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18:39 (월)
[SQ포커스] 올림픽은 사랑을 싣고, 리우에 부는 프러포즈 열풍
상태바
[SQ포커스] 올림픽은 사랑을 싣고, 리우에 부는 프러포즈 열풍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8.18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윤-중국 다이버 포함, 동성 커플들도 청혼 세례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우정과 화합의 장 올림픽. 여기에 사랑이 추가됐다.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과 화려한 경기력만큼이나 올림피언들의 러브스토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NBC스포츠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육상 남자 세단뛰기 윌 클레이(25)가 여자 허들 선수이자 자신의 여자친구 퀸 해리슨(28)에게 청혼을 했다”고 보도했다.

NBC스포츠에 따르면 클레이는 16일 경기에서 2위로 대회를 마친 뒤 관중석에서 자신을 응원하던 해리슨을 찾아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는 미리 준비한 반지와 함께 무릎을 꿇고 청혼을 했고 해리슨은 감격한 듯 눈물을 흘리며 이를 받아들였다.

클레이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우선 트랙에서 내가 할 일을 다 하고 여자친구를 나의 약혼자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프러포즈 이벤트는 이번 대회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한국 금메달리스트 궁사 이승윤(21·코오롱)도 흥미진진한 경기에 아름다운 스토리를 더해 올림픽이 더욱 풍성해지고 있다.

◆ 이승윤 ‘공항 프러포즈부터 중국 다이버 포디엄 청혼까지, 올림픽은 프러포즈의 장

16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양궁 대표팀의 막내 이승윤)은 양궁 전 종목 석권이라는 올림픽 성과보다 결혼과 관련해 더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승윤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표팀에 폐를 끼칠까봐 (결혼 소식을) 이제야 알린다. 한국에 가서 청첩장을 꼭 돌리겠다”고 밝혔고 취재진의 질문에 “축복받는 결혼을 하고 싶어 대회 이후로 발표를 미뤘다. 더 늦어지면 안 될 것 같아 경유지인 프랑크푸르트에서 결혼 발표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공항에 도착한 이승윤은 1살 연하의 예비 신부 김소율 씨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주며 공개 프러포즈를 했다. 김 씨는 앞으로 잘 챙겨주겠다는 이승윤의 말에 눈물을 쏟아 많은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이들은 오는 27일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웃나라 중국에서도 사랑의 열매가 맺혔다. 지난 14일 다이빙 남자 싱크로나이즈드 3m 스프링보드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친카이(30)가 시상대에 올라 여자 다이빙 3m 스프링보드서 은메달을 목에 건 허쯔(26)에게 공개적으로 사랑을 고백한 것.

친카이는 메달 수여식이 끝나고 퇴장 직전 곁에 있던 허쯔를 향해 무릎을 꿇고 반지를 내밀며 청혼을 했다. 놀란 허쯔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고 예상 외 이벤트에 많은 관중들은 뜨거운 지지를 보내며 축하를 보냈다.

영국 공영 방송 BBC에 따르면 허쯔는 “6년간 만났지만 오늘 청혼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친카이가 많은 것을 약속했지만 그 중 가장 감동받은 것은 일생 동안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 것”이라고 감격했다.

◆ 성별 초월한 사랑, 편견 부수는 올림피아드

남녀 간의 사랑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외치는 이들도 있다.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대회를 통해 동성 연인에 편견에 맞선 용기 있는 고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호주와 뉴질랜드의 리우 올림픽 럭비 여자 7인제 결승전이 끝난 열린 데오도로 스타디움. 마조리 엔야(28) 경기장 자원봉사자 팀장이 브라질 여자 럭비 국가대표 이사도라 세룰로(25)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동성커플인 둘은 2년 전부터 연인 사이를 유지했고 엔야가 세룰로를 평생의 동반자로 맞기 위해 경기장에서 청혼을 한 것.

엔야는 BBC를 통해 “세룰로가 국가대표에 포함된 것을 알고 특별한 프러포즈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는 내 인생의 연인”이라며 “세룰로와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할 것이다. 어떠한 사랑도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길 원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 12개 참가국 중 9위에 머물렀지만 엔야와 세룰로에게는 메달 못지않은 가치가 있는 올림피아드였다.

육상 남자 경보에서도 놀랄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13일 경보 20㎞에서 6위를 차지한 톰 보스워스(26·영국)가 동성 연인에게 프러포즈하는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업로드한 것.

그는 리우데자네이루 해변에서 연인에게 무릎을 꿇고 반지를 선물하는 사진과 함께 “그가 승낙했다”며 기뻐했고 이는 올림픽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해 해외 언론의 깊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대회 이승윤을 포함해 올림피언들의 사랑 고백이 총 5차례 이어졌다. 리우는 현재 사랑이 꽃 피는 약속의 땅으로 변모하고 있다.

▲ 영국 경보의 톰 보스워스(오른쪽)이 자신의 동성 연인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사진=톰 보스워스 트위터 캡처]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