쓰면 다을이도 파란색 모자를 쓰고 그래요. 까부는 거죠.(웃음) 처음엔 방송출연을 하는 게 괜한 유난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방송을 통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물리적 시간이 많아지니 덕분에 추억을 많이 만들 수 있어요. 참 보람차요."

이범수의 차기작은 영화 '사선에서'다. '신의 한 수' 등 최근작에서 악역을 연이어 맡은 이범수는 '사선에서'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사선에서' 촬영을 이달 말 들어가요. 가족을 구하는 아빠의 이야기죠. 악역을 연이어 맡는 것도 좋았지만, 모처럼 인간적인 캐릭터를 보여드리고자 선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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