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박상현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이 독일 뿐 아니라 이제 유럽 전역에서도 실력이 통하기 시작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도 골을 넣으며 이제 모든 팀들의 경계 대상 1호로 떠올랐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독일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UEFA 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1-0으로 앞선 전반 34분 결승골을 넣으며 벤피카를 3-1로 꺾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전반 25분 스테판 키슬링의 선제골의 단초가 되는 멋진 중거리 슛과 함께 전반 34분 팀의 두번째 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경기와 16강전 2경기까지 8경기에서 504분을 뛰었던 손흥민은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628분만에 본선 데뷔골을 터뜨렸다.

또 손흥민은 2011년 4월 13일 박지성(33·은퇴)이 첼시를 상대로 골을 넣은지 1269일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나온 한국 선수 득점자가 됐다.

이날 레버쿠젠은 후반에 벤피카에 약간 밀린 탓에 볼 점유율에서 43-57로 뒤졌지만 슛 숫자에서는 22-5로 일방적으로 앞섰다. 골키퍼나 수비수에 막힌 슛이 양팀 모두 3개씩으로 같았던 가운데 골문 안쪽으로 향한 슛이 10-1로 크게 앞섰다.

이 가운데 손흥민의 활약은 단연 빛났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손흥민은 무려 7개의 슛을 쏘며 벤피카의 기를 죽였다. 손흥민은 위험지역을 자기 안방 드나들 듯 자유롭게 침투했고 시도 때도 없이 갑작스러운 슈팅으로 벤피카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전반 4분 사각지역에서 기습적인 슛으로 벤피카를 놀라게 했던 손흥민은 전반 13분에는 팀 동료인 카림 벨라라비에게 절묘한 패스를 전달해 벤피카를 당황시켰다. 전반 25분 키슬링의 골도 손흥민의 중거리 슛이 골키퍼를 맞고 나온 것을 리바운드로 잡아내 골문에 차 넣은 것이었다. UEFA에서는 이 장면을 손흥민의 어시스트로 기록했다.

손흥민은 전반 34분에는 오른쪽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직접 페널티지역 가운데에서 오른발 인사이드로 마무리하며 골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 가장 많은 슛을 기록한 것 외에도 높은 패스 성공률을 보이며 소속팀의 원활한 공격을 도왔다.

UEFA가 집계한 패스 현황 분석에 따르면 손흥민은 모두 31개의 패스를 시도해 24개를 성공시켜 77%의 패스 성공률을 보였다. 팀 전체 평균 패스 성공률인 72%를 상회했다. 특히 손흥민은 하칸 칼하노글루에게 9개의 패스를 전달하며 공격력을 더욱 배가시켰다. 또 슛으로 연결되는 키 패스도 4차례로 칼하노글루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맹활약을 펼친 손흥민에게 경기 최우수선수(맨오브더매치)의 영예가 주어진 것은 당연했다. 후스코어드닷컴에서도 손흥민에게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8.8의 평점을 매겼다.

무엇보다도 손흥민의 본선 데뷔골은 선수 스스로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 큰 의미다. 지난 시즌 2개의 도움만 기록했던 손흥민은 포르투갈 명문팀인 벤피카를 상대로 속사포 같은 슛을 때렸을 뿐 아니라 골까지 넣으면서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부풀렸다.

이제 독일 분데스리가 뿐 아니라 유럽무대에서도 손흥민의 기량이 통한다는 것도 함께 입증됐다. 레버쿠젠 공격의 핵심으로 확고한 자리를 굳혔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도 큰 성과다.

이와 함께 레버쿠젠도 1승 1패, 승점 3으로 1승 1무로 승점 4를 기록하고 있는 AS 모나코와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3파전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 손흥민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 기록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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