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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도, 메달과 투혼으로 부활을 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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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도, 메달과 투혼으로 부활을 메쳤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9.24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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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유도 결산] 김재범 2관왕, 일본과 메달수 같았으나 금메달에 밀려 유도 종합 2위

[인천=스포츠Q 민기홍 기자] 역시 전통의 효자 종목이다. 유도가 한국 선수단의 초반 메달 레이스를 주도하며 모든 일정을 마쳤다.

한국 유도대표팀은 2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인천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 남자가 카자흐스탄을 4-1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여자가 일본에 1-4로 패해 은메달을 획득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특히 유도에서 처음 도입된 단체전에서 남자부 초대 챔피언에 오른 것이 값졌다.

지난 20일 메달 레이스가 시작된 이후 한국 선수단이 23일까지 따낸 메달은 총 59개(금19, 은19, 동21). 남자가 32개(금10, 은10, 동12)를 땄고 여자가 24개(금7, 은8, 동9)를 획득했다. 나머지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등 3개는 혼성종목에서 나왔다.

이 가운데 유도가 무려 4분의 1이나 되는 15개(금5, 은2, 동8)의 메달을 보탰다. 메달 합계로 치면 아직 일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펜싱의 13개(금6, 은5, 동2)를 뛰어넘는다. 또 금메달 숫자로는 펜싱에 이어 2위다.

유도에서 따낸 15개의 메달을 성별로 구분하면 남자가 7개(금2, 동5), 여자가 8개(금3, 은2, 동3)를 기록했다. 여자는 모든 체급과 단체전에서 메달이 나왔고 남자는 개인전 66kg급을 제외한 모든 체급과 단체전에서 메달 입상에 성공했다.

한국은 메달 수에서 금 6, 은 4, 동메달 5개를 기록한 일본과 같았으나 금메달 수에서 1개차로 유도 종합 2위로 밀렸다.

▲ [인천=스포츠Q 최대성 기자] 남자 유도대표팀은 신설된 단체전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 역시 김재범, 0.01%의 사나이 

김재범(29·한국마사회)이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까지 거머쥐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재범은 지난 21일 81kg급 결승에서 엘리아스 나시프(레바논)를 지도승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에 이르기까지 이미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그는 이번에는 아시안게임 2연패라는 대기록을 커리어에 추가했다.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음에도 그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것은 1%다. 하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1%로 끝나버린다”며 “나는 그 1% 안에서 또 1%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고 성장 가능성이 있다. 모자란 부분을 채워 다음 경기에선 더 잘하겠다”며 앞만 보고 달릴 것을 다짐했다.

김재범은 2관왕과 아시안게임 2연패의 의미만큼이나 단체전 정상에 오른 것에 의의를 두기도 했다. 그는 “단체 경기는 하나로 똘똘 뭉쳐야하는데 우리의 팀워크가 정말 좋았다”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 대회에서 한국이 우승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 일본과 당당히 맞선 여자, 2% 부족했던 남자 

여자 유도는 금 3개, 은 2, 동메달 3개를 획득해 금 3, 은 3, 동메달 2개를 따낸 종주국 일본과 대등히 맞섰다. 전 체급 메달이다. 여자 대표팀 서정복 감독은 “단체전 결승 한일전이 아쉽긴 하지만 멋지게 싸워줬다”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맏언니 정경미(29·하이원)가 선봉에 섰다. 그는 지난 22일 78kg급 결승에서 적극적인 공격으로 설경(북한)으로부터 지도 2개를 이끌어내 우세승을 거뒀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은 2회 연속 금메달의 쾌거다.

정다운(25·양주시청)과 김성연(23·광주도시철도공사)도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정다운은 지난 21일 여자 63kg급 결승에서 양준샤(중국)를 연장 접전 끝에 유효승으로 물리치고 한국에 유도 첫 금 소식을 안겼다. 2년 전 런던 올림픽 4강에서 패한 후 서럽게 울던 그는 이번에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같은 날 김성연 역시 70kg급 결승전에서 아라이 치즈루(일본)에게 절반승을 거두고 골든데이를 완성했다. 김성연은 개인전 금메달의 기쁨을 누리기보다는 단체전 은메달에 그친 아쉬움을 곱씹었다.

