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5:53 (월)
[SQ이슈] '노골드' 한국유도 극일 외치다 참사, 12메달 일본과 대조
상태바
[SQ이슈] '노골드' 한국유도 극일 외치다 참사, 12메달 일본과 대조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8.13 2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랭킹 1위 없던 일본 전 종목 메달 수집, 허울뿐인 랭킹에 발목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유도는 리우 올림픽에서 양궁, 펜싱과 메달 레이스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결코 과언이 아니었다. 남자 60kg급 김원진(양주시청), 66kg급 안바울, 73㎏급 안창림(남양주시청)은 세계랭킹 1위, 90kg급 곽동한(하이원)과 여자 57kg급 김잔디(양주시청)는 랭킹 2위로 대회를 맞이했다.

서정복 유도대표팀 총감독은 “특히 남자의 경우 런던 때보다 훨씬 강해졌다”며 “7체급 모두 비어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100kg급 조구함(수원시청)과 무제한급 김성민(양주시청)도 기대해 달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자만이었을까. 한국 유도는 2000년 시드니 대회(은 2, 동 3) 이후 16년 만에 노골드 수모를 당했다. 안바울과 여자 48㎏급 정보경의 은메달, 곽동한의 동메달이 전부다. “최소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고 오겠다, 여자유도의 한을 풀고야 말겠다”던 목표는 물거품이 됐다.

어떻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 극일, 김칫국부터 마셨다

일본만 바라본 탓이 크다. 유도대표팀은 ‘극일’을 목표로 훈련했다. 세계선수권, 그랑프리 등에서 정상을 두고 다퉜던 종주국 일본만 넘으면 시상대에 오르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정복 감독은 “일본 선수 상대에 맞는 맞춤형 훈련을 하고 있다”며 “타도 일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것이 결정적인 패착이 됐다.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 12명 가운데 일본 선수와 맞붙은 대표는 안바울이 유일했다. 준결승 이상이 돼야 일본과 격돌하는데 김원진, 김잔디 등 유력한 메달리스트 후보들이 줄줄이 조기 탈락했다. 유럽, 남미 등 선수에게 속절없이 당했다. 안바울과 정보경이 결승에서 파비오 바실레(이탈리아), 파울라 파레토(아르헨티나)에 당한 이유도 같다.

반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노골드로 자존심을 구긴 일본 유도는 세계랭킹 1위를 단 한명도 보유하지 못했음에도 14개 종목 중에서 12개 메달을 획득했다. 금 3(남 2·여 1), 은 1(남 1), 동메달 8개(남 4·여 4)로 유도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일본이 리우 올림픽에서 따낸 24개의 메달 중 정확히 절반이 유도에서 나왔다. 5위 한국이 4위 일본에 종합순위에서 뒤진 이유이기도 하다.

◆ 허울뿐인 랭킹, 전력이 노출됐다  

국제유도연맹(IJF)의 랭킹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그것과 닮았다. 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쌓으면 높아지는 구조다. 세계선수권, 그랑프리보다 상대적으로 권위가 떨어지는 오픈 대회와 월드컵에 자주 출전해 승수를 쌓으면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 랭킹이 전부가 아니다.

기대가 컸던 남자부의 경우 김성민(양주시청)을 제외하면 모두 올림픽을 처음 밟았다. 경험을 쌓는다, 일본과 초반 격돌을 피한다는 의도이긴 했지만 선수단은 잦은 국제대회 출전에 점점 지쳐갔다. 1진들을 쉬게 하며 체력을 안배한 다른 나라들에게 전력이 노출되는 단점도 있었다. 업어치기가 주특기인 한국 선수들을 맞아 상대는 잔뜩 움츠린 채 되치기를 노리는 장면이 자주 포착됐다.

쓴맛을 봤지만 유도는 여전히 특급 경쟁력을 갖춘 메달밭이다. 유도는 금메달 11개, 은메달 16개, 동메달 16개 등 총 43개로 역대 올림픽 단일 종목 중 가장 많은 메달을 안긴 종목이다. 4년 뒤 올림픽은 도쿄에서 열린다. 개최국 일본에 또 밀리지 않으려면 리우의 굴욕을 새겨야 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