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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기적의 리우극장' 3대 악재 찌른 펜싱미래 박상영 금빛 포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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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 챌린저] '기적의 리우극장' 3대 악재 찌른 펜싱미래 박상영 금빛 포효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8.10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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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커리어 절대열세와 1년 부상공백 이겨낸 대역전극, 116년 만에 펜싱 에페 최연소 금메달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한국 남자 펜싱 대표팀 막내 박상영(21‧한국체대)의 금빛 찌르기는 그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스타가 아닌 ‘언더독’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그 어려운 걸 해내지 말입니다”라는 최병철 펜싱 해설위원의 말처럼 약관의 신예가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일을 해냈다. 리우 극장에서 기적의 대역전극 주연을 맡은 박상영이다.

박상영은 1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서 헝가리의 임레 제자(42‧세계랭킹 3위)를 15-14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자신의 이름처럼 한 편의 영화를 ‘상영’한 박상영이다. 32강부터 세계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결승 무대를 밟은 박상영은 결승전 2라운드까지 13-9로 뒤졌고 3라운드에서도 14-10 열세를 보여 패색이 짙었지만 내리 5점을 뽑는 기적을 연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만 20세인 박상영은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 16세의 나이에 이 종목 정상에 선 라몬 폰스트(쿠바) 이후 가장 어린 챔피언이 됐다. 지난 116년동안 남자 에페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중 박상영보다 어린 선수는 없었다.

◆ 끊임없는 노력으로 3가지 장애물 넘고 '골든 피스트'

펜싱 경력 8년, 세계랭킹 21위, 부상으로 인한 1년의 공백 기간.

리우 올림픽에 나서기 전 박상영은 철저한 ‘언더독’이었다. 한국을 떠나기 전 박상영의 메달 소식을 기대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비교적 늦은 시기인 중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검을 잡은 박상영은 3학년 때인 2010년 전국대회에서 단체전을 포함해 7차례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이후 세계청소년펜싱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내 기대주로 불렸다.

하지만 박상영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지난해 3월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로 수술대에 오른 것. 앞뒤로 움직임이 많은 펜싱 선수에게는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리우 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진 것은 물론, 선수 생명이 위태로웠다.

벼랑 끝에 몰릴수록 박상영은 강했다. 재활훈련을 반복하며 자신과 외로운 싸움을 벌였고 그해 12월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했다. 힘겨운 재활 끝에 다시 피스트로 돌아왔을 때 그의 세계랭킹은 100위권 밖이었다.

지독한 연습벌레인 박상영은 올림픽에 가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였고 마침내 대표팀에 승선하며 리우행 꿈을 이뤘다. 그리고 ‘약속의 땅’ 리우에서 한국 펜싱사의 의미 있는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 주목하지 않았던 막내의 '금빛 찌르기', 펜싱 선수단 '사기 충천'

박상영이 펼친 ‘금빛 찌르기’는 그동안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던 펜싱 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까지 펜싱 변방이었던 한국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플뢰레에서 김영호가 금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올림피아드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4년 전 런던 대회에선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획득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때문에 이번 대회에서 펜싱 대표팀에 많은 기대가 쏠렸다.

하지만 대표팀은 첫날부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여자 에페 신아람과 강영미, 최인정이 모두 중도 탈락했고 남자 플뢰레의 허준과 여자 사브르 김지연, 서지연, 황선아도 일찌감치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남자 에페에서 정진선과 박경두가 나란히 32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남자 에페 최후의 1인으로 남은 박상영이 금빛 낭보를 전하며 펜싱 선수단의 사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당장 10일부터 메달 후보로 지목된 이들이 줄줄이 출전한다. 여자 플뢰레 전희숙과 남현희가 32강전에 나서고 남자 사브르 김정환과 구본길도 피스트에 선다.

이들 모두 올림픽에 한 번 이상 출전했고 2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등 큰 대회 경험이 많기에 리우에서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박상영 프로필

△ 생년월일 = 1995년 10월 16일
△ 체격 = 177㎝ 73㎏
△ 출신학교 = 진주제일중-경남체고-한국체대
△ 주요 경력
- 2013년 동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
-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국가대표
△ 수상 경력
- 2013년 동아시아경기대회 에페 개인전 동메달
- 2013년 동아시아경기대회 에페 단체전 금메달
-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에페 단체전 금메달
-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에페 개인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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