그는 23일 단체전이 끝난 후 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이겼어야 하는데 내가 못해서 동료들한테 너무 미안하다”며 “개인전 금메달, 단체전 은메달 땄다고 자만하지 않고 초심 잃지 않고 훈련에 매진하겠다”고 맹세했다.

남자는 김재범과 단체전을 제외하고는 아쉽게도 결승에 오른 종목이 없었다. 분명 정상급이었지만 준결승과 8강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하며 동메달 5개에 만족해야만 했다.

남자 대표팀 조인철 감독은 “홈이라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했고 부담감을 느꼈다”며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 금메달 못지않은 은·동메달, 불굴의 집념 빛났다 

한국 유도가 이번 대회에서 따낸 은·동메달은 총 10개. 첫날과 셋째날 동메달 소식이 쏟아졌다. 가장 큰 감동을 준 것은 김은경(26·동해시청)이었다.

그는 지난 22일 여자 78kg 이상급 준결승전에서 나미 이나모리(일본)에 한판으로 패하며 어깨뼈가 빠져버렸다. 경기를 포기할 법도 했지만 동메달 결정전에 나서 기어이 나기라 사르바쇼바(키르기스스탄)을 한판으로 꺾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21일에는 57kg급 김잔디(23·양주시청)의 눈물이 팬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16강, 8강, 4강에서 연달아 한판승을 거둔 김잔디는 결승에서 야마모토 안즈(일본)에게 곁누르기 한판패를 당한 뒤 얼굴을 감싸며 좌절했다. 그는 “경기 운영이 아직 미숙하다. 세계선수권과 리우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20일에는 금메달은 없었지만 동메달 3개가 나왔다. 남자 60kg급 김원진(22·용인대)과 여자 48kg급 정보경(23·안산시청), 여자 52kg급 정은정(25·충북도청)이 나란히 동메달을 따냈다. 21일에는 남자 73kg급에 출전한 맏형 방귀만(남양주시청)이 귀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90kg급의 곽동한(22·용인대)은 남자 100kg급 조구함(22·용인대), 100kg 이상급의 김성민(27·경찰체육단) 역시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 감독들의 자신감, 이제는 리우를 향한다 

아시안게임에서 성공을 거둔 한국 유도는 이제 2016년 리우 올림픽을 바라본다. 남녀 대표팀 감독들은 강한 자신감에 차 있다.

남자 대표팀의 조 감독은 “단체전에서 아시아 정상급의 기량을 발휘해줬다”며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며 우리는 체력, 기술면에서 모두 부족함이 없었다. 리우를 대비해서도 여태껏 해온대로 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압박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 기량을 모두 펼치지 못한 선수들이 있었다”며 “체육과학연구원의 박사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통해 이미지 컨트롤, 심리적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해야하겠다”는 구상을 덧붙였다.

여자 대표팀의 서 감독은 “각 체급별로 코치들을 선별했다. 체계적인 맞춤식 훈련이 주효했다”고 호성적의 비결을 공개했다. 정보경과 정은정은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 코치가, 정다운과 김성연은 손기술에 능한 황희태 트레이너가, 정경미, 김은경은 김미정 코치가 맡는 식이다.

여자 유도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서 감독은 “런던에서 실패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굳히기가 미비하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를 보강해서 세계선수권대회, 리우 올림픽에서 기필코 좋은 성과를 보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 인천 아시안게임 유도 메달 현황

순위 국가 남자 여자 합계
1 일본 3 1 3 7 3 3 2 8 6 4 5 15
2 대한민국 2 0 5 7 3 2 3 8 5 2 8 15
3 몽골 2 3 2 7 1 0 2 3 3 3 4 10
4 카자흐스탄 1 2 1 4 0 0 2 2 1 2 3 6
5 중국 0 0 0 0 1 1 3 5 1 1 3 5
6 북한 0 0 1 1 0 1 3 4 0 1 4 5
6 우즈베키스탄 0 1 4 5 0 0 0 0 0 1 4 5
8 레바논 0 1 0 1 0 0 0 0 0 1 0 1
8 투르크메니스탄 0 0 0 0 0 1 0 1 0 1 0 1
10 태국 0 0 0 0 0 0 1 1 0 0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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