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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비상한 '아기 독수리' 하주석, 하루 만에 야유를 찬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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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비상한 '아기 독수리' 하주석, 하루 만에 야유를 찬사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8.18 2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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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패배 빌미 제공 수비 실책, 홈런 포함 3타점 맹타

[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최대성 기자] “진짜 열심히, 죽기 살기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플레이했다.”

한화 내야수 하주석(22)의 마음고생을 짐작할 수 있는 한마디다.

하주석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7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 1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3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한화는 하주석의 활약에 힘입어 8-5 역전승을 거두고 6위 LG와 격차를 1.5경기로 줄였다.

경기 후 하주석은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느낌이었다. 뭘 해도 주목받는 느낌이었다”며 “수비에 대한 생각이 너무 많았다. 2회 (양)석환이 형의 타구를 잡았을 때부터 발이 조금씩 움직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 한화 하주석(오른쪽)이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2회말 투런 홈런을 터뜨리고 3루를 돌아 홈을 향하고 있다.

하주석은 전날 두산전에서 4-4로 맞선 7회초 2사 1,3루에서 내야 뜬공을 놓쳐 역전을 허용,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1시간 넘게 구장에 남아 뜬공 수비 훈련을 하며 이를 갈았다.

하지만 뜬공 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하주석은 LG와 경기에서도 1회말 수비에서 평범한 땅볼 타구를 잘 잡았지만 1루에 송구를 하지 못했다. 중계 카메라에 잡힌 김성근 감독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반전의 계기는 타격에서 찾았다. 2회초 팀이 2-1로 뒤진 1사 1루 타석에 들어선 하주석은 LG 선발투수 우규민의 초구 속구를 공략,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날렸다.

하주석은 “항상 초구를 치려고 노력한다. 좋은 타이밍에 걸려 장타가 나왔다”면서도 “홈런 친 이후에도 웃음이 안 나왔고 끝까지 긴장하고 플레이했다”고 밝혔다.

▲ 한화 하주석(왼쪽)이 18일 홈런을 터뜨린 뒤 양성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5회초에도 중전 안타로 출루한 하주석은 이용규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6회말에는 선두타자 유강남의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잘 잡아내며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되찾았다. 이어 팀이 7-5로 앞선 8회초 2사 2루에서는 좌익선상 1타점 적시타로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김성근 감독은 “초반 경기가 어렵게 흘러갔는데 연패를 당하지 않으려는 선수들의 의지가 강했다”며 “이용규의 세 차례 호수비가 돋보였고 마운드에서는 박정진, 송창식, 정우람의 계투가 완벽했다. 타석에서는 김태균, 하주석이 잘 쳐줬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날 경기가 끝나고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하주석을 비난하고 심지어 인신공격성 댓글로 가득찼다. 하지만 하주석은 비난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전날 실수를 만회하는 맹타를 휘두르며 하루 만에 야유를 환호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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