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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중심으로 강했던 여자배구, 20년 금메달 한을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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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중심으로 강했던 여자배구, 20년 금메달 한을 풀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0.02 2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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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프리·AVC컵 통해 차근차근 준비…2군 일본 이어 중국까지 완파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여자배구가 20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한을 풀었다.

이선구(62)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2일 송림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 중국과 결승전에서 김연경(26·페네르바체)과 김희진(23·IBK기업은행)의 쌍포 활약으로 중국을 3-0(25-20 25-13 25-21)으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 여자배구는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1998년 방콕 대회와 2002년 부산 대회,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모두 중국에 밀려 은메달 획득에 그쳤고 2006년 도하 대회에서는 8강전에서 태국에 1-3으로 지는 수모까지 당하면서 노메달에 그쳤다. 그러나 20년만에 다시 아시안게임 정상에 서면서 그동안의 한을 완벽하게 풀었다.

이날 경기에서 단연 발군은 김연경이었다. 그를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중국에 없었다. 김연경은 모두 50개의 스파이크 공격 가운데 절반인 25차례를 성공시켰고 블로킹도 하나 성공시켜 26점을 올렸다.

김연경의 대를 이을 차세대 공격수로 평가받고 있는 김희진도 공격만으로만 13득점을 올렸고 블로킹 2개, 서브 에이스 1개 등으로 16득점을 기록, 김연경의 공격을 뒷받침했다.

중국에서는 장칭닝이 22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지만 다른 선수들의 공격이 너무나 부족했다. 중국은 이날 서브에이스도 없었다.

한국은 1세트 김연경의 공격이 계속 막히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중반부터 김연경이 살아나면서 중국의 코트에 연달아 스파이크를 날렸다.

이어 2세트에서는 김연경의 오픈 공격과 박정아(21·IBK기업은행)의 서브 에이스, 김희진의 이동공격과 블로킹으로 중국을 압도해갔다. 중국은 설상가상으로 수비가 흔들리면서 자멸했다.

3세트에서는 중국이 시작하자마자 연속 6득점을 올리면서 반전을 꾀했지만 한송이(30·GS칼텍스)와 박정아의 공격으로 중국을 추격해나갔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이다영(18·선명여고)의 블로킹과 김연경의 백어택으로 중국의 기를 죽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무엇보다도 여자배구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이라는 또 다른 난적이 이번 대회에 2군을 내보내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전에 초점을 맞출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선구 감독은 세계배구연맹(FIVB) 여자배구 그랑프리를 시작으로 아시아배구연맹(AVC)컵을 통해 실전 경험을 쌓아가면서 점차 조직력을 맞춰나갔다. 이효희(34·한국도로공사)의 부상에 잠시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다영과 함께 쌍둥이 자매로 대표팀에 들어온 이재영(18·선명여고)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며 점차 하나로 똘똘 뭉쳐갔다.

그 결과 하나로 크게 뭉친 한국은 인도와 예선 첫 경기부터 중국과 결승전까지 단 한 세트도 잃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으로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또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역시 김연경이다. 전세계 감독들로부터 '여자배구의 리오넬 메시'라는 찬사를 듣는 한국은 김연경의 공격력에 상대팀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아시아권에서 김연경을 제대로 막을 수 있는 팀이 없었다.

그러나 그랑프리 등에서는 김연경 한 명에 너무 공격력이 집중되면서 상대팀의 노림수 수비에 당하는 결과가 많았다. 이 자리를 김희진이나 이다영 등이 메워주면서 공격력을 다소 분산시킬 수 있었다.

여자배구에게 희망적인 것은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면 아직 20대 초중반의 나이가 많다는 점이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이제 막 V리그 여자 드래프트에 들어가 돌아오는 시즌부터 프로에 데뷔하는 18세 새내기다. 김연경도 몸 관리를 꾸준히 한다면 다음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도 뛸 수 있다.

김연경은 "AVC컵 때 이 멤버 그대로 중국에게 패해서 매우 아쉬웠는데 값진 우승을 했다"며 "결승전 때는 속된 말로 미친 선수가 필요한데 (김)희진이도 잘해줬고 (한)송이 언니도 미친 듯이 블로킹을 잡아서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해 우승의 공을 자신만이 아닌 모든 선수들에게 돌렸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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