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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불가능을 현실로' 미국 여자럭비 포터, 암 이겨내고 행복한 올림픽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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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불가능을 현실로' 미국 여자럭비 포터, 암 이겨내고 행복한 올림픽 피날레
  • 이규호 기자
  • 승인 2016.08.10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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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 "럭비 훈련을 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스포츠Q(큐) 이규호 기자] “럭비는 나에게 터널의 끝에서 보였던 커다란 빛이다.” 미국 여자 럭비 국가대표팀 주장 질리언 포터(30)는 럭비 하나만 바라봤고 이것은 암을 이겨내는 원동력이 됐다.

포터는 9일(한국시간) 데오도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 리우데자네이루 럭비 여자 7인제 5~6위 결정전에 출전해 프랑스를 19-5로 꺾고 대회를 마무리했다.

포터는 경기가 끝난 뒤 트위터에 "미국 여자 럭비 국가대표팀에 감사하다"며 "우리들의 노력과 회복력을 자랑스러워 하자"라는 글을 올려 주장으로서 책임감을 끝까지 발휘했다.

 ▲ 미국 여자 럭비 국가대표 주장 질리언 포터는 2년 만에 암을 극복하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다. [사진=세계럭비연맹 홈페이지 캡처]

2년 전 포터에게 올림픽은 꿈꿀 수 없는 무대였다. 하지만 역경을 극복했고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었다.

포터는 2014년 가을 활액막육종이라는 암 진단을 받았다. 관절 주변 조직에서 발생하는 병인데 그는 턱에 종양이 생겼다. 그해 럭비월드컵을 뛰고 알래스카와 파리를 여행하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포터는 암 자체를 잊어버리려고 노력했다. 그는 “암이라는 단어를 계속 말하기 시작하면 나에게 현실로 더욱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약물치료를 받기도 전에 암을 몸에서 털어버리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실 종양은 월드컵에 나갔을 때도 포터의 몸에 자라고 있었다. 포터는 종양을 발견했지만 향후 검사에서 확실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2010년 목 부상으로 대회에 나가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버리기 위해 월드컵 출전을 강행했다.

포터가 수술을 받았을 때 종양은 10cm까지 커진 상태였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약물치료와 방사능 치료를 꾸준히 받았다. 몸무게는 14kg가 줄어들고 머리도 빠졌다.

▲ 질리언 포터는 암 투병 중에서도 럭비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사진=질리언 포터 트위터 캡처]

하지만 럭비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병원에 있으면서도 달리기와 런지를 꾸준히 했다. 포터는 “그 때도 항상 럭비선수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다”고 되돌아봤다. 갖은 노력 끝에 그는 지난해 3월 암에서 완치됐다.

포터는 커피숍을 차리거나 침술을 배우는 소박한 생활을 올림픽 뒤로 미뤘다.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그는 병원이 아닌 훈련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국가대표팀에 돌아와 주장으로서 훈련을 성실히 소화했다. 국가대표 동료들은 “우리는 포터가 돌아올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의 기백은 팀에서 사라진 적이 없다”며 환영했다.

포터는 럭비와 함께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그는 “럭비는 내게 터널의 끝에서 보였던 커다란 빛”이라며 "럭비 훈련을 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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