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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 절벽에 길 내는 '중국 잔도공'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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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 절벽에 길 내는 '중국 잔도공' 이야기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6.08.0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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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윤정 기자] 잔도는 가파른 절벽 등을 따라 폭 1.5m내외로 만든 길을 뜻한다. 90년대 말 중국에서 관광을 목적으로 건설하기 시작한 후로, 풍경이 좋고 험준한 산악지역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왔다. 그 잔도를 내는 노동자들을 잔도공이라고 부른다.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에서 잔도공으로 일하는 샤더첸 씨의 일상을 전한다.

9일 오후 10시 45분에 방송되는 EBS 1TV 시사교양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에서는 ‘절벽을 걷다, 중국 잔도공’ 편을 공개한다.

▲ EBS 1TV 시사교양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 ‘절벽을 걷다, 중국 잔도공’ 편 [사진 = EBS 1TV 시사교양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 제공]

중국 중남부의 충칭 동부는 산악지역이다. 바위산이 많은 이 지역에도 지난 2016년 3월 잔도가 건설되기 시작했다. 작업 현장은 높이 500미터의 깎아지른 절벽이다. 철근과 시멘트 등 무거운 자재는 잔도공들이 직접 나른다.

발 디딜 곳은 폭 20센티 내외의 좁은 나무판자뿐이며, 판자 사이로는 절벽 아래가 아찔하다. 공사 현장의 안전장비는 밧줄과 플라스틱 안전모가 전부다. 샤더첸(54) 씨는 오늘도 절벽 끝에 위태롭게 세워져 있는 나무판자 위에서 기초 작업을 하는 작업반장의 일을 돕는다.

이곳에서 일하는 15명의 잔도공들은 모두 가족을 1000km 이상 떨어진 중국 동부 장시성에 두고 왔다. 그들의 집은 기차를 타고 꼬박 10시간 이상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곳이고, 편도 교통비는 잡부의 7일치 임금에 맞먹을 만큼 부담스럽다. 

샤더첸 씨는 운이 좋은 편이다. 아내가 잔도공들 음식을 책임지는 주방장으로 현장에 와있기 때문이다. 아내는 주방 일로 바쁜 와중에도 남편의 작업복 빨래를 해준다. 샤더첸 씨는 그런 아내를 위해서 매 식사마다 주방 일을 돕는다. 

그러나 아내는 곧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출산을 한 큰 딸을 보살펴주기 위해서다. 샤더첸 씨도 아내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일을 쉴 수는 없다. 대학에 다니는 막내딸의 학비가 만만치 않고 집을 장만할 때 생긴 빚이 아직 남아있다. 아내가 떠나면 샤더첸 씨는 다시 혼자인 일상을 견뎌야 한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다. 땅과 절벽을 따라 올라가는 나무판자길이 마르지 않으면, 비가 오지 않아도 일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잔도공들에게는 쉬는 것보다 일하는 편이 더 좋다. 잔도가 완성돼야 가족과 잠시라도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잔도공들은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절벽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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