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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할머니'라 불리는 우즈벡 체조 전설, 24년 올림픽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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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할머니'라 불리는 우즈벡 체조 전설, 24년 올림픽은 끝나지 않았다
  • 이규호 기자
  • 승인 2016.08.08 2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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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소비티나, 7번 올림픽 출전하면서 국적도 3번 바뀌어

[스포츠Q(큐) 이규호 기자] 우즈베키스탄 체조스타 옥사나 추소비티나(41)의 시계는 거꾸로 돌아간다.

추소비티나는 8일(한국시간) 리우 올림픽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예선에서 14.999점을 기록, 5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추소비티나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20대 중반만 지나면 대부분 선수생활을 마감하는 기계체조에서 41세는 놀라운 나이다. 역대 올림픽에 나온 기계체조 선수들 중 나이가 가장 많다. 미국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국 여자 국가대표 주장인 22세 알리 라이스먼은 그를 ‘할머니’라고 부른다.

추소비티나는 나이가 체조를 하는데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이날 USA투데이를 통해 “메달을 두고 경쟁할 때 나이가 많다고 점수를 조금 더 준다면 좋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그럴수 없다면 우리는 나이가 많은 적든 동등한 상황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가 많음에도 자신만만한 이유가 있다. 도마가 주 종목인 추소비티나는 2008년 베이징에서 은메달을 땄고 2012년 런던에서는 5위를 기록했다. 올해 초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던 테스트이벤트에서는 2위를 기록하면서 메달 전망을 밝게 했다.

긴 체조 경력만큼 인생도 파란만장하다. 이번까지 7번 올림픽에 출전하면서 3번이나 국적을 바꿨다. 17세에 처음 출전한 1992년 바르셀로나에서는 독립국가연합(CIS) 소속이었다. 추소비티나는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부터 24년 올림픽 대장정은 시작됐다.

1996년 애틀랜타부터 2004년 아테네까지 모국인 우즈베키스탄 국기를 달고 올림픽에 나갔다. 1997년에는 같은 국적인 레슬링 선수와 결혼해 아들인 알리셰르를 낳았다. 하지만 알리셰르가 백혈병 진단을 받게 되면서 2002년 치료를 위해 독일로 이주했다.

추소비티나는 아들의 치료를 도와준 독일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래서 최근 2번의 올림픽을 독일을 대표해 뛰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는 다시 우즈베키스탄 소속으로 참가했다. 4년 전 런던 대회를 마친 뒤 은퇴를 선언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번복했다.

이토록 오랫동안 체조를 계속 하는 이유는 체조가 좋아서다. 그는 USA투데이를 통해 “체조를 정말 좋아한다. 나는 대중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을 좋아한다”며 “아직 체조를 계속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 이상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추소비티나는 오는 15일 여자 도마 결선에 나서 세 번째 올림픽 메달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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