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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20승 전설 쓴 두산 니퍼트의 울림, "꿈이 있다면 의지대로 나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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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20승 전설 쓴 두산 니퍼트의 울림, "꿈이 있다면 의지대로 나아가라"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9.13 2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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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경기·최고령 20승 기록..."항상 그렇듯 동료들 있어 가능, 두산에서 은퇴하고 싶다"

[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이상민 기자] “꿈이 있다면 주변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의지대로 나아가라.”

주위에서 불가능하다고 말하던 꿈을 이뤄낸 두산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5)의 20승 달성 소감이다.

니퍼트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안타 9개와 볼넷 2개를 내주고 2실점, 시즌 20승(3패)째를 따냈다.

이로써 니퍼트는 역대 17번째이자 선발투수로는 8번째 20승 투수가 됐다. 2014년 앤디 밴헤켄(넥센, 20승 6패) 이후 2년 만에 나온 20승 투수이기도 하다.

▲ 두산 베어스 더스틴 니퍼트가 13일 SK 와이번스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7회말을 실점 없이 마치고 포수 양의지에게 고마움의 표시를 하고 있다.

경기 후 니퍼트는 “미국 시골 작은 동네에서 자랐는데 야구선수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이뤘다”며 “주위에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이런 것들을 이겨내고 오늘의 영광을 누릴 수 있어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20승을 달성한 니퍼트는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눈물을 흘렸다. 어릴 적을 떠올린 니퍼트는 “이 자리를 통해 꿈이 있다면 다른 사람의 말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의 의지대로 꿈을 펼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고 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했던 니퍼트지만 시즌 20승 기록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고령 20승인 동시에 최소 경기 기록 달성. 35세4개월7일 만에 대기록을 작성한 니퍼트는 역대 최소인 25번째 등판에서 20승을 이뤘다.

니퍼트는 “항상 그렇듯 동료들이 좋은 경기를 해줬기 때문”이라며 “초반 SK 타자들에게 공략을 당했는데 김재환이 역전 홈런을 날려줬고 모든 야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끝까지 물고 늘어져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어 “최고령, 최소 경기 기록은 끝나고 들어서 알았다. 나도 그렇지만 동료들 모두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이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며 “팀 동료들이 가족, 형제들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니퍼트(왼쪽)가 경기를 마치고 동료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2011년부터 두산의 유니폼을 입고 6시즌째 뛰고 있는 니퍼트는 78승 35패라는 외국인 선수 최다 승리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이름을 새기며 KBO리그의 전설로 남게 됐다.

경기 전까지 6연승을 질주하던 니퍼트는 이날도 변함없이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SK는 1회초 작정한 듯 공격적인 타격으로 맞섰지만 니퍼트는 공 5개만으로 3타자를 잡아냈다.

2회초 4안타를 맞고 2실점했지만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최고 시속 152㎞의 속구를 던지며 7회초까지 추가 실점을 하지 않고 투구를 마쳤다.

니퍼트는 경기 운영에 대해 “SK 타자들은 아주 좋은 선수들 인 것 같다. 초반 속구가 공략당해 힘들었는데 타순이 한 바퀴 돌고 (양)의지와 상의해 스피드를 줄이는 등 변화를 준 것이 잘 먹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 니퍼트(왼쪽)가 경기 후 인터뷰를 하는 도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동료들의 공으로 돌린 니퍼트는 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고 싶다”며 “20년 뒤 나를 되돌아 봤을 때 개인기록보다는 팀 동료들과 교감, 어떻게 즐겼는지 그런 부분들이 기억 속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두산 팬들이 니퍼트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1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홈팬들은 니퍼트가 7회초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자 한동안 ‘니퍼트’를 연호했다. 팬들은 경기 후에도 자리를 뜨지 않고 '니느남' 니퍼트의 대기록을 축하했다.

니퍼트의 20승 달성이 더 값져 보이는 이유는 외국인 선수임에도 늘 '팀 퍼스트'를 강조하는 그의 자세 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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