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드라마와 영화에서 흔히 있는 갈등 상황 중 하나는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닥치는 것이다. 특히 한 명의 희생이 또 다른 사람의 행복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14일 오후 10시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W(더블유)'(극본 송재정·연출 정대윤 박승우) 마지막 회에서는 여주인공 오연주(한효주 분)의 아버지인 오성무(김의성 분)의 희생이 강철(이종석 분)을 현실 세계에 살아가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날 방송에서 웹툰 속 이종석은 악역 한철호(박원상 분)를 가까스로 이겨내지만 몸에 큰 부상을 입고 한효주가 자신을 구하러 오기 전에 목숨을 잃는다. 주인공 이종석의 죽음으로 웹툰 '더블유'는 마지막을 장식했고 한효주는 현실 세계로 소환 당한다.

그러나 이는 표면상의 엔딩이었다. 웹툰은 마무리 됐지만 그 세계는 남아 있었고 웹툰 '더블유' 속 인물들은 계속해서 사건을 일으켰다. 현실세계의 인물이지만 진범이기도 한 김의성은 웹툰 '더블유'의 인물로 현실세계로 돌아오지 못했다.

웹툰의 마지막은 이종석이 죽은 것처럼 묘사됐지만 사실 이종석은 죽지 않았다. 이종석이 죽기 전 김의성은 태블릿을 이용해 그림을 그려 박원상을 스스로 자살하도록 만들고 악역이 죽었기 때문에 웹툰의 주인공인 이종석은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

이종석이 승리하고 웹툰이 마무리 되면서 또 다른 악역, 진범인 김의성 역시 웹툰 세계에서 맥락을 잃어 사라지게 됐다. 김의성은 자신이 영원히 소멸할 것을 알면서도 이종석과 한효주의 행복을 빌며 이종석을 현실 세계로 내보내고 자신이 웹툰 세계에서 사라지는 방법을 택했다.

이후 이종석은 살인죄로 2년 간 교도소에 머물고 현실 세계로 나와 연인 한효주를 만난다. 이종석이 2년의 시간을 교도소에서 보내는 동안 현실세계는 일주일이란 시간이 지나 있었고 이종석과 한효주는 재회하며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이종석과 한효주는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웹툰은 끝났지만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라는 작품의 주제를 시청자들에게 전했다. 결국 이종석은 웹툰 세계에서 현실로 나온 일명 '만찢남'(만화 찢고 나온 남자)이 됐고 한효주의 아버지이자 만화가인 김의성은 자신이 만든 세계 속에서 죽어 버리는 아이러니한 비극을 맞이하게 됐다.

김의성은 자신이 소멸됐다는 사실을 한효주에게 알리지 말아 달라고 이종석에게 부탁했지만 이종석은 김의성의 사진을 한효주에게 전하며 사실상 김의성이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린다. 한효주는 연인과의 사랑은 지켜낼 수 있었지만 아버지의 죽음을 겪게 되며 '완벽하지 않은 해피엔딩'의 주인공이 됐다.

'더블유'는 세계관의 규칙이 명확한 드라마다. 그렇기 때문에 김의성, 이종석 둘 중 하나는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그런 운명의 가혹함 속에서 김의성은 마지막까지 아버지로서, 창작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며 스스로 고결한 소멸을 택했다. 그렇기 때문에 '더블유'의 마지막 회는 완벽한 해피엔딩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과 울림을 선사할 수 있었다.

'더블유'는 그동안 독특한 소재,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로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지켜 왔다. '더블유'는 마지막 회를 통해 반전의 스릴과 재미를 선사함과 동시에 이종석 캐릭터를 통해 정해진 운명을 거부하고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선사했다. '더블유' 마지막 회는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웰 메이드 드라마' 다운 엔딩을 맞이했다.

트윗하기

주한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